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전통음료 ‘식혜’ 젊은 층 겨냥 풍미·기능성 향상 시급
[좌담회] 전통음료 ‘식혜’ 젊은 층 겨냥 풍미·기능성 향상 시급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09.04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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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감 주는 ‘당화’ 연구 중요…자료 축적·제조법 체계화도
시장 600억으로 줄어…소비 확대 위해 학교급식 등 제공을

달고 밥알이 동동 떠있는 전통음료 ‘식혜’는 보통 단술, 감주라고 부르나 밥알을 띄워서 먹는 것을 식혜라 하고 다 삭은 것을 끓여서 밥알은 건져내고 물만 먹는 것을 감주라고 구별하기도 한다. 1940년경 ‘유문사설’에서 처음 등장하는 식혜는 엿기름, 물, 밥을 말아서 넣은 전통음료로, 달고도 씁쓸한 맛과 더해 소화불량, 복부창만, 식욕부진, 구토, 설사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별 특성을 보이는 전통식품에서 다수의 식품기업에서 제품으로 상품화되기까지 오랫동안 국민 전통음료로서 사랑받고 있다.

멥쌀과 엿기름을 숙성시켜 만든 식혜의 맛은 엿기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식혜의 제품화와 그의 성장은 현재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보리의 용도 다양화의 한 방안으로 제안되고 있어 식혜 산업의 발전이 보리 농가의 과잉경작 또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전통식혜는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많은 음료 중 하나였으나 최근에는 2030세대 젊은 층에게도 구매율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제조 방법을 개선하거나 구성 성분을 변화시켜 새로운 형태의 신제품 개발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각종 과실이나 채소류 등과 혼합하여 기능성을 높인 음료로서 변신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

본지에서는 1일 전통식품으로서 식혜의 발전과 관련 산업의 성장을 위한 좌담회를 열고 정부, 학계, 산업계 등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었다.

△‘전통음료 진흥·육성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가 2일 본지 주최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은 물론 소비자 기호에 맞는 고품질의 다양하고 안전한 제품 개발 노력이 어우러져야만 외면받고 있는 전통음료가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전통음료 진흥·육성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가 2일 본지 주최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은 물론 소비자 기호에 맞는 고품질의 다양하고 안전한 제품 개발 노력이 어우러져야만 외면받고 있는 전통음료가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이미자 박사(사진=식품음료신문)
△이미자 박사(사진=식품음료신문)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농업연구사 이미자 박사=국내 보리의 재배면적, 생산량 및 자급률은 수매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2007년 이후로 2012년까지 급감했지만, 최근 들어 쌀 생산조정제와 맞물려 타작물 자급률 제고를 위한 이모작 직불금 지원, 계약재배 활성화 등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생산된 보리의 대부분이 주정용 이외에는 대형 수요처가 부재하고 국내산과 수입산과의 가격차이, 쌀 또는 잡곡과의 소비 경합 등으로 1인당 소비량이 연간 1.3kg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용도별 다양한 품종 개발에도 불구하고 생산 및 수확 후 품질 관리 체계 미흡으로 산업체에서 요구하고 있는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산업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혜, 장류 등 우리 전통 식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들 전통 식품의 품질은 엿기름의 품질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엿기름의 품질 특성 중 전분 당화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정도는 엿기름의 품질을 좌우하는 절대적 요소이다.

