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통하는 ‘한국의 매운맛’…한류 열풍 속 떡볶이·라면·김치 등 매운 음식 관심 고조
베트남에서 통하는 ‘한국의 매운맛’…한류 열풍 속 떡볶이·라면·김치 등 매운 음식 관심 고조
  • 배경호 기자
  • 승인 2019.11.19 0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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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두끼 떡볶이’ 30호 개점…가성비 좋은 뷔페로 명성
‘불닭볶음면’ 인기…매운맛 순화시킨 ‘치즈불닭’도 유행

한국의 매운맛이 베트남에서 통하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한식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맵다’ ‘맛있다’ ‘건강에 좋다’ 등이다. 특히 한국음식의 대명사로 꼽히는 ‘김치’를 맛보는 대부분 외국인들의 공통된 반응이 ‘맵다’면서도 건강에 좋은 발효음식이란 이미지로 인해 연신 젓가락질을 한다. 이러한 반응은 베트남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는 달리 한국인만큼 매운 음식을 즐겨먹는 베트남인들에겐 한국의 매운맛 음식은 매워서 먹기 힘든 음식이 아니다. 여기에 최근 한류 열풍이 그 어느때 보다 강해 베트남에서는 한인 밀집지역이 아닌데도 한국 라면과 떡볶이 등 한국의 ‘매운 맛’을 무기로 한 음식과 음식점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코트라 호치민 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K-Pop과 박항서 감독의 인기 등 한류의 영향으로 베트남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한국 문화, 한국 음식이 한창 인기를 끌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다양한 한식당 및 한국 외식기업 프랜차이즈가 생기고 있으며 떡볶이와 김밥, 라면, 짜장면, 삼겹살, 김치 등 우리나라 대중 음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매운 라면, 불닭 시리즈, 떡볶이 등 한국의 매운 음식들이 현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떡볶이’에 열광하다
언젠가부터 베트남 한식당에서 떡볶이가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이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베트남인들에게 떡은 낯선 음식이 아니라 친숙하기 때문이며 매운 맛을 즐기기에 이들의 입맛에도 맞다.

떡볶이로 현재 베트남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이 ‘두끼 떡볶이’다. 한국에 19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 떡볶이 프랜차이즈로, 베트남 외에도 대만,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떡볶이가 메인인 곳이지만 여러 가지 음식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두끼는 2018년 11월 호찌민시 1호점 개업 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8월 22일 기준 베트남 내 30호점 오픈 계약을 체결했다.

두끼의 성공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현지화’다. 두끼는 한인타운이 위치한 곳이 아닌 베트남 현지인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공략했다. 가격대는 베트남인들의 평균 외식 비용이 한화로 5천 원~1만 원대임을 감안해 7,500원 정도로 결정, 가성비 좋은 뷔페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두끼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베트남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한국 떡볶이가 유행을 타고 있었다. 베트남 내 한식당 및 현지식당 등에서도 떡볶이를 판매하고 있었고 길거리에서도 떡볶이를 판매하는 곳이 있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떡볶이는 베트남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었으며 두끼가 이러한 시장 상황을 잘 이해한 것이다.

두끼는 다양한 종류의 떡, 어묵, 면, 소시지, 야채 등 100% 한국산 재료를 사용하는 걸로 유명하다. 메인 메뉴인 떡볶이 또한 한국의 대중적인 매콤한 떡볶이만이 아닌 크림, 짜장, 로제 등 다양한 맛을 준비해 폭넓은 연령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두끼의 최대 특징 중 하나는 고객이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독특한 즉석떡볶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즉석떡볶이가 생소한 고객들을 위한 소스 황금비율 안내 등도 준비해 두고 있다.

이 외에도 베트남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식당, 카페 등의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해 ‘두끼 베트남(Dookki Vietnam)’이라는 이름으로 SNS계정을 만들어 매장과 이벤트 정보를 게시하고 있다.

한편, 10월 초 호치민 무역관은 두끼에 대한 현장 평을 직접 취재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공통된 두끼의 강점은 ‘맛’이었다. 실제로 인터뷰 대상자들은 “매운 떡볶이랑 치킨을 먹어봐야 한다” “치킨만 먹고 싶어질 정도로 치킨이 맛있다” “소스부터 야채, 튀김류까지 매우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서 좋다” 등 맛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응을 전했다.

