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숙취해소제 시장 ‘음료’에서 ‘환’으로 전선 이동
2000억 숙취해소제 시장 ‘음료’에서 ‘환’으로 전선 이동
  • 황서영 기자
  • 승인 2019.12.16 0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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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없고 간편…‘상쾌환’ 낮은 가격 무기로 편의점 2위 올라
2030세대 표시 안 나게 섭취하는 환 선호
1위 ‘컨디션’도 스틱형 환 출시…본격 경쟁
중소 업체선 환·젤리 제품…탄산음료도 선봬

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을 맞으며 숙취해소제 시장도 성수기를 준비 중이다. 환, 젤리, 탄산음료까지 제형이 다양화돼 편의성에 가격까지 잡은 신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시장 변동도 예상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4년 1304억원 수준이었던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2018년 1847억원, 현재까지 1940억 원대로 성장, 연평균 2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2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특히 이러한 성장에는 2~3년 전부터 인기를 끈 ‘환’ 형태의 숙취해소제인 상쾌환이 편의점 주요 고객인 2030세대에게 인기를 끌면서부터였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숙취해소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다. 제형별 효능 차이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가 더 편하고 맛있게 구매해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이 시장의 ‘왕좌’를 가져간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사진=CJ헬스케어, 삼양사 큐원)
△숙취해소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다. 제형별 효능 차이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가 더 편하고 맛있게 구매해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이 시장의 ‘왕좌’를 가져간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사진=CJ헬스케어, 삼양사 큐원)

‘상쾌환’으로 숙취해소제 환 시장을 키운 것은 삼양사 큐원이다. 2013년 출시된 상쾌환은 ‘회식자리에서 몰래 먹기 편하다’ ‘배부르지 않고 특유의 냄새 없는 간편한 숙취해소제’ ‘편의점에서 쉽게 구해 먹을 수 있는 값싼 숙취해소제’로 입소문이 타면서 올해 여명808을 제치고 판매액 기준 편의점 숙취해소제 2위에 올랐다.

상쾌환의 성공비결은 ‘유통채널 차별화’와 ‘가격경쟁력’이다. 2030세대가 편의점을 자주 찾는다는 점에 착안해 편의점을 파고들었다. 또 숙취해소음료의 대부분이 5000원 이상 높은 가격대인 반면 상쾌환은 60% 수준인 2,900원에 공급해 가격부담을 낮춰 인기를 끌고 있다.

숙취해소제 1위 ‘컨디션’도 숙취해소 환 시장에 진출해 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컨디션을 제조하는 CJ헬스케어가 ‘컨디션환’을 새롭게 선보였다. 최근 삼양사의 브랜드 큐원이 제조한 알약 형태의 ‘상쾌환’이 편의점에서 빠르게 성장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환 형태로 내놨다는 분석이다.

CJ헬스케어는 상쾌환보다 1년 일찍 환과 포 형태의 ‘컨디션EX’를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직장인들이 숙취해소 음료를 많이 마셔 잘 팔리지 않자 곧 단종했다.

이번 제품은 전작과 달리 숙취해소 원료를 농축한 컨디션환을 세로형 스틱 포장에 넣었다. 이번에는 밝은 색상의 패키지로 바꿔 출시했다. 컨디션환은 배우 박서준을 모델로 발탁해 ‘확 깬다 컨디션’을 광고 카피로 내세웠다. 또한 국내 유일의 숙취해소연구소를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100% 국내산 헛개나무열매농축액 버드나무껍질 월계수잎 나파야자 등 18가지 소재로 제품을 차별화했다고.

1위 컨디션이 ‘컨디션환’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면서 상쾌환도 방어에 나섰다. 상쾌환은 올해 물 없이도 짜먹을 수 있는 슬림한 스틱젤리 타입의 ‘상쾌환 스틱형’을 내놨다. 기존 효모추출물에 커큐민, 갈근추출물 등을 더했고 망고맛 과즙으로 먹기 편하게 제조했다.

이 밖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제형과 맛을 새롭게 한 제품을 내놓으며 숙취해소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환으로는 뉴트리원의 ‘타이밍’, 굿지앤의 ‘울트라신환’ 등, 젤리 제형인 비비드헬스의 ‘술이싹 새싹보리’, 뉴트리본의 ‘바이츄’ 등 편의점 입점과 SNS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숙취해소제품의 효과는 아직 임상적 근거가 약하다. 물론 간 기능의 증진이 알코올 대사에 도움을 주고 알코올로 인한 아세트알데하이드의 피해를 감소시켜 주지만 건강기능식품의 이상의 효능으로 숙취를 신속히 해소시켜주지는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식품에 해당하는 터라 임상실험이 필수적이지 않고, 숙취해소 효과와 그의 특허 출원을 위해 임상을 진행한 경우도 있지만 대상 인원이 적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 것이 대부분이라 객관적인 숙취 해소 효과를 알기엔 한계가 있다. 제형별 효능 차이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취해소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다. 제형별 효능 차이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가 더 편하고 맛있게 구매해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이 시장의 ‘왕좌’를 가져간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다양하고 새로운 제형과 기능성 성분, 맛 등으로 제품 개발과 프로모션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20~30대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비음료 숙취해소 상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숙취해소제 이용이 문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소비자층이 계속 두터워 질 것으로 본다”라며 “소비자들에게 더 편하고 새롭게 다가가기 위한 업계의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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