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잇따른 광우병 발생에 대한 고찰-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72)
유럽의 잇따른 광우병 발생에 대한 고찰-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72)
  • 하상도 교수
  • 승인 2019.08.19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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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땐 원산지 표시 확인…발생국 축산물 피해야

지난 7월 18일 스페인의 한 농장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으로 소 1마리가 사망했다고 스페인 농업부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했다. 이는 일명 광우병인데, 올 2월에도 스페인에서 발생한 적이 있다. 해당 ‘소(牛)’는 2001년 1월 30일에 태어난 암소로 매우 드물게 나이든 소에서 자연적으로 뇌의 연수 및 소뇌 등에서 발생한 사례라고 한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광우병(狂牛病, BSE)은 1996년 3월 영국 보건부장관이 인간 감염가능성을 인정함으로써 전 세계 육류업계에 커다란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 이는 스크래피(양의 해면양뇌병증)에 걸린 양(羊)의 육골 분을 소(牛)에게 먹여 발병했으며, 어린 소에게 소의 육골 분을 먹임으로써 일파만파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진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에서 변형프리온 단백질의 감염으로 야기되는 전염성프리온 질환은 소의 BSE 외에도 인간의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면양 및 산양의 스크래피(Scrapie), 밍크의 전염성 뇌염(TME) 등이 있다.

광우병은 1980년대 중반 영국에서 최초로 발생했는데, 지리적으로 가까운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주로 유럽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후 확산돼 2001년 일본, 2003년 캐나다에 이어 미국에서도 지난 2003년 12월 광우병이 발견되자 한국을 포함한 12개 무역국에서 미국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수 년 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었다. 그리고 약 10년 전에도 또 한 차례 미국에서 광우병 젖소가 발견되면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는 30개월 미만의 육우만을 수입하기 때문에 127개월 된 젖소 한 마리에서 자연 발병한 것이라 그리 큰 이슈가 되지는 못했다. 이후 광우병 발병은 1993년을 정점으로 엄격한 안전관리 정책이 시행돼 매년 발생이 감소하는 추세다.

동물의 전염성 프리온 질환…사람에게 전파 우려
SRM 제거한 30개월령 이하 소고기만 안전 간주
정부 투명한 행정, 과학에 기반한 소통 강화해야

광우병이란 ‘소해면상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을 일컫는 말로서 변형프리온의 감염에 의해 소에게 신경퇴행성 증상을 유발하는 전염성 뇌질환이다.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축적돼 중추신경 조직이 스펀지 모양으로 변하며, 발병하면 미친 소(牛)가 된다고 해서 미칠 광(狂)자를 써 광우병이라 불린다. 4~5세의 어린 소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증상은 소의 뇌에 구멍이 생겨 갑자기 미친 듯이 포악해지고 정신 이상과 거동 불안, 보행 장애, 기립 불능, 전신 마비에 이르고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 질병은 잠복기가 2~5년으로 매우 길며, 폐사율이 100%인 만성진행성 질병으로 현재까지 백신, 해독제 등 치료법은 없다.

이 질병을 국제수역사무국(OIE)은 B급, 우리나라는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은 사람에게 전염돼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vCJD)’을 유발한 사실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는 광우병의 인체 위험도는 극히 낮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인간 vCJD는 2~8년의 잠복기를 거쳐 다리가 마비되며, 시각장애와 치매에 이어 사망에 이르게 되는 프리온 질병이다. 이에 프리온의 축적이 주로 이루어지는 부위를 특정위험물질(SRM, Specified Risk Materials)로 간주하고 도축 시 철저히 제거하고 있다. 이 SRM은 30개월 령 이상의 소에게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대부분의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발견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SRM을 제거한 30개월 령 이하의 소고기만이 ‘광우병 free’라고 본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예방책은 원산지 표시를 확인해 광우병이 발생한 국가의 소고기 구매와 섭취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BSE가 발생한 적이 없어 국내산 축산물은 안심해도 되나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절대 우리나라에 유입되지 않도록 정부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의 본질은 소고기 안전(安全)이다. 물론 식품의 안전보다 시장에서 우선 시 되는 것은 국민의 정서이고 안심(安心)이다. 그러나 과학에 기반 한 근거 중심의 안전이 뒷받침돼야 안심이 생길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소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과학적으로 검사하고 판단해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설명하면 납득이 될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정부는 투명하고 일관된 행정을 보여야 하고 과학에 기반 한 소비자 대상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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