무역관은 또 베트남 주요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Foody 사용자들의 리뷰에서는 가격에 대한 긍정적인 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며 “일반 뷔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학생들도 부담스럽지 않다” “약 15만 동에 음료도 무제한이라 좋다” 등의 리뷰가 공통적인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한창인 베트남에서 한국의 매운 맛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는 가운데 한국라면과 떡볶이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는 철저한 현지화로 급성장하고 있다(사진 왼쪽). 또 한국식 라면 조리 방식을 지향하는 현지 프랜차이즈 ‘사신’은 한국의 매운맛과 현지화된 복합적인 맛으로 한국 라면이 새롭게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했다(사진 오른쪽 위). 전세계 76개 국에 수출되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시리즈’는 베트남에서도 매운맛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에 불닭 시리즈 소스도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사진 오른쪽 아래). (사진=각 사)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한창인 베트남에서 한국의 매운 맛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는 가운데 한국라면과 떡볶이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는 철저한 현지화로 급성장하고 있다(사진 왼쪽). 또 한국식 라면 조리 방식을 지향하는 현지 프랜차이즈 ‘사신’은 한국의 매운맛과 현지화된 복합적인 맛으로 한국 라면이 새롭게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했다(사진 오른쪽 위). 전세계 76개 국에 수출되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시리즈’는 베트남에서도 매운맛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에 불닭 시리즈 소스도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사진 오른쪽 아래). (사진=각 사)

◇K-매운 맛의 시작 ‘사신’
사신(Sasin)은 베트남 요식업 브랜드로 2016년부터 호찌민시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 호찌민시를 비롯한 하노이, 다낭 등 다양한 지역에 총 46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가게 이름인 ‘사신’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중 하나인 캐롤라이나 리퍼의 '리퍼' 부분을 한글로 표현한 것으로, 대표 메뉴는 매운맛의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 한국식 라면 'Mi Cay'다.

'Mi Cay'는 베트남어로 '매운 라면'이라는 뜻으로, 사신은 한국식 라면을 사용해 한국식 라면 조리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맛 자체는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라면의 매운맛이 아닌 베트남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춘 매운맛, 단맛 및 신맛이 섞인 복합적인 맛이다.

기본적인 메뉴는 한국의 매운 라면이지만 사용되는 재료는 징거미새우, 생선, 해산물, 소고기 등 매우 다양하다. 한국식 매운 라면 전문점답게 김치를 사용한 라면 종류가 많다. 맵기 단계도 가장 순한 맛은 0단계, 가장 매운맛은 7단계이다. 가격대는 4만2000동부터 7만9000동 까지 다양한 편이다. 라면 외에도 김밥, 타코야키 등의 사이드 메뉴도 판매되고 있다.

사신의 이러한 성공요인 중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현지인들이 밀집돼있는 곳을 위주로 매장 수를 늘리고 가격대 또한 현지인들의 사정을 충분히 파악한 가격대로 판매했다. 맛도 단순히 매운맛이 아닌 베트남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단맛, 신맛, 매운맛이 조화롭게 섞인 매운 라면을 판매했다. 비록 한국의 매운 라면과는 차이가 있으나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춰 조화롭게 잘 변형된 사례다. 특히, 사신의 한국 라면 붐은 베트남 내에서 ‘한국 라면’ 자체가 새롭게 주목 받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K-매운 맛의 정점 ‘불닭볶음면’
베트남 라면시장에서 한국 라면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삼양식품의 ‘불닭시리즈’가 2017년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동안 SNS에서 ‘파이어 누들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세계적으로 인기 상품이 된 ‘불닭 시리즈’는 중독적인 매운 맛으로 베트남에서도 크게 주목받았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불닭 시리즈를 김이나 김치와 같이 먹기도 하며 매운 소스와 면의 단맛이 섞인 복합적인 맛을 즐긴다.

베트남에서는 오리지널이 판매량이 가장 높으며, 까르보, 핵불닭, 커리, 치즈 등 다양한 불닭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또 불닭 시리즈 소스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K-매운 맛과 치즈의 만남 ‘치즈불닭’
치즈불닭은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국음식 치킨과 매운맛, 치즈의 조합이다. 불닭 시리즈에 비해 매운맛이 크게 강하지도 않고 치즈를 섞어 매운맛을 순화시킨 조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베트남 젊은이들이 즐겨 먹으며 한식당 외에도 현지 식당에서 비슷한 메뉴를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치즈불닭은 베트남에서 사람들이 즐겨 먹는 닭고기, 야채, 치즈 등을 사용하고 있고, 고추장, 떡 등 베트남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한국 재료를 사용한다.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치즈불닭 리뷰 및 한국 치즈불닭 조리법 등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볍게 유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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