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팀워크 파티' 전세계 사로잡을 것, 셰프 조리 부담 덜고 수익 안겨 줘야 성공”
"‘불고기=팀워크 파티' 전세계 사로잡을 것, 셰프 조리 부담 덜고 수익 안겨 줘야 성공”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10.2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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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전통문화전당 심포지엄, 인문학적 관점에서 외국인이 본 한식

한식과 그 문화가 세계인에게, 특히 서구 문화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과 갈증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기존 식문화와의 융합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주최, 전통 한식을 문화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2019 한식의 인문학 심포지엄에서 한식과 그 문화가 서구 문화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과 갈증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기존 식문화와의 융합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황서영 기자)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주최, 전통 한식을 문화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2019 한식의 인문학 심포지엄에서 한식과 그 문화가 서구 문화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과 갈증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기존 식문화와의 융합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황서영 기자)

지난 8월 정부가 한식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해외 우수 한식당을 지정하고, 관련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운영하는 ‘한식진흥법’이 시행된 가운데 해외 한식당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전문인력을 키워 한식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한식이 중요한 국가 브랜드 요소 및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면서 외국인들이 한식과 그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주최, 전통 한식을 문화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2019 한식의 인문학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 주제는 ‘한식, 문화로 이해하다’로, 한식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접근했다.

심포지엄에서 영국의 세계적인 음식 칼럼니스트인 말레나 스필러(Marlena Spieler)는 '유럽 음식문화권에서 한식문화의 인지 및 수용성 연구'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면서 “한식은 다문화 식단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이나 최근에는 유럽,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라며 “한식을 비롯한 이민자들과 함께 들어온 요리들은 상황의 결합, 해당 문화권이 처한 상황과 취하는 노선에 의해 현지 주류 문화권에 스며들어 현지인들의 식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식이 서구권에 입지를 다지는 오늘날의 방식은 텔레비전과 잡지에 한정됐던 과거와는 상이하게 인터넷, 소셜미디어, 여행 등으로 다변화됐지만 여전히 타 문화 요리에 비해 그 전성기의 도래가 늦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인을 위해, 한국인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여타 아시아 요리들 중에는 서구권에서도 잘 자리 잡은 경우 자국의 정체성을 잘 반영한 요리이면서 다수 소비자층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고 셰프가 준비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며 레스토랑 주인에게 있어서는 수익성 전망이 좋은 것이 대부분이다. 즉 서양인들을 계속 끌어당기는 일종의 공식에 따른 케이스라는 것.

건강에 독특한 맛…팔레오 추종자엔 ‘꿈을 이루는 식단’
한식, 미국·유럽서 급속 인기…서구권 음식과 조화 필요

밀레나 스필러는 “원조와 현지 입맛에 따라 다소 변형된 형태의 요리를 만드는 식당이 늘고 있는데 한국 셰프들은 이와 같은 공식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활용하는 것을 원치 않아 하는 것 같다. 고유의 요리법을 익히고 고수하는 데에는 발 빠르게 대처하는 반면 해외에 정착하게 되면 속도는 더뎌진다”라며 “한식의 큰 매력은 다른 요리에 풍미를 더한다는 것이다. 건강한 트렌드는 물론이고 한식 식재료는 서구권의 음식과 잘 어울리므로 이를 활용한 변주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진화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자유기고가 네드 포니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일상 속 한식, 한식문화'를 소개하는 발표에서 “한식은 더 이상 ‘잘 알려지지 않은’ 음식이 아니라 미국, 캐나다, 유럽,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통음식”이라며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한류열풍이 지속되면서 많은 세계인들이 그 매콤하고도 건강하며 독특한 맛과 질감, 향에 매려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구워먹는 ‘불고기’ 요리법을 예로 들어 미국의 바비큐 요리에서의 ‘팀워크’ ‘공동체 의식’과 이어진다고 설명하며, 모두가 분업해 그릴에 고기를 굽고 나눠 먹는 특성이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머지 않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건강과 환경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한국의 식재료가 특히 어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익한 유산균이 많은 발효식품, 채소와 해산물 위주의 식단, 기름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찌거나 구운 요리 등이 팔레오식단을 따르는 서구권 소비자들에게 ‘꿈을 이루는’ 식단이라고 강조했다.

발표를 마치며 네드 포니 씨는 “한식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니 세계인 모두의 입맛을 공략할 수 있다”며 “달고 짜고 시고 새콤하고 매운 맛 등 거의 모든 한국요리에서 찾을 수 있으며 세계인의 식성이 채식, 육식, 혹은 잡식이든 간에 맛있는 무언가를 찾게 될 것”이라며 한식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이에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참여한 신동화 교수는 발효식품의 기능적·문화적 속성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며 “전통적으로 우리 식생활은 먹는 그 자체 행위보다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수단 등 정신문화로 해석해야 한다. 한국인에게 먹는 것은 생명이며 역사와의 소통방법이고, 가족과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우리 전통발효식품을 세계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식품이 내포한 다양한 문화적 속성과 탄탄한 과학적 기반을 융합해 물질적인 차원을 넘어 정신영역까지 그 기능을 확대하고 식문화민족으로서 위상을 높여 우리 식문화를 알려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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