엿기름용 품종은 다른 품종들과 달리 품질 특성으로 엿기름 당화력을 측정하는데 잠재적 효소력가라고 하는 DP(Diastaic Power)값을 측정한다. 엿기름 효소력가(DP)는 주로 β-amylase 활성을 나타낸 것으로 β-amylase는 보통 보리원맥에서도 상당히 존재하지만 주로 단백질과 결합된 형태로 활성이 없는 상태에서 발아과정 중에 효소활성이 적절히 증가하게 된다. 국내시판 엿기름 제품 35점에 대한 효소력가를 분석한 결과 90.3~180.6°L 범위로 제품별 큰 차이를 보여 시중 엿기름 제품의 품질관리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식혜용 엿기름 품종은 2006년에 혜미가 제일 처음 엿기름용 품종으로 개발됐으며 이후 효소력가가 높은 계통을 선발 육성해 혜당(`07), 혜양(`10), 혜강(`11), 혜다(`12) 등 5개 품종이 개발돼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보리 소비 확대를 위해 용도별 고품질 품종 육성이나 가공이용성 또는 부가가치 향상 기술 개발을 추진해오고 있다. 보리 이용성 증진 및 가공 이용 기술 개발은 보리 가공용도별 품질 특성, 평가 기준 설정 및 용도별 맞춤형 품종 분류로 산업체 제품 개발을 위한 적합 품종 선발 및 정보를 제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수량, 재배 편의성 등 생산성 중심의 품종개발에서 산업체 등 수요자가 요구하는 용도별 품질기준에 적합한 품종 개발 방식으로 전환하고 이를 위한 품질 특성검정을 강화해 나아갈 것이다. 엿기름용 품종 개발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기조에 발맞추어 효소력가 250이상을 목표로 발아세가 우수하고 수량성이 높은 품종 육성을 해나가고 있으며 식혜 제조업체, 보리 생산단지와 협업을 통해 국내 개발 품종의 원료화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 나갈 것이다.

△홍준기 연구소장(사진=식품음료신문)
△홍준기 연구소장(사진=식품음료신문)

◇세준푸드 홍준기 연구소장=식혜의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분야는 엿기름 제조와 식혜제조 공정조건에 관한 것이다. 식혜음료의 특징은 엿기름과 당화공정에서 생성된 말토스(maltose)에서 청량감과 풍미를 얻을 수 있다고 볼 때, 엿기름에 관한 연구는 식혜음료 제조에 있어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엿기름 제조를 위한 최적 조건은 그간의 연구개발과 생산경험으로 얻는다. 또 소비자 기호에 맞는 적합한 단맛을 내기란 당화로 얻을 수 있는 당량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통식혜 고유의 풍미를 얻기 위한 제조기술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공정수행의 난이도와 산업화에 따른 당화공정이 배제된 소위 개량식혜가 대중화된 현시점에서 전통적인 제품의 품질지표를 수립하고 적극 홍보해 국내소비자의 인식을 새롭게 확립해, 다양한 제품개발로 새로운 음료시장에 자리매김이 추진돼야 한다.

24년 전 비락식혜의 제품개발을 시초로 약400억 시장규모로 출발해, 1995년 하반기에는 2000억 시장으로 급속한 성장을 했고 시장수급의 부족에 따라 50여개의 제조공급사가 난립, 시설 및 품질저조로 인해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았다. 이 때문에 올해 기준 약 600억 전후의 퇴락한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주목할 사항은 전체 식혜 시장규모의 80% 이상이 제조방법상 전통방식이 아닌 개량된 음료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이 전통음료로 자리매김을 못하고 있는 한국 전통 식혜의 현 주소라고 보며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다.

전통식품 규격상 식혜의 적용범위를 보면 ‘국내산 쌀 또는 찹쌀로 만든 고두밥을 주원료로 해 이를 보리 엿기름 추출액으로 당화시킨 후 가수 및 가당 공정을 거쳐 제조된 식혜에 대해 규정한다’라고 돼 있지만 식혜제조의 과학적 연구나 품질관련 충분한 데이터 축척의 부실함과 합리적 지표설정의 미흡함으로 전통성을 이어간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엿기름의 전문적인 품종연구 및 제조기준 의 체계화확립 해 보급하고, 현대적 제조공정을 확립, 급속한 소비자 기호변화에 따른 제조기술 및 포장방법을 개혁해야 한다. 또 저칼로리 당류 개발·적용, 소비자 기호를 충족할 영양·다이어트 기능이 수반된 고품질의 다양하고 안전한 제품이 연구개발 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전통음료의 완전한 상품화를 위한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체계화되고 지속돼야 전통음료인 우리의 식혜가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았던 국내외시장을 되찾고 전통음료의 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보리 산업과 연계 발전 가능…농진청 엿기름용 품종 발굴
엿기름 수율·보존율 높여 열량 낮은 감미원으로 활용을

△정호준 대표(사진=식품음료신문)
△정호준 대표(사진=식품음료신문)

