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숨겨진 건강과 과학] 커피 항산화 등 질병 예방 효과 주목…정신 건강·인지 기능에도 도움
[커피에 숨겨진 건강과 과학] 커피 항산화 등 질병 예방 효과 주목…정신 건강·인지 기능에도 도움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12.03 0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폴리페놀 등 다양한 성분…간 질환·당뇨·폐암 등에 긍정적 영향
하루 1~2잔 만성 신장 질환 위험 줄여…사구체 여과율 증가
한국인 건강 지표 조사서 1~4잔 대사증후군 21~30% 감소

의학계 커피 전문가들이 모여 커피와 건강의 과학적 연관성을 밝힌 본지 주최 ‘커피에 숨겨진 건강과 과학’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효과(서울대 의과대학 조비룡 교수) △커피 섭취와 만성 신장질환 발병과의 상관관계(연세대 의과대학 한승혁 교수) △한국 성인의 커피 음용과 건강지표와의 상관관계(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신상아 교수)에 대한 주제발표가 진행, 과학적으로 밝혀진 커피와 건강에 대한 연관성을 진단하고, 커피 속 성분에 대한 오해를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 조비룡 교수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효과’

카페인 하루 400m 이하 섭취 땐 삶의 질 향상 등 긍정 효과 높아

△조비룡 교수(사진=식품음료신문)
△조비룡 교수(사진=식품음료신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조비룡 교수는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효과’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카페인, 항산화 작용의 클로로제닉아씨드, 혈당을 떨어뜨리는 카페스톨 등 리피드 계열 성분 등 주요 성분에 따른 기전에 대한 효과가 다양하다”며 “커피는 1000여 가지 화학물의 복합체로, 어떤 로스팅, 브루잉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다양한 물질, 반응이 일어난다”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커피의 카페인은 대부분 신장에서 재흡수되기 때문에 각성효과는 곧바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2~5시간 유지된다. 이러한 카페인을 대사하는데 미치는 요인들이 생각보다 많다. 연령이 낮을수록 대사작용이 오래 지속되고, 여성에게 20~30% 더 짧게 영향을 주며, 임산부의 경우 카페인이 태아에게 전달될 뿐 아니라 2배의 대사효과를 유발하는 등 반감기 영향 인자가 존재한다. 간에서 해독작용을 하는 CYP1A2 대사체의 차이도 카페인 대사 정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섭취량이나 빈도에 따른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 건강효과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환경 및 신체 내 영향인자와 다양한 종류의 아데노신 수용체 등 화학성분의 다양한 반응으로 여러 건강 효과가 유발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한 예로 관찰연구 결과 커피를 마시는 경우 어린이 급성백혈병, 폐암, 유산 등의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간질환, 통풍, 성인 백혈병 등에는 유익한 효과를 보였다.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당뇨, 자궁내막암, 폐암 등 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뇨에 있어서는 커피의 섭취량이 높을수록 대사량, 혈당량을 줄이는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뇨, 간경화, 신장결석 등 질병에 있어 커피 섭취량과의 상관관계 그래프는 U자 모양의 결과치를 보여 무조건 많이 섭취하는 것이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유방암의 발병률에는 커피 섭취나 그 양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후두암의 경우 차, 커피의 섭취가 늘수록 발병률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임신, 삶의 질, 우울증, 금단증상 등 부정적인 효과도 보이고 있다.

커피의 섭취는 섭취자의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 결과도 있다. 커피의 섭취가 높을수록 삶의 질이 높아지고, 우울증에 있어서도 4잔 이상 마시는 사람에 있어 그 발병률이 낮아지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인지기능에 있어서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조 교수는 “커피는 섭취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지만 대부분의 질병 발병률과의 상관관계에서 U자 곡선을 그리기 때문에 무조건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게다가 커피 속 카페인은 중독현상을 불러 두통, 피로함, 어지러움 등 증상의 금단증상도 보일 수 있다. 낮은 용량에도 금단현상은 일어날 수 있으며 이를 끊은 후 12~24시간 내에 발생해 최대 9일까지 증상이 지속될 수 있는 위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커피는 인지기능, 항산화효과, 사망률 감소, 심혈관질환, 당뇨병, 간질환, 일부 암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후두암, 유산, 의존 증상, 금단 증상 등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라며 “따라서 커피 섭취에는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섭취시 유의해야 한다. 하루 400mg의 카페인 또는 3잔 이하의 커피 섭취는 일반적으로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 한승혁 교수 ‘커피 섭취와 만성 신장질환 발병과의 상관 관계’

아데노신이 염증 반응 줄여…개인차 있어 섭취에 균형 필요

△한승혁 교수(사진=식품음료신문)
△한승혁 교수(사진=식품음료신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한승혁 교수는 ‘커피 섭취와 만성 신장질환 발병과의 상관 관계’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최대 카페인 섭취량 하루에 6mg/kg, 성인 기준 400mg이 적정량으로 커피의 주된 성분으로 알려진 카페인 외에도 커피에 든 성분들은 다양하다”라며 “다양한 성분으로 인한 질병 예방 효과가 의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바, 대표적으로 심혈관 질환과 항산화 작용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신장관련 질환 또한 커피 속 아데노신이라는 성분이 질병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심장과 같이 신장도 혈관으로 구조돼 있어 심혈관에 좋은 것은 신장에도 좋을 수 있는 반면 나쁜 것은 그에도 안 좋을 수 있다. 그래서 혈관 수축 물질을 투입해 신장혈류량을 줄이도록 조성한 실험상황에서 커피를 마신 실험군은 신장혈류량이 덜 감류하는 실험결과를 낳기도 했다.

