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류 1조대 정체-소스 고성장…순창 ‘소스의 메카’로 변신해야
장류 1조대 정체-소스 고성장…순창 ‘소스의 메카’로 변신해야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10.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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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 독특한 맛·기능성, 소스에 적용 땐 상품성 높여
제15회 장류포럼 ‘한국형 발효 소스산업 플랫폼 구축’ 주제로

요리의 풍미 증진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소스류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전통장류의 소스화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와 소비 진작의 필요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소스 시장은 2017년 기준 1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20203년까지 연평균 3.8%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지난 18일 순창장류연구소에서 ‘한국형 발효 소스산업 플랫폼 구축’을 주제로 열린 ‘제15회 장류포럼’에서 식품환경연구센터 나혜진 대표는 “세계 소스 시장은 다양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유기농, 저지방, 저염, 글루텐프리, 편의성 등이 향상된 소스 개발로 점차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소스 시장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라며 “특히 우리나라의 중요한 소스인 장류는 제품 자체의 소비는 감소하는 반면 이를 이용한 소스류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형 발효 소스산업 플랫폼 구축’을 주제로 한국장류기술연구회(회장 신동화)가 주최한 ‘제15회 장류포럼’에서 전통장류의 소스화를 통한 시장 성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제기됐다. (사진=장류기술연구회)
△‘한국형 발효 소스산업 플랫폼 구축’을 주제로 한국장류기술연구회(회장 신동화)가 주최한 ‘제15회 장류포럼’에서 전통장류의 소스화를 통한 시장 성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제기됐다. (사진=장류기술연구회)

나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장류 시장은 1조원대 시장에서 정체되고 있는 반면 장류를 포함한 소스류 시장은 2014년 대비 24.8% 성장했다. 이에 장류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용도별 소스가 개발되고 있고,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변화에 따라 소포장의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나 대표는 “순창은 고추장, 장류 등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브랜드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므로 우리나라 소스 산업의 중심 지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순창’의 브랜드를 장류 뿐만 아니라 소스에까지 확장시켜야 할 필요가 있으며 전통 이미지와 건강, 편리, 재미 등 현재와 미래 소비자를 아우를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라며 “순창의 장류 연구소,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등 이미 구축돼 있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장류 및 소스 산업을 리드할 수 있는 지자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세계인의 입맛 맞게 현지화, 편리한 제형 연구 필요
웰빙 식초 시장 확대…토종 종균 개발·신제품 개발을
장수 기업 ‘이금기 굴소스’ 유지-변화 추구…타산지석

한국식품연구원 홍상필 박사는 ‘장류 기반 소스류의 연구개발 전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장류는 차별화된 맛과 더불어 우수한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항산화, 항비만, 항당뇨, 콜레스테롤 저하, 면역력 강화 및 프로바이오틱스 기능 등 매우 다양한 기능성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는 장류 및 이를 기반으로 제조한 소스류의 상품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유익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장류는 콩을 주재료로 콩 유래의 이소프라본류를 비롯해 다양한 아미노산, 펩타이드, 당류, 유기산류, 지방산, GABA 등 다채로운 유용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홍 박사는 장류를 이용한 다채로운 소스의 개발에 있어 유용성분을 중심으로 우수한 기능을 나타내는 장류를 제조해 이를 주재료로 활용한다면 장류에 함유된 기능성 증진 효과를 소스에 부가해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장류 소스류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소비자 조사를 통한 현지화 노력이 필요하며, 편의성 부여와 유통안정성 강화를 위한 제형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농촌진흥청 여수환 박사는 ‘식초산업 동향과 농가형 발효식초 제조기술 개발’에 대한 발표에서 “오늘날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금의 섭취가 줄고 식초 소비가 늘면서 소비자 기호에 적합한 다양한 식초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웰빙 트렌드에 부합된 건가용 음료식초 시장이 늘어나면서 지역의 다양한 농·특산물을 이용한 기술 개발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그러나 국내 식초 시장은 우수한 토종 발효종균 개발 등 R&D 투자 미흡, 발효공정의 불안정성, 대내외 낮은 경쟁력 등으로 인해 과학화 및 고급화, 현대화가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농촌진흥청은 소규모 식초제조장의 초파리나 장기간 발효로 잡균 및 산막효모의 오염 빈도가 높아 품질 관리에 어려움이 많은 현장 애로 기술을 해결하기 위해 농가형 발효식초 제조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는 속성 발효식초보다 맛과 향이 풍부하고 GABA, 항비만 및 동맥경화 효과가 우수해 현장적용을 통해 생산업체의 소득 증진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 여 박사의 설명.

여 박사는 “향후 국내 식초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식초제조에 적합한 국산 종균기솔 개발, 제조공정 및 품질 향상, 전통식초 복원, 발효 대사체를 활용한 기능성 식초 등 신제품 개발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하며,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생산지별 특화 브랜드 및 권역별 특구 지정으로 산업용 소재화 연구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간장·된장 등 맞춤형 소스 상승
산-학-관 발효 소스 고급화해야

샘표식품 신의평 팀장은 ‘장류시장 현황 및 제품개발 트렌드’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장류 시장은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감소 추세이나 최근 간장, 된장 시장이 맞춤형 소스 제품 개발로 반등을 시도 중이다”며 “간편 식품 및 외식 증가 등 소비트렌드 변화로 인해 요리 용도에 특화된 용도 특화형, 특정 타깃 특화형, 소용량, 프리미엄을 앞세운 제품들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신 팀장은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사회적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기획하고,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장류 전체의 고부가가치화와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제조업체·업자, 학계, 정부 등 관계자들의 협력을 통해 발효 소스의 기반인 우리 전통 장류의 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장류, 식초 등 전통발효소스 시장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선 철저한 소비 시장 분석을 통해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이에 제조업체·업자, 학계, 정부 등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사진=장류기술연구회)
△이번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장류, 식초 등 전통발효소스 시장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선 철저한 소비 시장 분석을 통해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이에 제조업체·업자, 학계, 정부 등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사진=장류기술연구회)

이금기 진정기 팀장은 ‘중국 소스 산업의 현황’에 대해 발표하면서 “이금기는 3세기에 걸친 기업으로서 성공비결 중 하나는 철저하게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천해온 것”이라며 “모든 제조공정에서 환경을 고려하고 정직하고 책임있는 제품을 제조하며 사회와 함께 발전하고 직원의 행복과 성장을 추구해옴으로써 130년 이상을 성공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금기는 1888년 중국 광둥성 주하이 지역에서 세계 최초로 굴소스를 발명, 현재 중국, 미국, 말레이시아 등 5개 공장을 생산해 전 세계 100여 개 시장에 200여 종 이상의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소스 브랜드로 성장한 기업이다.

진 팀장은 “이금기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유지’와 ‘변화’ 두 이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라며 “역사와 전통은 유지하되 비즈니스는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스타제품들은 유지하되 신제품 개발은 끊임없이 시도하고, 제품 품질과 철학은 유지하되 제조 기술은 고급화하며, 기존 유통채널은 유지하되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은 개척하고, 기존 제품 홍보 방식은 유지하되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장수 기업의 비결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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