◇ 대아농산 정호준 대표=우리나라 엿기름은 약 50년 전부터 산업화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약 30여 곳에서 만들고 있다. 엿기름을 만드는 업체의 경우 다른 선진 국가들이 오랜 연구와 발달된 기술로 기업화돼 대형화된 것과 달리 국내는 아직까지 대부분 영세하며 제조업체라기 보다는 소규모 농사에 가깝다. 다만 선진국 기업들이 만드는 엿기름은 맥주에 특화된 것이고 우리나라는 수작업을 통한 소규모 제조를 하다 보니 더 많은 숙성을 시켜 우리나라 고유의 향과 단맛을 만들어 식혜, 고추장, 물엿 등 고급화된 입맛에 필요한 원료로 쓰인다.

1990년도 중반에 나온 캔 식혜 음료로 엿기름 제조업체들은 큰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다른 대체 음료가 시장에 나오면서 서서히 캔 식혜 음료의 소비량이 줄어 엿기름 양도 줄었다. 또 식혜와 같이 원료로 많이 쓰이는 물엿 또한 엿기름 대신 값싼 대체 효소로 인해 엿기름 소비량이 더욱 급감했다. 2000년 전후에 찜질방 및 사우나의 붐과 함께 식혜가 다시 한 번 호황이 왔지만 찜질방과 사우나의 몰락과 함께 같이 소비가 줄었으며 재래시장에서 대형마트로 소비자 소비 형태가 바뀌면서 엿기름의 소비량이 많이 줄었다.

현재에는 대부분 엿기름 업체들이 추석, 설날 명절로 인해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이 또한 세대교체 및 차례에 대한 의식 변화로 점점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업체가 얼마 남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개척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업체들만의 노력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동물사료, 이유식, 과자원료, 수제맥주원료 등 다양한 루트로 시장을 개척하려 했지만 기존 원료의 높은 장벽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외면받고 있다.

전통식품이 이어지려면 신규 소비자의 유입 및 기존 소비자의 소비가 늘어야 하지만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와 각 단체들이 우리나라 전통 식품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도와 주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초중고 급식, 관공서 식당, 군대 등에서 주기적으로 구매해 식혜를 먹게 해준다면 소비자의 유지 및 안정된 시장으로 인해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엿기름은 유지될 것이며 아울러 후세대에도 우리나라의 전통식품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신동화 교수(사진=식품음료신문)
△신동화 교수(사진=식품음료신문)

◇전북대학교 신동화 명예교수=엿기름(맥아)을 길러 식혜를 만들어 먹는 것은 전통음료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랫동안 애용해온 몇 안 되는 감미원이었다. 식혜의 품질은 엿기름과 관계가 깊은데 엿기름은 전통적으로 겉보리를 이용하거나 보리나 밀, 벼 등도 쓸 수는 있으나 겉보리로 만든 엿기름만큼 전분분해력이 높지 않고 수율이 높지 않으며 보리알이 작아 더 경제적이다.

엿기름에는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성분을 다 갖고 있다. 특히 보리에 특수하게 들어 있는 비소화성 당류인 베타글루칸과 여러 비타민류, 그리고 무기질도 상당량 들어 있으며 단백질 함량도 쌀보다 높다.

따라서 엿기름은 식혜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하는 용도 외에 그 자체를 영양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구성 성분을 그대로 이용해 영양음료로서의 가치도 있고 다른 식소재와 혼합해 다양한 가공제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영양 바나 영유아용 조제식품 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엿기름은 식혜용으로 사용할 때와 다른 소재로 이용할 때는 발아조건과 발아 기간을 조정해 목적하는 성분의 생산 및 보존율이 가장 높은 조건을 선정해야 한다. 이 조건은 치밀한 실험을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다. 엿기름 생산 시설이 갖춰지면 보리싹 생산도 가능하다. 보리싹은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여러 생리기능성이 알려져 있으므로 각종 신제품 개발요소재로 다양하게 이용할 가치가 있다.