만성신장질환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보이는 것은 커피 속 아데노신 때문이라고 학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고. 혈관 속에는 염증에 반응하는 대식세포가 존재, 아데노신이 이 세포를 염증 반응을 줄이는 치료 과정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장기간 노출시 장기 섬유화를 촉진하기도 하며, 마찬가지로 아데노신의 혈관 수축작용도 양날의 검이라는 것이 한 교수의 설명이다.

그 외 신장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즐 것으로 예상되는 커피 성분으로 크로로제닉아시드, 포타슘, 다양한 미네랄 등도 학계에서 언급되고 있다.

성인 남성 8717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 커피를 1~2잔 이상 마셨을 때 만성신장질환의 위험도가 감소했으며, 모든 모델을 분석한 결과 약 20%의 위험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연령이 낮을수록 그 효과가 높았으며, 같은 신체조건에서도 커피를 마시는 군에 있어 그 위험도가 27%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

26~65세 성인 남성 4722명을 대상으로 한 네덜란드의 코호트 연구 결과에서도 신장이 일정한 시간동안(1분) 특정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혈장량으로 신장의 역할을 뜻하는 ‘사구체 여과율’이 하루에 3~4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군에 있어 증가하는 것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한 교수는 커피 1잔에 포함된 칼륨의 함량은 약 116mg로 낮은 편이나 3~4잔 이상을 마실 경우 과도한 양을 섭취할 수 있고 만성신장질환자의 경우 칼륨 배출이 용이하지 않기 땜누에 ‘고칼륨혈증’응ㄹ 유발해 심각한 심장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커피 첨가물의 인은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혈관 석회화 및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커피를 내릴 때 종이 필터를 사용하는 것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지 않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한 교수는 이러한 커피와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실제 충분한 실험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 결과는 부재, 관찰 연구에 근거하고 있다는 한계점을 지적하면서 “‘정말 커피가 건강 효과가 있는가’는 다시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라며 “대부분의 커피 연구는 관찰연구에 근거하고 있으며 동일한 조건 하에 추적한 임상연구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주변 변수의 효과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대부분의 관찰 연구에서 커피의 좋은 점을 보여줬지만 단순 연관성일 뿐 이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한쪽 연구결과에만 편협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라며 “커피의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 섭취에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언급했다.

■ 신상아 교수 ‘한국 성인의 커피 음용과 건강(대사)지표와의 상관관계’

믹스커피 당류, 성인 여성 하루 권장 열량의 1.1%에 불과

△신상아 교수(사진=식품음료신문)
△신상아 교수(사진=식품음료신문)

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신상아 교수는 ‘한국 성인의 커피 음용과 건강지표와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커피는 전 세계에서 널리 소비되는 약리학적 활성 화합물 중 하나”라며 “커피 섭취 패턴에 따른 복부비만, 중성지방농도,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 혈압, 인슐린 저항성 등 대사증후군 지표의 차이를 알아보는 연구는 미주 유럽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수 진행돼 왔지만 한국인의 커피 소비 유형은 이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커피 소비와 대사증후군의 유병률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한 대규모 인구 기반 연구를 진행했다”라며 연구 동기를 밝혔다.

또한 그는 “대사증후군과 커피섭취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여럿 발표됐으며, 이들의 결과는 커피 섭취가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커피를 섭취하는 패턴이 인종, 나라, 문화별로 다르기 때문에 커피 섭취의 효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나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인의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한 일일 커피 소비 관리에 유용한 권장 사항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 외 연구진은 식품섭취빈도조사지(Food Frequency Questionnaire)와 24시간 회상법(24 hour-recall methods)을 활용해 대규모 실험군의 커피 섭취 빈도·양 등 식생활 지표와 국민건강영양조사 및 건강검진을 통한 대사 건강 지표를 토대로 커피 섭취와 대사증후군 유병 위험도와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한국 40~69세 남녀 성인 13만420명의 식품섭취빈도조사로 측정된 커피 섭취량과 과체중, 고혈압, 고중성지방, 인슐린 저항성, 저HDL콜레스테롤 등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커피를 1잔 이상 섭취한 사람이 약 25%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여성 모두 하루에 4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실험군의 발병률이 각각 21%, 30% 가량 낮아졌다.

커피의 종류에 따라서는 인스턴트 커피에서는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으나 필터 커피에서는 그렇지 않아 인스턴트 커피를 섭취할수록 대사증후군과 비만의 발생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여성의 경우 설탕과 크리머가 함유된 인스턴트 커피를 하루에 4잔 이상 마시는 경우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도가 41% 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시간 회상법’으로 커피 섭취량을 추정, 커피 종류를 섭취군을 5가지(커피섭취자, 커피비섭취자, 블랙커피섭취자, 믹스커피섭취자, 기타커피섭취자)로 나눠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도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대사증후군 유병 위험도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머를 넣은 커피의 섭취량이 증가해도 대사증후군 유병 위험도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에 있어 더 유의하게 감소했다.

블랙커피를 마시는 실험군과 비교했을 때 남성은 위험도가 낮아지기는 하나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고, 여성의 경우에는 크리머 커피를 4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 대사증후군 유병 위험도가 감소했다.

신 교수는 “어떤 형태의 커피를 마시든 간에 커피 속 생리활성물질의 화학적인 기전 때문에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도에는 큰 차이는 없으나 비섭취자와 비교해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라며 “특히 당류, 나트륨 등의 높은 수치 때문에 몸에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믹스커피는 이에 대한 소비자의 걱정은 존재하나 성인 여성의 경우 일일 권장 열량의 1.1%에 해당할 뿐이기 때문에 하루에 1~2잔 마시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