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빻아 쓰는 쌀가루 품종 ‘가루미’ 개발
바로 빻아 쓰는 쌀가루 품종 ‘가루미’ 개발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8.28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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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개발…쌀 불리는 과정 생략 시간·비용 절감에 제분기로 쉽게 제조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이 기존 멥쌀과 달리 밀처럼 바로 빻아 가루를 만들 수 있는 쌀가루 전용 품종인 ‘가루미’를 개발하고, 특허 출원(국내 특허 출원 제 10-2019-0101469 : ‘신규한 건식제분용 벼 품종, 가루미 1 및 가루미 2’)했다.

쌀을 빵이나 떡 원료로 사용하려면 먼저 가루로 만들어야 하는데, 단단한 멥쌀은 물에 불리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습식제분)하다. 밀보다 쌀을 가루로 만들 때 2배 이상의 비용이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2017년 기준 식품산업에서 원재료로 구매된 쌀 58만6000톤 중 쌀가루는 3만3000톤(5.6%)에 그쳤다. 이에 쌀가공업체에서는 쌀을 불리는 번거로움이 산업화의 제약이 된다며 새로운 제분 기술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리빙랩 참여 업체에서 분질미 쌀가루로 개발하고 있는 가공 시제품들.(제공=농진청)
△리빙랩 참여 업체에서 분질미 쌀가루로 개발하고 있는 가공 시제품들.(제공=농진청)

병에 강하고 생육 기간 짧아 돌려짓기 가능
‘우리 쌀빵 경진대회’서 맛·식감 우수 평가
특허 출원…생산성 제고, 가공품 차별화 추진

이런 상황에 개발된 ‘가루미’ 쌀은 소규모 업체 제분기로도 쉽게 빻을 수 있으며, 대규모 밀(小麥) 제분 설비에 현미를 넣어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농가에서는 병에 강하고 생육 기간이 짧아 다른 작물과 돌려짓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업체는 쌀 소비량이 늘고 있어 상품 개발에 필요한 쌀가루를 보다 편하고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가공 소재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는데, 작년 말 농진청과 대한제과협회가 공동개최한 ‘우리쌀빵 경진대회’에서 ‘가루미’ 쌀가루로 만든 빵의 맛과 식감이 기존 유통되던 쌀가루보다 더 좋거나 비슷하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기도.

쌀맥주와 떡의 원료곡으로 사용했을 때도 전분알갱이가 성글게 배열되는 배유 특성으로 가공공정이 간소화됐음을 확인했다.

김두호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쌀가루 전용 품종인 ‘가루미’는 적은 비용으로 친환경 쌀가루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농진청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천 소재인 ‘분질배유’를 갖는 벼 품종”이라며 “이번에 특허 출원한 두 품종은 농가와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리빙랩’ 형태로 보급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연구과제로 수행되고 있는 ‘최대 안정생산 기술 개발’ 및 ‘분질미 활용연구’ 과제를 수행해 ‘가루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재배법을 확립하고,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차별화 된 가공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원료곡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재배안정성이 높은 초다수성 분질미를 육성할 뿐 아니라 찰, 고아밀로스 등 아밀로스 함량 다양화, 제분수율 향상을 위한 대립형, 쌀가루 장기유통을 위한 산패억제 및 쌀가루 반죽의 부품성 개선을 위한 유용 유전자들을 탐색하고 활용해 분질미 쌀가루의 상품성 강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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