또한 전통식혜는 제조 방법을 개선하거나 구성 성분을 변화시켜 새로운 형태의 신제품 개발에 관심을 둬야 한다. 근래 설탕과 같은 에너지 감미원의 과다섭취에 따른 소비자의 거부 반응이 있으므로 인간이 가장 좋아하는 단맛을 유지하되 열량이 없거나 극히 낮은 감미 원으로 대체해 소비자의 건강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또한 각종 과실이나 채소류 등과 혼합해 기능성을 높인 음료로서 변신도 검토해 봐야한다. 

개량 식혜 300억으로 절반…전통 제품 안전성·향미 높여야
다양한 영양·효능으로 세계화…밥알 없는 식혜 해외서 각광

△황선옥 상임고문(사진=식품음료신문)
△황선옥 상임고문(사진=식품음료신문)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상임고문=전통식혜 만드는 방법도 전통식품품질인증제도를 통하여 기준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는 집에서 만드는 것 보다는 상품화된 제품을 구매해 먹으며 만드는 곳도 규모가 있는 제조사, 동네 떡집, 반찬가게 등 다양하다. 

상품화된 식혜의 품질에 대한 식품영양전공자들의 상품화된 식혜의 이용실태, 기호도 및 개선점 등에 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가 있다.

가장 좋아하는 전통음료로는 식혜가 54.7%로 가장 많았고, 가장 많이 마시는 시판 전통음료로도 식혜가 79.8%로 가장 많았다. 상품화된 식혜를 구입하는 것은 평상시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선물용과 특별한 날이었다. 상품화된 식혜를 구입하지 않는 이유로는 기호에 맞지 않을 것 같다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전통의 맛이 아닐 것 같아서였다. 시판 식혜가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제조하는 식혜와 동일하지 않다고 하였다. 전반적인 기호도는 식혜는 가정에서 만든 식혜는 5.7점, 시판식혜는 3.5점이었으며 이에 대한 관능적 특성은 맛, 밥알의 질감, 엿기름의 함량에서 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본 전통식혜의 개선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필(必) 안전이다. 원재료와 부재료, 제조 과정의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수이다. 몇 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소규모로 영세한 시설에서 제조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한다.

둘째, 맛이 중요하다. 식혜의 맛은 엿기름에 달려 있다고 한다. 식혜 제조 시 엿기름과 밥의 함량을 높여 설탕에 의한 단맛보다는 밥의 당화에 의한 맛과 향기를 내야한다. 특히 상품화된 식혜의 경우 너무 달거나 색이 진하여 전통 맛이 나지 않는다. 엿기름 함량 표시 또는 당도의 표시로 소비자가 선택 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식혜로 인하여 당을 과잉 섭취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모양도 아름다워야 한다. ‘밥알 동동 식혜’가 보이고 고명도 제대로 보여져야 한다. 맑은 액의 식혜 판매는 지양해야 한다.

셋째, 전통을 지켜야 한다. 상품화된 식혜를 전통의 제조 방법과 맛에 더욱 가깝게 제조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또 식혜의 포장은 친환경적이며 전통의 미를 살리는 디자인으로 해야 한다.

넷째, 정부는 엿기름용 보리 품종개발과 전통을 이어갈 전수자를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을 보급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전통식혜를 홍보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학교 급식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맛있게 만날 수 있는 전통식혜로 다양한 종류의 식혜를 알리고 단술, 감주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 식혜의 영양성 홍보하고, 치료기능은 정확한 과학적 근거에 의하여 알려야 한다.

△이군호 본지 대표(사진=식품음료신문)
△이군호 본지 대표(사진=식품음료신문)

◇식품음료신문 이군호 대표=식혜는 우리 조상대대로 만들어 즐겨 왔던 전통음료다. 특히 명절이나 잔칫날 등 특별한 날에 접대용으로 널리 이용됐다. 지역에 따라 단술 또는 감주로 불렸으나 최근에는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식혜는 보통 밥과 엿기름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단호박, 고구마, 보리, 메밀, 조, 옥수수 등 다양한 원료를 이용한 특별하면서도 색다르게 즐기는 가정도 있다. 이는 탄수화물 성분을 함유한 곡물이 엿기름이 지니고 있는 아밀레이스 효소와 만나 단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특이한 식혜를 꼽으라면 ‘안동식혜’가 있다. 이 식혜는 경북 안동시, 의성군, 청송, 영양군 지역에서 만들어 먹는데 고운 고춧가루, 생강, 잘게 썬 무를 같이 삭혀 걸러낸 뒤 생밤, 잣, 볶은 땅콩, 곶감을 잘게 썰어 띄워 먹는다. 이 지역에서는 식혜와 구분해 감주라 부르고 있다.

