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2020 전망]유가공, 유제품 소비 증가 속 원유 사용량 감소…저가 수입산↑
[2019 결산/2020 전망]유가공, 유제품 소비 증가 속 원유 사용량 감소…저가 수입산↑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1.14 0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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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인 가구 유가공품·간식·영양식 등으로 신수요 발굴
서울우유 점유율 첫 40%…스마트 영업으로 올해 42% 목표
매일유업 사업 다각화·신사업 등 고른 성과…매출 6.4% 성장
빙그레 펫푸드 등 진출 외형 소폭 신장…남양유업 점유율 하락

경기 둔화와 저출산 기조에 따른 소비 저조로 유가공 업계가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업계는 신사업들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작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유제품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8년 유제품 총 소비량은 원유 환산량 기준 약 430만4000톤으로, 작년 유제품 총 소비량은 올해보다 1.8% 증가한 438만 2000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제품 총 소비량은 늘어나는데 국내산 원유사용량 비중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로, 값싼 수입유제품 사용이 늘어간다는 뜻이다. 이는 서구화된 식생활 패턴이 늘어남에 따라 수입유제품을 활용한 간편식이나 치즈·분유 등의 사용량이 증가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반해 백색시유나 음용용 유제품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다.

△음용유 소비 저조로 유가공 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업계는 신사업들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작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음용유 소비 저조로 유가공 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업계는 신사업들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작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식품음료신문DB)

이에 유가공업계는 1인 가구 등 소비트렌드를 공략한 제품의 생산을 늘리고, 원유를 활용한 각종 유가공품, 간편식의 개발에 힘쓰는 한편 건강기능식품, 성인영양식 등 신사업을 통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작년 업계에선 신사업 및 브랜드의 시장 안착에 성공해 실적 호조를 보이는 것과 동시에 신사업 진출로 인한 판관비가 늘어 줄어든 순이익을 보이는 등 희비가 교차하는 업계의 양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작년 시장점유율 최초 40%를 달성한데 이어 올해 42% 달성 및 초일류 유제품 전문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며 △스마트 영업체계 구축 △브랜드 경쟁력 강화·제품 프리미엄 전략 강구 △소비 트렌드 변화 대응한 맞춤형 제품 개발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유통구조 다변화에 대응할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영업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 제품 프리미엄 전략을 강구해 통합 신공장 설비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과 제품 업그레이드로 대표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품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고부가가치 가공우유와 중장년·실버세대의 멸균 소용량 기능성 제품, 1~2인 가구에 대응한 간편식과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제품군을 확대해 가공치즈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기술적 우위와 차별화의 강점을 갖고 있는 치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적극 수용하고자 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작년 유가공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실적 호조를 과시한 매일유업은 유가공사업의 한계 극복을 위해 밀레니얼세대의 수요를 기반으로 각 주력분야에서 점유율을 상대적으로 높였다. 흰우유·분유 위주에서 커피음료, 상하유기농우유, 곡물음료, 치즈, 분유수출, 드링크요구르트, 성인영양식 등으로 사업구조의 전환과 수익 위주 경영을 추진해온 것에서 실적 호조의 이유를 찾았다. 또 작년 향후 신성장 동력이 될 뉴트리션 카테고리 진입 및 기타 신사업 영역에 첫걸음을 내딛는 성과를 냈다.

실제로 조제분유 매출이 약 5.8% 줄고, 흰우유는 제자리걸음 수준으로 매출이 지지부진한 반면에 상하목장 관련 제품들은 약 9.2% 늘고, 컵커피 부문도 6.3% 가량 성장하며 전사 매출을 약 6.4% 신장세로 이끄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도 신성장 동력이 될 사업군을 키우는 데 도전, 유가공 전문 기업을 넘어 식품회사로서 제2의 도약을 시도하는 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작년 200~250억 원 매출을 거둔 ‘셀렉스’ 브랜드를 유음료 판매 비중이 낮은 중장년층 소비자를 타깃으로 해 시장에 잘 안착시켜 기존 제품과의 중복 없이 매출과 이익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남양유업은 2013년 갑질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악화됐고, 수익성 악화로 인해 신제품 마케팅 활동이 많이 약화된 상황이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유가공 제품 카테고리에서 시장점유율(MS)이 하락하는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다. 점유율도 지난 2018년 10월 14.4%에 이르렀지만 작년 10월 1년 만에 12.2%까지 떨어졌다.

이에 불구하고 작년 ‘루카스나인 시그니처 아메리카노’ ‘루카스나인 드립인스틱’ ‘오미남 오미녀 가공유’ ‘남양 콰트로 치즈’ ‘흑당밀크티’ ‘2030불가리스’ ‘하루근력 우유’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가공유, 발효유, 백색시유, 커피류 등 신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

올해도 기능성 웰빙 유제품 및 유제품 대체음료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따라 연구개발을 지속한다. 특히 기능성 고급 유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맞춰 제품 품질 향상에 힘쓰며 제품 광고와 효과적인 프로모션 진행을 통해 경로별 판매활성화에 역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빙그레의 지난해 실적은 전년 ‘바나나맛 우유’ 가격인상 효과와 컵커피 ‘아카페라’와 발효유 제품의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외형 성장에 긍정적이었지만, 전년 급증했던 빙과류 매출이 작년 여름에는 역기저 효과가 작용하며 부진했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손흥민을 모델로 새로이 발탁, 슈퍼콘 론칭에 나섬으로써 이에 따른 판매관리비 급증과 건강식품 브랜드 비바시티 론칭 관련 프로모션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매출은 1.2% 가량 늘었어도 되레 손익은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빙그레는 유음료, 빙과시장의 정체에 맞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가정간편식(HMR)과 펫푸드사업,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진출해왔다. 올해는 작년 론칭한 건강식품 통합브랜드 ‘TFT’ 아래 첫 번째로 내놓은 여성건강 전문 브랜드 ‘비바시티’를 필두로 2030세대의 젊은 소비자를 타깃, 시장에 안착시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를 확장해 앞으로 TFT 브랜드 아래 각 제품의 속성에 따라 다양한 하위 브랜드와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키워갈 계획을 세워뒀다.

△유업체 2019년 3/4분기 매출액 (단위=백만원, 자료=식품산업통계정보)
△유업체 2019년 3/4분기 매출액 (단위=백만원, 자료=식품산업통계정보)

올해는 작년에 이어 음용유 소비의 감소와 수입유제품의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음용유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총유제품 소비는 늘어나는 현행 국내 시장의 소비패턴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음용유 소비 부진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기농우유, 동물복지우유 등 차별화된 제품 수요가 작년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우유대체음료의 성장과 동물복지 문제가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인의 웰빙 생활방식 그리고 다이어트 열풍으로 인하여 채식주의 및 식물성 음료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두유 등 식물성 음료가 우유의 대체품으로 정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유 외에도 커피, 차, 주스, 탄산음료를 포함한 다양한 음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우유 소비가 감소하는 중이다.

친환경 낙농도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아일랜드,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낙농 선진국은 농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감소를 입법화했으니 수입유제품의 소비량와 유제품의 무관세물량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낙농업계도 이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친환경과 동물복지가 축산업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원유생산에서 동물복지 기준을 마련하고 있고, 이를 유제품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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