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RTD 커피, 가을 입맛 잡기 경쟁
프리미엄 RTD 커피, 가을 입맛 잡기 경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10.23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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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 시장 성장…고급 원두에 로스팅·용기 차별화 제품 잇따라

블루보틀, 스타벅스 리저브, 폴 바셋, 바빈스커피 등 스페셜티 원두를 사용한 커피의 프리미엄화는 ‘커피공화국’으로까지 불리우고 있는 한국 시장을 세분화하는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 등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RTD(Ready To Drink)커피 시장에도 스페셜티 원두를 사용하거나 로스팅 품질을 높이고 용기를 차별화하는 등 프리미엄 커피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RTD커피의 고급화, 프리미엄화는 지속적으로 시도돼 왔으나 프랜차이즈 커피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이점으로 통하는 제품 특성상 가격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시장 예측에 제품 라인업이 확장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이 흥행할 정도로 그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세분화되면서 RTD커피업계도 스페셜티, 고급화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나 올해는 고품격 커피 트렌드가 주류를 이루며 고급 원두의 사용과 로스팅 기법 차별화를 꾀해 양질의 커피를 접할 수 있도록 해 현 시장에 더 큰 성장과 수요 세분화를 더하겠다는 각 사의 노력이 눈에 띈다.

△최근 스페셜티 커피 트렌드를 반영해 RTD(Ready To Drink)커피 시장에도 스페셜티 원두를 사용하거나 로스팅 품질을 높이고 용기를 차별화하는 등 프리미엄 커피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사진=각 사)
△최근 스페셜티 커피 트렌드를 반영해 RTD(Ready To Drink)커피 시장에도 스페셜티 원두를 사용하거나 로스팅 품질을 높이고 용기를 차별화하는 등 프리미엄 커피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사진=각 사)

실제 국내 RTD 커피시장은 작년 기준 1조3193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334억 원, 2.6% 증가했다. 특히 페트병 커피는 올해 상반기에도 성장세가 지속되며 전년 동기대비 61% 증가한 678억 원 규모로 커졌고, 판매 비중 역시 지난 2016년 4.3%에서 10.9%로 2배 이상 늘었다. RTD커피 전체 시장에서는 12년간 1위를 지키고 있는 칸타타(롯데칠성음료)를 2위 맥심 티오피(동서식품)가 바짝 추격하며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프리미엄 원두 커피 ‘칸타타’ 브랜드로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절반 수준 가격에 아라비카 고급원두로 만든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한 RTD 칸타타는 로스팅, 분쇄, 추출 전 과정을 차별화했으며, 에티오피아 모카시다모, 콜롬비아 슈프리모, 브라질 산토스 등 유명 산지 원두를 사용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칸타타브랜드 라인업에 더블드립식 프리미엄 라떼, 아메리카노, 카라멜 마키아토를 비롯해 저온추출 방식 콜드브루 블랙, 콜드브루 라떼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는 500ml 대용량 페트병에 든 ‘칸타타 콘트라베이스’를 내놨다. 대용량 커피 인기로 콘트라베이스는 작년 9개월간 1600만 개가 팔렸다. 올해 들어서는 5월까지 1350만 개가 팔렸으며 월평균 약 270만 개씩 팔려 전년 대비 50% 이상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칠성 ‘칸타타’ 1위…동서 ‘맥심 티오피’ 추격
서울우유·한국야쿠르트 콜드브루 제품으로 승부
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는 컵커피 시장서 두각
 

지난해 RTD커피 대표 브랜드 ‘맥심 티오피’로 15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동서식품은 RTD커피 ‘맥심 티오피 심플리 스무스 로스티’를 출시했다. 블랙과 라떼 2종으로 출시된 제품은 고급 커피로 손꼽히는 콜롬비아와 과테말라, 케냐산 원두를 블렌딩한 뒤 미디엄 로스팅해 부드러운 풍미와 고소한 향을 살렸다. 여기에 일반 커피전문점 톨 사이즈 커피와 비슷한 수준으로 용량을 360ml로 높여 ‘가용비’도 높였다는 평가다. 이는 기존 심플리스무스 제품(240ml) 대비 50% 가량 커진 수준이다.

코카콜라는 올해 듀얼브루 커피 ‘조지아 크래프트’를 선보였다. 뜨겁게 내린 커피인 ‘핫브루’에 최근 인기를 끌었던 ‘콜드브루’를 결합한 커피로, 핫브루의 풍부한 첫맛과 콜드브루의 깔끔한 마무리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다고.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2종으로 나온 조지아 크래프트는 기존 제품 대비 더 커진 용량인 470ml 캔 제품으로 출시됐다.

매일유업은 프리미엄 컵커피 브랜드인 ‘바리스타룰스’로 컵커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바리스타룰스는 매일유업 관계자가 직접 해외 커피농장을 방문하는 노력 등으로 프리미엄 원두를 구매하고 원두 로스팅과 추출 및 커피 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두의 품질을 평가하고 커피의 맛과 향을 감별하는 큐 그레이더(Q-grader)들이 세계 커피 생산량의 1%에 불과한 프리미엄 원두를 선정해 바리스타룰스를 만들고 있다. 이에 지난해에는 매출 482억 원을 기록하며 점유율 17%로 컵커피 시장의 압도적인 1위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달 ‘스페셜티카페 콜드브루 디카페인 커피’ 아메리카노와 라떼 2종을 출시했다. 제품은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공법으로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제품으로, 최상급 스페셜티 원두를 장시간 차가운 물로 우려내 쓴맛은 줄이고 부드러운 풍미를 더한 프리미엄 콜드브루 커피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편 서울우유는 지난 4월 스페셜티 커피 마니아를 겨냥하는 동시에 홈카페족을 타깃으로 한 ‘바리스타즈 스페셜티 라떼 키트’도 출시한 바 있다. 키트 구성품에는 서울우유와 에티오피아산과 브라질산 100% 스페셜티 원두 커피 액상이 들어있어 알맞게 섞기만 하면 바로 스페셜티 커피 라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한국야쿠르트는 2016년 '콜드브루 by 바빈스키'를 통해 RTD 커피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핫브루는 2015년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인 찰스 바빈스키의 레시피를 적용했으며, 풍미를 내기 위해 1년 이내 원두만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RTD 형태뿐 아니라 원액을 담은 액상스틱형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매년 200억 원 이상 매출을 거뒀다. 현재까지 누적 매출은 700억 원 이상이다.

RTD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RTD커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이점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인 만큼 전문점 수준의 스페셜티 커피를 제조하기엔 가격저항력이 강한 편이다”라며 “그러나 업계는 일정 수준의 고급화를 이룩하는 프리미엄 제품을 내놔 RTD커피 시장이 성장한 만큼 제품 세분화로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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