또 식혜 일종으로 경북 옛 선산군 지역(현 구미시)에서 만들어 마시던 식감주도 빼놓을 수 없다. 달고 구수한 맛을 내지만 색을 불그스름한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식혜는 각 가정에서 용도에 따라 생강이나 칡, 감초 등을 넣어 만들고 있으며 집안별로 다양한 레시피가 있다. 식혜는 현재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찜질방 등에서 구운 계란과의 조합이 일등 먹을거리로 꼽히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있다.

특히 식혜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음료 제조·생산업체인 ㈜비락이 전통방식으로 제조·생산한 캔 포장 제품을 내놓으면서다.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전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 1995년 말 2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등 소위 ‘대박’을 터트리며 국내 음료시장의 판도를 바꾸기도 했다. 이에 대·중소 음료업체들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캔 식혜 생산 경쟁에 뛰어들며 음료시장의 또 다른 카테고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일부 업체들이 설탕물에 밥풀 띄우는 수준의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이 적발돼 폭발적 성장을 이뤘던 이 시장은 한 순간에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몇몇 업체에서는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전통방식의 식혜를 생산했으나 단맛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입맛과 이미 무너진 신뢰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다행히도 세준푸드에서 묵묵히 전통방식을 고수한 전통 식혜 맛을 구현해 어린이 급식과 편의점 등에 납품하며 소비자 신뢰를 찾아가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세준푸드는 맑은 음료를 찾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밥알 없는 식혜를 개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식혜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식혜는 올리고당과 식물성 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식혜에 함유돼 있는 누룩공사산은 피부 건강에, 포도당은 포만감을 높여 체중조절 및 소화촉진 등에 효과적이다. 특히 식혜 제조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하는 엿기름(맥아)은 혈압을 낮추고 빈혈, 당뇨 등 성인병에 유효한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하며, 성장호르몬을 촉진하고 면역기능 강화, 소화성 궤양, 아토피성 피부 질환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비타민 B, 철분, 엽산 등 30여 가지의 효소는 물론 마그네슘, 구리,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소도 함유돼 있다.

이같이 식혜는 우리 몸에 유익한 음료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이러한 점을 모르고 있어 안타깝다. 이러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파된다면 국민 건강음료로서의 자리매김은 따 놓은 당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업계, 학계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국민 건강음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진흥육성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업계는 소비자들이 건강음료로서의 가치를 느끼고 인식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연구결과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학계는 과학적으로 규명된 정보를 각계 요소에 제공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중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매스미디어의 협조가 중요하다. 매스미디어는 뉴스 전달뿐 아니라 식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학계의 능동적인 정보 제공이 결국 많은 소비자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실행한다면 유의미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는데 있어 중요한 매체는 결국 전문 언론이다. 전문 신문에 보도되는 것은 방송, 종합 신문뿐 아니라 대중매체에 정보의 씨앗을 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언론의 속성과 추구하는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기자가 취재 활동에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소비자 위생안전상 문제점 △원료의 안전성 △포장의 위생성 △유통·보관상 문제점 △가격대비 품질 △제품의 영양성·기능성 효능 가치 △제품가격 등락 등이다.

△'전통음료 진흥·육성 방안 모색’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 (좌로부터)세준푸드 홍준기 연구소장, 국립식량과학원 이미자 박사, 본지 이군호 대표, 전북대학교 신동화 명예교수,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상임고문, 대아농산 정호준 대표. (사진=식품음료신문)
△'전통음료 진흥·육성 방안 모색’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 (좌로부터)세준푸드 홍준기 연구소장, 국립식량과학원 이미자 박사, 본지 이군호 대표, 전북대학교 신동화 명예교수,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상임고문, 대아농산 정호준 대표. (사진=식품음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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