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대기업 외형 증가 속 영업이익 감소
식품 대기업 외형 증가 속 영업이익 감소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8.26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동원F&B 2위 오르고 롯데제과 1조 돌파 이변

올 상반기 식품기업들의 실적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장사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이 대폭 하락해 실속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신공장 증설, 마케팅 비용 증가 등 투자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힘들 것이라는 것이 업계 공통된 중론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 시스템을 통해 살펴본 올 상반기 매출 상위 15개 식품기업의 매출은 전체 평균 10% 이상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 가까이 줄었다. 100% 이상 이익을 본 롯데칠성음료와 동원F&B, 롯데제과, 매일유업 등을 제외하면 30% 이상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은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9.6% 상승한 10조533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10.2% 감소한 3544억 원에 그쳤다. 단 식품사업부문은 가정간편식(HMR) 제품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했다. 작년 말 출시한 비비고 죽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비비고 국물요리 등 주요 가정간편식 제품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하반기에도 핵심 제품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생산공정 개선 및 운영 최적화를 통한 원가절감 등 비용 효율화를 강도 높게 추진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동원F&B는 8.9% 오른 1조4573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상을 3위로 밀어내고 2위 자리를 꿰찼다. 영업이익도 36.8% 상승한 493억 원을 기록했다. 참치캔 사업이 성장을 주도했고 리챔, 양반죽, 동원샘물, 펫푸드 등 전략 사업의 선택 집중이 역량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원F&B는 향후 차세대 식품으로 불리는 밀키트, 케어푸드, 건기식 등 건강 편의식 중심 신시장 개발에 앞장설 계획이다.

동원F&B에 2위 자리를 내준 대상은 원가 및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매출은 0.6%(1조4548억 원)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9.5% 오른 718억 원을 올려 체면을 지켰다.

올 상반기 주연 자리는 롯데칠성음료에게 돌아갔다. 롯데칠성음료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보다 11.6% 오른 1조2523억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4.5%가 증가했다. 지속적인 국내 사업의 수익성 개선 활동(ZBB 프로젝트 내재화, Zero-Based Budgeting)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SPC삼립 역시 1인 가구의 증가와 간편식 트렌드 등 고객 니즈에 맞춰 간편 식사 대용식, 디저트 제품, 샌드위치, 호떡 제품군을 다양하게 출시하며 CVS 유통 등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등 매출이 11.7% 1조579만 원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6.8%가 하락한 281억 원에 그쳤다.

CJ 10조5300억에 영업익 3500억 시현
롯데칠성·SPC삼립도 매출 두 자릿수 상승
대상·오뚜기·매일유업 이익 증가로 선방

오뚜기는 냉동밥, 냉동만두, 즉석식품 등 냉동HMR의 고공성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5%, 17.7% 상승한 1조1637억 원, 907억 원을 시현했다. 오뚜기는 하반기에 현재 판매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에서 대형슈퍼나 온라인 등 다른 유통채널 다각화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농심은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국내 라면시장에서 주력 제품군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매출이 5.5% 증가한 1조1567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라면업체 중 유일하게 TOP10에 이름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2.6%가 감소한 398억 원에 머물렀다. 하반기에는 스낵 제품군을 보다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자일리톨, 가나 등과 같은 강력한 브랜드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며 매출이 23.6% 오른 1조374억 원을 달성, 반기 매출 1조 원 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35.8%가 오른 424억 원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올 상반기 최대 피해는 제분업계에 돌아갔다. 설탕의 경우 대체감미료의 시장잠식이 이뤄지고 있으며, 전분당은 수입전분과의 경쟁과 내수경기 침체 등이 겹치며 경영여건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

실제 삼양사와 대한제당은 영업이익이 각각 40.2%, 46.8%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단 삼양사는 스페셜티화 및 신사업 추진을 키워드로 한 그룹 성장 전략에 맞춰 연구를 추진하고 있어 하반기 실적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당기순이익 적자 폭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출시에 따라 마케팅비 지출이 확대되고 마산공장 생산라인 재편이 이뤄지면서 비용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하이트진로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64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85.3%가 하락했다. 하이트진로는 하반기 테라와 참이슬 조합으로 영남 소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이익 턴어라운드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리온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3%, 4.1% 감소한 9369억 원, 1276억 원에 그쳤지만 극도로 부진했던 1분기 실적을 2분기 상당 부분 만회했다. 오리온은 하반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법인에서 다양한 후속 제품들을 출시해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증량 효과를 이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