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에 대한 자만심을 버려라-C.S 칼럼(289)
서비스에 대한 자만심을 버려라-C.S 칼럼(289)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19.12.23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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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리자 한순간에 훅 간다” 기업 경영에도 적용
‘훌륭한 제품·서비스’ 소비자는 8%만 인정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정신차리자 한순간에 훅 간다” 어느 정당의 배경화면에 쓰여진 문구가 뉴스를 통해 가끔 비쳐졌다. 처음 이 문구가 보여 졌을 때는 진정성 있는 변화를 기대해 볼만한 표현이었다. 수 년 전부터 써왔던 문구인데 정작 달라져야 할 자신들의 변화된 정신 차리는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으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 실제 식품기업에서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한 순간 훅 갈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자만심이 큰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실례로 2000년에 일본 유키지루시(雪印)유업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당시 유키지루시유업은 일본에서 소비자들에게 오랜 기간 동안 사랑과 신뢰를 받아오던 우유회사였다. 2000년 6월 25일 이회사의 오사카공장에서 제조된 저지방우유를 마신 어리이들이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였다. 처음에 회사에 피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접수했을 때 회사에서는 마치『우리회사 제품자체에 문제가 있을리 없다. 다른 요인에 의해 그럴 수도 있으니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시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시간이 갈수록 식중독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 14,780명의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하였다. 사건 발생 6일째가 되어서야 회사 경영자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제품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시인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였고 그 문제를 어떻게 수습해 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얼렁뚱땅 넘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나중에 조사결과 제품이 식중독 균에 오염된 원인은 사고 발생 전 해당공장의 생산설비에 문제가 발생하여 3시간 정전을 일으켜 공장내부에 저장탱크에 있던 탈지분유가 20℃이상 온도가 상승된 체 4시간 이상 방치됨에 따라 식중독 균의 일종인 황색포도상구균이 증식되어 문제가 발생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원칙대로라면 당시 4시간이상 20℃이상 온도에서 방치되었던 탈지분유는 전량 폐기 되었어야 했는데 살균장치를 통과시키면 식중독 균이 사멸되어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탈지분유를 사용하여 문제가 발생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살균장치를 통과시켜 식중독 균을 사멸시키더라도 살균 전에 이미 증식과정에서 생성된 독소는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제품을 먹은 소비자들이 설사와 구토 등을 동반한 식중독에 걸려 병원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회사 간부들은 모르쇠로 일관하였고 사건 축소에 급급했었다. 이 외에도 그 동안 제조되었던 우유와 유산균음료 역시 일주일에 한번 꼴로 주입기 밸브(filling valve)를 분해세척(sanitation) 했어야 하나 3주 이상 분해세척작업을 실시하지 않아 해당 밸브에서도 식중독 균이 다량 검출되었다. 유키지루시 유업은 자신들의 회사가 50년 전통의 일본내 1등 유제품기업이라는 자만심에 빠져 우리제품에 문제가 있을리 없다는 생각으로 변명으로 일관했고, 당국과 함께 원인조사 결과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된 문제임이 드러났다. 이 회사는 그 후에도 햄. 소시지 등의 육류제품 원료인 수입산 쇠고기를 국내산으로 속여 팔다가 당국에 적발되는 등 소비자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결국 문을 닫게 되었다. 어느 조사결과 기업체 임원들은 자신들의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 품질이 훌륭하다는 평가가 95%인 반면, 제공받는 소비자들이 기업의 품질 및 서비스에 대해 ‘훌륭하다’는 평가는 겨우 8% 정도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키지루시유업 사례와 같은 일이 우리회사에서 발생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정신을 차리자 한 순간에 훅 간다”를 구호로만이 아닌 실제 초심을 잃지 않고 클레임의 사각지대를 제거하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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