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식의 기본 반찬 ‘김치’ 살려야
[기고] 한식의 기본 반찬 ‘김치’ 살려야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9.11.11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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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명예교수 (전북대학교,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밥 한 그릇에 김치 한 보시기, 이런 구성이 수천 년 간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식처럼 먹어왔고 이 음식의 덕으로 이 민족이 생명을 영위하고 자손을 번성시켜 왔다. 오늘의 번영을 이룬 근본적인 바탕은 밥과 김치가 곁들인 밥상이 주 원천이었다.

밥이 주요한 영양원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필요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원이 됐으나 여기에 더해 필수성분인 비타민이나 무기질 공급은 김치가 주요 공급원이 됐다. 또한 거의 모든 김치에 들어가는 젓갈과 해산물, 잣 등 견과류 등은 필수아미노산의 공급원이었다. 이렇게 건강에 기여한 뜻을 안다면 결코 김치를 우리 곁에서 멀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해왔고 지금도 그 역할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니 그 역할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쌀이 부족했던 시절, 보리밥에 김치면 한 끼를 때울 수 있었고 감자와 고구마가 대체 식량이 되는 경우도 김치는 빼놓을 수 없는 구색 맞춤 반찬이었다. 이제는 주부식에서 간식으로 위치가 바뀌었지만 감자나 고구마도 김치가 있으면 한 끼를 때우는데 부족함이 없었던 시절도 그렇게 먼 과거가 아니다. 이 나라 국민들은 1980년 대 이후 경제 발전으로 끼니 걱정은 없어졌고 이제는 섭취한 열량이 너무 많아 비만과 만성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 건강상 이유로 음식 덜 먹기 운동을 벌리고 있으니 우리 식단이 너무나 큰 변화를 겪으면서 한식단의 기본인 김치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최근 이 분야 전문가들은 우리 건강을 키기 위해서는 1970년대 채소류 중심의 식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때의 주식은 밥(쌀+보리+잡곡)이 있고 빠지지 않는 것이 배추김치와 깍두기, 총각김치 등 거친 음식이었고 겨울의 별미, 얼음이 둥둥 뜨는 동치미는 한 계절을 지나는데 지루하지 않게 하는 주요 매체가 되곤 했다. 이제 김치를 재조명하고 다시 밥상으로 불러들여야 한다.

우리 식단에서 육류나 고단백 식품의 비중이 크게 올라가면서 고혈압, 당뇨, 암 등 만성병 이환율이 높아지는 것은 음식의 종류나 먹는 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육류 중심인 서양식의 폐해가 나타나면서 식단구성을 달리하려는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데 특히 육류소비량을 줄이고 채소나 과실의 비율을 높여 건강을 회복하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우리는 1980년대 이전에 채소류 중심의 식단을 경험했고 이 식단의 중심에 김치 등 발효식품과 채소류가 있어 이상적인 배합이 됐다. 지중해식 식단이 세계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 한식도 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김치는 배추에 고추, 무, 파, 마늘, 생강, 잣 등 모두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식품재료를 이용하고 있으며 생산량이 풍부하고 가성비가 높은 음식이다. 특히 같이 들어가는 각종 젓갈 등 조미료와 고춧가루, 깨 등 양념은 균형 영양을 뒷받침하는 보조제로 손색이 없다.

근래 밝혀지고 있는 김치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들은 프로바이오틱스로, 유익생균제이며 김치섭취로 장내미생물의 균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살아있는 식품인 김치는 젖산균을 포함, 수억 마리 유익미생물이 존재하고 이들을 직접 섭취함에 따라 우리 장내의 미생물 구성을 크게 개선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만병의 근원인 비만억제, 순환기계 질환예방 등 현대인의 기피 질병이환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특히 김치에 많이 들어있는 식이섬유는 인체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장내미생물의 먹이가 돼 장 건강유지에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김치를 가까이 함으로서 얻어지는 이점은 이미 잘 밝혀져 있는데도 소비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육류와 고지방 식품으로 편향된 식습관과도 관계가 있으나 김치 자체가 변해버린 소비자의 현대적 감각에서 멀어진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김치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장기계획을 수립, 범국가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우선 식탁의 주체인 가정에서 김치를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개발이 우선되고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김치의 우수성을 홍보해 자녀의 건강을 지키는데 김치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다음으로 보편화된 학교급식에서 학생이 김치를 기피하는 이유를 파악해 새롭게 개선한 김치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호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끝으로 김치를 원재료로 한 다양한 제품개발이 필요하다. 김치를 갈아 만든 소스, 김치의 맛과 향을 그대로 유지하는 즉석조미료, 서양식인 빵에 발라 먹을 수 있는 스프레드 형, 육류제품에 쉽게 적용 가능한 조합김치 등은 새로운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는 김치류 제품들이다. 김치의 기본을 지키되 현대인의 입맛에 맞고 편의성을 갖춘 제품을 활발히 개발·보급해야 한다.

한식의 자존심, 김치를 계속 발전시켜 약화되고 있는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고 어려움에 처한 생산자 농민에게도 김치원료를 안정적으로 생산,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욱 역점을 두어야 할 할 분야는 김치를 통한 다양한 기능성을 부각해 세계인의 건강지킴이로서 김치가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학계와 언론, 업계, 소비자들의 각별한 애정이 절실한 지금이다. 우리 유전인자에 김치를 다시 각인해 몇 십 년 후 김치가 우리 밥상에서 사라지는 끔찍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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