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이야기⑦:계란(鷄卵)-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85)
식재료 이야기⑦:계란(鷄卵)-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85)
  • 하상도 교수
  • 승인 2019.11.2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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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생 특별 방역…유통 계란은 검사 거쳐 무균에 안전

아프라카돼지열병(ASF)에 이어 조류독감(AI)이 또다시 발생했다. 올해도 철새를 통한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H5형)이 다수 검출되는 등 AI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1월 11일에는 전북 부안군 동진강 하류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시료에서도 H5형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AI)가 확인됐다고 한다. 현재 국내로 유입된 겨울철새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증가했으며, 주변국인 대만과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도 올 들어 90건의 AI가 발생하는 등 다시 창궐할 기미가 보인다고 한다. 이 경우 닭고기 뿐 아니라 계란까지도 루머에 시달리는데, 11월 12일 농식품부는 AI와 구제역 선제적 대응을 위해 ‘특별방역조치’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작년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촉발된 계란의 안전관리 대책으로 올 2월 23일부터 ‘달걀 껍데기(난각) 산란일자 표시’가 의무화됐고, ‘축산물의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을 개정해 계란의 냉장 보존 및 유통을 의무화한 바 있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미국에서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계란으로 인해 매년 수 천 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다. 우리나라 계란 제품 시장도 1조 4천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그 소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계란 관련 소비자 불만 1위는 ‘신선도 및 부패변질 우려’였고, 2위는 ‘항생물질 잔류 여부’, 3위는 ‘계란의 품질등급제 및 유통기한 표시 통일’, 4위는 ‘영양 강화 계란에 대한 과학적 신뢰성’이라고 한다. 소비자는 계란의 신선도와 위생·안전문제를 가장 우려한다고 보면 된다.

계란은 높은 콜레스테롤 때문에 건강의 적으로 오해와 누명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저렴하고 고단백의 감칠 맛 덕분에 가성비 높은 최고의 국민 식재료가 됐다. 또한 계란은 새우와 함께 콜레스테롤 함량은 높지만 포화지방 함량이 낮은 저칼로리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美 농무부(USDA)에 따르면 찐 계란 1개의 열량은 78 ㎉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매년 10월 둘째 주 금요일은 ‘세계 계란의 날’(World Egg Day)이다. 뉴질랜드 뉴스미디어 스쿱컬처(Scoop Culture)는 10월 9일자 기사에서 ‘계란을 먹어야 하는 5가지 이유’를 선정해 발표했다.

첫째, 계란은 지구상에서 가장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며, 환상적인 단백질 공급원이다. 계란에는 비타민 A, B, D, 칼슘, 요오드, 셀레늄 등 14개의 필수 영양소가 들어 있고 단백질이 6g이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둘째, “계란엔 세포막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 두뇌 발달을 돕는 콜린이 풍부하다.” 셋째, “계란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높여 심장병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 넷째, “계란 섭취는 눈 건강을 돕는다.” 계란엔 비타민 A가 풍부하고 노른자의 항산화 성분인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눈 건강을 지켜준다고 한다. 다섯째, “계란은 최상의 동물성 단백질 식품이라 면역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소비자들은 “계란을 사면 꼭 세척해 먹어야 하나?” 늘 궁금해 한다. 그러나 정답은 Yes일 수도 있고 No일 수도 있다. 이미 깨끗한 계란이라면 굳이 세척을 하지 않아도 되고 세척 안하는 게 오히려 저장하거나 먹기에는 낫다. 그러나 핏자국이나 분변, 깃털 등이 묻어 지저분하거나 살모넬라균 등 세균에 오염된 계란이라면 당연히 물 세척을 해서 먹는 것이 좋다. 우리 식품공전에도 “달걀을 세척하는 경우 30℃ 이상이면서 계란 품온 보다 5℃ 이상의 깨끗한 물로 세척해야 하고, 세척한 달걀은 냉장으로 보존·유통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계란을 물 세척하게 되면 계란 껍질의 자연보호막인 난각 큐티클 층이 손실돼 부패와 미생물 오염에 쉽게 노출되므로 손해를 보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이 풍부하고 환경오염이 심하지 않은 미국과는 달리 유럽연합(EU)은 환경 보호를 중시 해 난각의 천연 코팅층인 큐티클층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물 세척을 오히려 금지하고 있고 신선란은 5~20℃, 냉장란은 0~5℃의 온도에서 보관토록 하고 있다.

혹시라도 AI가 창궐하게 되더라도 시중에 유통되는 닭고기나 오리고기, 계란은 검사를 거친 건강한 것들이라 AI를 보균하고 있지도 않고 안전하다. 게다가 AI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75℃ 이상에서 조리하면 사멸하고 전 세계적으로 음식으로 조리된 닭고기나 계란을 먹고 AI에 감염된 사례는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

특히, 소비자를 위한 계란의 올바른 취급방법인 ‘구매 시 난각표시를 확인해 산란일자, 유통기한, 사육방식 등을 확인할 것’, ‘깨끗하고 깨지지 않은 신선한 계란 구입’, ‘구입 후 바로 냉장 보관’, ‘충분한 조리’, ‘요리 후 2시간 이내 빠른 섭취’, ‘깨지거나 금 간 날계란 섭취 금지’, ‘계란과 접촉한 손과 조리기구의 철저한 세척’ 등을 항상 실천했음 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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