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형마트’ 초저가로 승부수
‘위기의 대형마트’ 초저가로 승부수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11.07 01: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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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서 스낵·식용유·고추장 등으로 품목 확대…이커머스와의 경쟁서 이익 증대 미지수

대형마트가 실적 부진에 대응해 ‘초저가’ 경쟁에 나섰다. 이는 e커머스 쇼핑에 밀려 올해 한층 심각해진 대형마트의 수익성 악화와 맞닿아있다. 일각에서는 2010년 벌어졌던 ‘10원 전쟁’의 되풀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위 대형마트 업체인 이마트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 급감했다. 특히 2분기엔 영업손실만 299억 원으로 창립 이후 첫 적자였다.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은 1200억 원대로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지만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적은 수치다. 롯데마트의 2분기 영업손실은 339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 적자폭이 커졌다. 홈플러스는 2018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기준 영업이익(1091억 원)이 전년 대비 57% 넘게 감소했다.

△e커머스 쇼핑에 밀려 올해 한층 악화된 실적에 대형마트들은 초저가 전략을 밀어붙이며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이마트, 롯데마트)
△e커머스 쇼핑에 밀려 올해 한층 악화된 실적에 대형마트들은 초저가 전략을 밀어붙이며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이마트, 롯데마트)

이에 기업들은 다각도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최근 ‘초저가’ 전략도 그 중 하나다. 특히 이마트는 출혈을 고려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초저가 전략을 밀어붙이기로 하고 상시적 초저가 브랜드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생수, 물티슈, 치약 등 소비자가 많이 찾는 생활 필수품 등을 대량으로 매입해 상시적인 초저가 구조를 확립하고 한번 책정한 가격은 바꾸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소비자 호응은 초저가를 특징으로 건 이마트 PB생수 ‘국민워터’에서 가장 컸다. 이마트는 생수 생산지를 물류센터와 가까운 생산지로 이원화해 물류비를 대폭 낮추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형태로 초저가 생수를 내놨다. 지난달 19일 2리터 병당 314원이라는 충격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국민워터는 출시 일주일 만에 총 41만병이 판매되며 전체 생수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후 식용유, 콘칩, 땅콩캬라멜콘, 고추장 등 초저가 제품들을 확대, 매출 호조에 관련 카테고리 실적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마트 측은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 구매 고객의 1회 구매액이 7만1598원으로 비구매 고객(4만9070원) 대비 46% 더 많았으며, 10월까지 상품 수를 140여 개, 연내 200여 개로 늘려 향후 500개 수준의 초저가 상품을 지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10월 한달 간 진행하는 ‘통큰 한달’ 행사를 통해 2000여개 품목을 초저가로 선보이며 소기의 성공을 거뒀다. 10월 1~16일 동안 실적을 보면 이전 달 대비 매출은 3.2% 고객수는 4.0% 증가했다. 특히 기획상품으로 파격가에 선보인 상품들은 평소보다 20배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펄프화장지는 평소보다 20배, 머루포도는 40배 증가했다.

초저가 생수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초저가 생수를 판매하기 시작한 9월 19일부터 30일까지 전년 동기간 대비 매장을 방문하는 객수는 전년 대비 4.7% 가량 늘었다.

홈플러스는 두 업체보다 더 낮은 가격인 2리터 1병당 265원인 생수 제품을 제시했다. 홈플러스도 오는 19~25일 전국 140개 점포와 온라인에서 자체브랜드 생수 ‘바른샘물’을 1590원(2리터×6병)에 판매한다. 단 1인당 2묶음까지만 구매할 수 있게 했다.

홈플러스가 작년 초 론칭한 PB생수 브랜드 ‘바른샘물’은 롯데칠성음료가 제조한 먹는 샘물이다. 그동안 홈플러스 스페셜에서 1880원에 판매했던 상품이지만 최근 대형마트 간 초저가 경쟁에 가격을 더 낮춰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홈플러스는 11월 27일까지 4주간 대규모 할인행사인 ‘블랙버스터’를 전개한다. 홈플러스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 200여 종을 블랙버스터 스페셜 패키지로 제작해 저렴하게 선보인다. 매주 10개 내외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빅딜가격’, 300여 종 핵심 생필품을 반값 수준에 내놓는 ‘득템찬스 1+1’, 코리아세일 페스타와 연계해 할인행사도 연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e커머스의 성장이 오프라인 생태계를 뒤흔든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들도 e커머스 못지 않은 초저가로 상품을 판매해 수익성이 나빠진 대형마트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좋은 물건을 싼 값에 판매하는 유통업의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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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역 2019-11-07 09:00:02
치역은 뭐죠? 구매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