“열대야…올빼미 쇼핑족을 잡아라” 대형마트 한 달간 자정까지 연장 영업
“열대야…올빼미 쇼핑족을 잡아라” 대형마트 한 달간 자정까지 연장 영업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07.29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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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절기 매출 피크 타임 늦춰져 판매 증대 차원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하절기 연장 영업에 돌입한다. 이마트는 지난 19일부터 한 달간 35개 점포에서 폐점시간을 밤 11시에서 30분 늦추고, 롯데마트 역시 15일부터 내달 18일까지 76개점의 영업시간을 밤 11시에서 1시간 연장해 자정까지 영업한다.

△대형마트들이 열대야를 피해 매장을 방문한 올뺴미족 고객들을 위해 연장 영업에 돌입한다. (사진=식품음료신문 DB)
△대형마트들이 열대야를 피해 매장을 방문한 올뺴미족 고객들을 위해 연장 영업에 돌입한다. (사진=식품음료신문 DB)

이는 열대야 무더위를 극복하고자 심야 시간 냉방 시설을 갖춘 쇼핑몰, 마트 등 매장을 찾는 ‘올빼미’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돼 작년을 제외하고 지난 수년간 대형마트들은 여름이라고 해서 연장 영업을 한 경우가 없었다.

게다가 작년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상승의 영향 등으로 폐점 시간을 자정에서 한 시간 이른 11시까지로 단축해 영업했다. 업계에 따르면 보통 밤 11시에서 자정까지는 매출 비중이 전체의 1.5% 가량에 불과할 정도로 ‘한적한’ 시간이기 때문에 비용 절감의 측면에서도 야간 영업시간 단축은 타당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업체가 올해 하절기 연장 영업을 결정한 것은 피크 시간대 영업조차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주요 대형마트의 작년 영업이익은 절반이 줄어들었고 올해도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본격적인 하절기로 접어들면서 매출피크 타임이 늦춰져 이 시간대에 몰리는 고객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이를 매출로 잇는 것이 대형마트들의 전략이다. 실제로 이마트에서는 이달 들어 오후 6시 이후 저녁시간대 매출 구성비가 이전보다 2.1%포인트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도 오후 9~11시 매출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10.5%에서 7월 14.7%까지 증가했다.

이에 대형마트 업체들은 전력 수요, 예상 동선, 할인 품목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하는 등 ‘밤손님’들을 모실 채비를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온라인 올뺴미족 고객들을 위해 새벽부터 심야시간까지 모든 시간대를 커버하는 야간배송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했다.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온라인 올뺴미족 고객들을 위해 새벽부터 심야시간까지 모든 시간대를 커버하는 야간배송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했다. (사진=롯데마트)

이마트는 매장 일부를 야시장 콘셉트로 꾸미고 마감 특가 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야식으로 자주 먹는 식품들을 할인 판매하는 ‘야식 기획전’을 진행하고, 온라인에서는 새벽부터 심야시간까지 모든 시간대를 커버하는 ‘야간배송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해 신선식품을 포함한 총 5000여 종의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등 올빼미 쇼핑족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업계에서도 이번 심야 연장 영업이 매출 급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앱이나 웹페이지를 통해 전날 저녁 장을 보고, 다음날 아침 혹은 이르면 새벽에도 배송 받는 일상이 이미 자리 잡은 상황을 고려하면 열대야에 잠들지 못한 ‘올빼미’ 고객들의 대다수는 오프라인 점포보다는 온라인, 모바일 쇼핑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 한 예로 올해 연 매출 7조원을 바라보고 있는 쿠팡의 경우 하루 주문량 중 3분의 1은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이루어진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심야영업을 한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매출이 오를 것으로 보진 않는다. 날씨가 더워져 인근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이벤트성으로 연장 영업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라며 “심야영업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고객을 오프라인 점포로 오게 하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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