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식혜 국민 건강음료로 진흥·육성을
전통식혜 국민 건강음료로 진흥·육성을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9.0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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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주최 ‘전통음료 진흥·육성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영양·기능성 고루 갖춰

우리 고유의 전통음료지만 소비자의 외면으로 갈수록 하락세의 길을 걷는 식혜산업의 부흥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식혜의 품질을 좌우하는 엿기름의 원활한 수급은 물론 고품질화를 통한 기능성 확보가 이뤄져야 하며, 식혜 제조업체는 과학적 연구와 품질에 대한 데이터 확보를, 정부는 식혜산업의 진흥·육성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본지 주최 식품산업협회에서 개최된 ‘전통음료 진흥·육성 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식혜·맥아 음료를 중심으로’에서 정부, 업계, 학계, 소비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은 점점 퇴보하고 있는 식혜산업의 전통성을 이어가고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같이 주장했다.

실제 국내 식혜산업은 지난 1994년 비락식혜가 개발되며 3~400억 원 시장이 3년 만에 2500억 원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급성장을 했지만 이후 업체의 난립과 제조 시설 부족 및 품질저하 등으로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1997년부터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현재는 약 600억 원 시장에 머물고 있다. 이중 우리 고유의 전통 제조방식으로 식혜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는 1~2곳에 불과하며 매출도 합쳐서 100억 원 미만에 그치고 있다.

△본지는 전통식품으로서 식혜의 발전과 관련 산업의 성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를 열고 정부, 학계, 산업계 등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본지는 전통식품으로서 식혜의 발전과 관련 산업의 성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를 열고 정부, 학계, 산업계 등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홍준기 세준푸드 연구소장은 “현재 국내 식혜산업은 제조방법상 전통방식이 아닌 개량된 음료가 시장을 이끌고, 소비자 입맛도 전통을 잃어가며 전통음료로 자리매김을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전통식품 규격상 식혜는 ‘국내산 쌀 또는 찹쌀로 만든 고두밥을 주원료로 해 이를 보리 엿기름 추출액으로 당화시킨 후 가수 및 가당 공정을 거쳐 제조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식혜 제조의 과학적 연구나 품질 관련 데이터의 부족으로 전통성을 이어가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소장은 “세준푸드는 소비자의 입맛을 바로 잡기보다는 되찾아주자는 마음가짐으로 전통 식혜 고유의 맛과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품질 좋은 엿기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하고, 식혜가 전통음료로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진흥·육성 정책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호준 대아농산 대표는 식혜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엿기름의 원활한 수급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갈수록 식혜 소비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영세한 엿기름 업체도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대표는 “특히 식혜 캔음료 업체에선 풀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보리의 싹을 원하지 않는다. 무늬는 전통음료라고 하지만 정작 맛은 전통음료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에 엿기름 업체들은 동물사료, 이유식, 과자원료, 수제맥주원료 등 다양하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존 원료의 높은 장벽과 가격으로 인해 외면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는 소비자들의 웰빙 니즈에 맞춰 엿기름도 저당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연구개발을 통해 각종 과실이나 채소류 등과 혼합해 기능성을 강조한 식혜의 변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상임고문은 “전통음료 중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료는 식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국내 생산되는 식혜 대부분이 소규모 영세한 시설에서 제조되고 있어 안전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며 “원·부재료 및 제조 과정상 철저한 안전 관리와 맛, 모양(패키지), 전통성, 영양학적 가치 등이 확보돼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가 뒷받침된다면 음료시장에서 충분히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군호 식품음료신문 대표는 발효식품인 식혜의 효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혜는 장 건강, 다이어트, 동맥경화, 혈압, 변비 등에 대한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가 전달될 경우 식혜는 다시 국민 건강음료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식혜산업 진흥·육성정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업계는 소비자들이 건강음료로서의 가치를 느끼고 인식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연구결과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하며, 학계는 과학적으로 규명된 정보를 각계 요소에 제공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미자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농업연구사는 “갈수록 전통음료로서의 길을 잃고 있는 식혜산업의 진흥·육성을 위해선 식혜 원료로 사용되는 엿기름의 고품질화를 통한 기능성 음료화가 필요하지만 시중 유통 중인 식혜 제품의 엿기름의 품질이 가지각색이다. 전분 당화에 관여하는 효소력가가 90~190 사이에 불과한데, 이럴 경우 고유의 단 맛이 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당류 소재를 첨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에 농진청은 효소력가 250 이상을 목표로 발아세가 우수하고 수량성이 높은 품종 육성을 하고 있으며 식혜 제조업체, 보리 생산단지와 협업을 통해 국내 개발 품종의 원료화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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