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패키징(포장재)의 트렌드와 전망-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81)
식품 패키징(포장재)의 트렌드와 전망-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81)
  • 하상도 교수
  • 승인 2019.10.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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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포장’ 세계적 추세…고객 만족·기업 성장·사회 공헌

전 세계 플라스틱 포장의 점유율은 2000년 17%에서 2015년 25%까지 증가했고(美 엘렌 맥아더재단 조사) 美 환경보호청의 조사에서도 2015년 생산된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의 14.6%만이 재활용되었다고 한다. 유럽플라스틱제조자협회(EUROMAP)가 발표한 '세계 63개국의 포장용 플라스틱 생산량 및 소비량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1인당 연간 포장용 플라스틱 소비량은 약 62kg으로 벨기에(85.11kg)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작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61 kg)과 거의 같은 수준인데, 벌크 형태로 주로 구매하고 종이 포장 사용량이 많은 미국(48.7kg), 식품포장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중국(24kg)보다 훨씬 많아 환경문제가 걱정이고 포장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미국 내 폐기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제품 포장(패키징)’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1인당 연간 48.7 kg에 그쳐 우리나라(62 kg)보다 훨씬 적게 사용한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미국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벌크형태의 식품을 구매하는 특징이 있고 종이를 많이 사용해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미국은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환경문제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적은 편이다.

글로벌 식음료 시장의 패키징 트랜드 역시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지향하고 있다. 최근 북미 재활용 섬유제품 생산 회사인 Sustana Fiber가 친환경 종이컵을 만들어 스타벅스와 협력했고 대부분의 음료 제조업체들은 혁신적인 포장을 통해 소비자를 자극하고 안전성을 높이며 비용을 절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식품기업들은 단순히 멋진 디자인으로 첫 구매를 유발하고 음식을 저장하는 포장의 기능을 넘어 환경까지 생각하게 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공략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LA지사의 최근 미국 식품시장에 불고 있는 패키징 트랜드 조사결과, 친환경이 대세였고,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유리 용기와 재사용이 가능한 식품 포장이 각광 받고 있다고 한다.

최근 해양오염과 해산물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친환경 소비에 대한 니즈와 플라스틱 용기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종이, 볏짚 등 분해가 용이한 재료와 액체식품에 사용 가능한 유리다. 유리는 과거 식품포장으로 인기를 누렸으나 무겁고 잘 깨져 배송이 어렵고 부피가 큰 단점이 있어 가볍고 내구성 강한 플라스틱으로 대체돼왔었다. 그러나 최근 비용과 불편함보다 환경과 건강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에 재조명되고 있다. 물론 재사용 포장에는 단점도 있다. 용기 제작 비용문제, 재사용 시 세척과 소독 등 위생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병 안에 생긴 미생물 생물막, 잔류 화학물질, 음식 찌꺼기에 의한 알레르기 유발물질 잔존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율적 수거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궁극적으로는 일회용보다 더 저렴할 수도 있다고 한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이러한 추세에 잘 대응하고 있다. 올 7월 크래프트 하인즈사는 2025년까지 자사 제품 포장을 100% 재활용 또는 재사용이 가능토록 만든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며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 공표했는데, 오는 2025년까지 세계 모든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한다고 한다. 특히 독일 베를린의 '플라스틱 프리' 시범매장에서는 종이빨대와 나무칼을 사용하고 소스나 양념은 식용 와플컵 등에 담아내거나 잔디로 만든 포장지로 햄버거를 포장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친환경 식품 포장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기업은 단연 풀무원이다. 2022년까지 전 제품에 ‘환경을 생각한 포장’ 원칙을 적용하고 플라스틱 사용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풀무원로하스는 소포장 상자를 과감히 제거했고 설탕 제조공정에서 버려지는 사탕수수대로 만든 비목재 펄프 등 친환경 패키지로 만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 사용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선물용 과대포장이 많고 플라스틱 포장 규제도 약하다. 또한 배달음식이 활성화돼 있어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된다. 소비자들은 비닐 테이프가 필요 없는 박스, 코팅되지 않은 박스, 젤 대신 물로 충전한 보냉·보온팩, 빨대와 비닐, 플라스틱 퇴출을 원한다. 앞으로 우리 소비자들은 환경오염의 주범인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줄이기, 과대포장 근절에 앞장서야 한다. 기업의 친환경 패키징 전환 활동은 환경친화적이며, 사회공헌 이미지를 심어줘 기업 성장에 큰 이익이 될 것이라 당분간 시장의 핫한 트랜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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