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을 잡아라” 식품 업계 투자 러시
“미국 시장을 잡아라” 식품 업계 투자 러시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9.09.23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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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통하는 거점 테스트 베드 중남미까지 진출 유리…인수 합병·공장 건립

갈수록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심각한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식품업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세계 소비시장의 중심인 미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1순위로 하던 것에서 사뭇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중국이 가장 큰 시장이긴 하지만 사드 사태와 같이 정부의 압박이 통하는 국가의 경우 수출길이 한 번에 막힐 수 있는 있다는 위험이 크다. 또 동남아시아는 아직까지 수출 인프라 구축이 미비해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만큼 업계의 진출 의지도 예전만 못하다”면서 “미국은 여전히 공략이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한류 열풍에 따른 K-푸드 관심이 꾸준하고 그동안 미개척지로 분류된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는 물론 남미까지 공략할 수 있어 업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은 인종이 다양하고, 전 세계 가장 큰 식품 소비국가로 미국에서 성공한다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특유의 깔끔한 매운맛이 인기를 끌며 한국 식품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업계에서도 소극적인 투자가 아닌 공장 설립, 현지기업 인수합병 등 아낌없는 투자를 전개하며 시장에서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CJ제일제당이다. 미국에 22개 공장을 운영하며 ‘비비고 만두’ 신화를 써가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작년 카히키, 올해 슈완스 등 현지 식품기업을 인수하며 현지화 전략이 유리해진 만큼 수익성과 성장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내년 미국 식품사업 매출을 4조6000억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농심도 총 2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LA공장 인근 코로나에 제2공장을 설립한다. 2021년 말 가동을 목표로 건면과 생면 생산시설을 갖춘 공장이다. 그동안 한인 위주로 판매되던 라면이 최근 현지인들의 소비 비중이 더 많아지며 연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해 기존 공장에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농심은 작년 해외 매출(7억6000만 달러) 중 2억2500만 달러를 미국에서 올렸다. 시장점유율도 10년 2%대에서 작년에는 15%까지 끌어 올렸다. 농심은 공장 가동이 본격화될 경우 2025년까지 미국시장에서 6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CJ 만두 등 22개 시설…매출 4조6000억 목표
농심 2억 불 들여 건면·생면 공장 건설키로
김치 수출 많은 대상도 현지 공장 적극 추진

△식품업계가 글로벌 시장개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 소비시장의 중심인 미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업계가 글로벌 시장개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 소비시장의 중심인 미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대상 종가집, 풀무원 등도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aT에 따르면 작년 김치 수출액은 9745만 달러로 2017년 8139만 달러보다 약 1600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 2013년부터 미국 코스트코에 입점하며 유통망을 확대하는 등 작년 국내 미국 김치 수출 물량의 60%를 차지한 대상 종가집은 최근 미국 사업법인을 신설하고 공장 설립 등을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공장 설립에 대한 세부안을 안나왔지만 올해 중 착공에 들어가 내년부터 생산시설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306억 원의 매출을 올린 대상은 김치공장 가동으로 생산물량이 늘어나면 점진적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반대로 풀무원은 국내 익산김치공장에서 생산하는 김치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월마트(Walmart)와 미국 동부 유통강자 퍼블릭스(Publix) 총 5000여 개 매장에 입점한 풀무원은 최근 미국 제2 대형유통인 크로거(Kroger)와 세이프웨이(Safeway), 푸드 라이언(Food Lion) 등 추가로 5000개 매장에 더 입점해 미국 내 총 1만여 곳에서 한국산 김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존 한국 식품기업들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최근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 등으로 철수하는 업체들이 많아진 반면 미국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 앞으로도 미국 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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