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굿즈’로 음료 업계 일석이조 노린다
파생상품 ‘굿즈’로 음료 업계 일석이조 노린다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1.06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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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플래너 등 재미에 공감대 형성…고객 충성도 높이고 수익 증대
스타벅스, 기획 상품 매출 비중 20% 차지
던킨도너츠, ‘토이스토리 버즈 먼치킨’ 행사 후 판매 2배 증가
동서식품·엔제리너스 유명 디자인과 협업도

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파생 상품인 ‘굿즈(Goods)’의 인기가 음료업계에 새로운 바람으로 불고 있다. ‘연말 필수 프로모션’으로 자리잡은 커피전문점들의 다이어리부터 음료·주류 브랜드의 만년필, 백팩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돼 실용성을 높이고, 유명 패션 브랜드, 영화, 캐릭터 등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소장 가치도 높였다.

많은 제품, 브랜드에서 맛이나 기능으로 어필하는 전략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브랜드가 단순히 고유 역할로만 승부하는 것이 아닌 일상 속에 어떤 공감대를 주는가의 대결이 된 가운데 굿즈 열풍이 불고 있다.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 브랜드의 굿즈를 사고 싶고, 굿즈를 사면 브랜드의 충성도가 높아진다.

잘 만든 굿즈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1조5000억 원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출에서 음료 외 MD(Merchandise, 기획상품)의 매출 비중은 20%이다. 또한 던킨도너츠는 ‘토이스토리 버즈 먼치킨’ 굿즈 행사 후 먼치킨 판매수량은 작년 동기에 비해 200% 이상 올랐다.

△음료업계에 제품 '굿즈(Goods)'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다이어리부터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으로 소장 가치를 높인 생필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코카콜라, 동서식품, 일화, 오비맥주)
△음료업계에 제품 '굿즈(Goods)'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다이어리부터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으로 소장 가치를 높인 생필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코카콜라, 동서식품, 일화, 오비맥주)

시즌별 굿즈의 선두주자인 스타벅스는 작년 10월부터 스타벅스 플래너 e-프리퀀시(스타벅스 적립 스티커)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프리퀀시를 17개 모으면 몰스킨과 협업한 플래너를 받을 수 있다. 그린·라이트·퍼플·핑크 총 4가지 색상으로 구성, 디자인과 속지, 커버 소재 등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이번 프로모션에서 독일 필기구 브랜드인 ‘라미’와 협업한 볼펜도 함께 선보이는 등 각종 MD 52종을 내놔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도 라인프렌즈의 글로벌 캐릭트 ‘BT21’과 콜라보해 플래너, 데스크매트, 스케쥴러, 모나미153볼펜 등 ‘2020 데일리키트’를 구성했다. 엔제리너스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앙드레 사라이바와 협업해 유명 캐릭터 스누피를 활용한 다이어리를 내놓았고, 할리스는 디즈니와 손을 잡았다.

세계적인 음료 브랜드인 코카콜라는 이미 전세계적인 코카콜라의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한 콘텐츠들을 생산해내고 있고, 여러 성공 사례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다양한 종류의 ‘코카콜라 굿즈(Goods)’와 관련 이벤트들이다. 올해 연말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개성 강한 여섯 캐릭터들을 담은 ‘코카콜라 제로×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했다.

‘코카콜라 제로×스타워즈’ 스페셜 패키지는 아티스트 러셀 워크스(Russel Walks)의 일러스트가 담긴 스타워즈 캐릭터의 개성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코카콜라 제로 250ml 캔에는 미래의 운명을 쥔 주인공 ‘레이’와 어둠의 지배자 ‘카일로 렌’, 500ml와 1.5L PET는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 등장하는 캐릭터 ‘레이’, ‘핀’, ‘BB-8 & D-0’, ‘카일로 렌’, ‘시스 트루퍼’, ‘렌의 기사단’를 담았으며, 라이트사이드와 다크사이드가 대립하는 듯 서로를 마주 보고 있어 재미 요소를 더한다.

동서식품은 디자인 패브릭 브랜드 ‘키티버니포니(KITTY BUNNY PONY)’와 손잡고 ‘맥심×키티버니포니 스페셜 패키지’를 한정 판매했다. 키티버니포니는 기하학적인 그래픽에 자연, 동식물 등을 모티브로 한 컬러풀한 패브릭 제품을 선보여 2030세대를 중심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브랜드다. 맥심×키티버니포니 스페셜 패키지는 일상 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머그&코스터, 텀블러, 스테인리스 컵, 접시, 무릎담요, 에코백 등 6종의 한정판 굿즈(Goods)가 포함돼 있다.

벨기에 프리미엄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독일 만년필 브랜드 카웨코(Kaweco)와 한정판 만년필을 선보였다. 이번 한정판 만년필은 스텔라 아르투아의 상징적인 레드 팬톤 컬러에 맞춰 주문 제작됐고, 만년필 외에 틴 케이스와 스티커가 패키지 구성물로 포함돼 있다. 패키지 디자인 작업에는 따뜻한 감성의 일러스트로 주목받는 김참새 작가가 참여했다. 빨간색 바탕에 하얀색 스텔라 로고와 별,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사슴, 겨울 스웨터 등을 디자인에 적용해 홀리데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화는 지난 8월 맥콜 레트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고 굿즈로 맥콜 캔모형과 맥콜상회 나노블록을 선보였다. 맥콜 레트로 리미티드 에디션은 1995년 패키지 컬러와 로고, 서체를 동일하게 적용해 3040세대들의 향수와 감성을 자극했다. 이와 함께 맥콜 캔모형과 옛 골목 구멍가게를 연상케 하는 맥콜상회로 구성된 나노블록 굿즈를 내놔 깜찍한 미니 사이즈로 키덜트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업계 관계자는 “똘똘한 굿즈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줄 뿐 아니라 매출 상승도 이끈다. 배(취급 상품)보다 더 큰 배꼽(굿즈)을 만드는 게 업계 공통 미션으로 자리 잡았다”며 “굿즈 열풍의 뒤에는 SNS도 있다. SNS가 일상인 젊은 세대에 희소성 있는 굿즈를 올리는 건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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