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미국 식품시장 성장 주춧돌…작년 45억 불 규모 일반 식품 2% 비해 5배 이상 성장
‘채식’ 미국 식품시장 성장 주춧돌…작년 45억 불 규모 일반 식품 2% 비해 5배 이상 성장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0.02.04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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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5%에 성인 절반 육류 소비 줄일 계획
우유·육류 채식 제품 60%…소스·요거트 등 고성장
올해는 식물 유래 치킨-달걀-귀리 유제품 등 주목

과거 채식은 종교 및 건강상 이유가 선택의 주요인이었다면 현재는 환경과 동물복지 등 윤리적 측면이 함께 강조되면서 일반 대중에도 크게 어필돼 채식식품이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육류소비 국가였던 미국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비거니즘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채식식품이 식품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 투자도 늘고 있으며 시장 선점을 위한 새로운 제품 개발도 활발하다. 특히 올해는 채식 치킨과 달걀, 귀리 유제품이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 달라스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젊은 층과 여성, 유색인종을 중심으로 높은 채식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또 채식에 대한 인식이 일반 대중에게도 빠르게 전파되면서 채식식품에 대한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인구의 5%는 채식주의자다. 연령별 채식주의자의 비율은 55세 이상 노년층에서 2%로 낮은데 반해 18세에서 34세 연령층은 8%, 35세에서 54세 연령층은 7%로 젊은 층에서 채식을 더 선호한다. 성별로는 여성 6%, 남성 4%가 채식주의자이며 백인의 3%, 유색인종의 9%가 채식주의자로 비교적 큰 차이를 보인다.

또 전형적인 채식주의자 비율은 크게 증가하고 있지 않는 반면 주로 채식을 하지만 가끔 고기나 생선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인 플렉시테리언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조사기관인 OnePoll과 So Delicious Dairy Free가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응답자의 31%는 자신을 플렉시테리언이라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59%는 일주일에 1회 이상 채식 식품을 섭취하고 있으며, 52%는 채식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채식 식품이 더 이상 채식주의자 전용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자주 소비하는 품목으로 자리잡으면서 채식 식품 시장도 확장되고 있다.

자료: OnePoll, So Delicious Dairy Free
자료: OnePoll, So Delicious Dairy Free

◇11% 증가한 45억 달러 규모

미국 채식식품협회에 따르면 2019년 미국 채식 식품 시장 규모는 45억 달러로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전체 소매 식품시장이 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채식식품이 식품시장 성장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채식식품 시장에서 채식 우유와 채식 육류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42%, 18%로 채식 우유 시장 규모는 19억 달러로 전년대비 6% 증가했고, 채식 육류 시장 규모는 8억 달러로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가장 큰 성장을 보이는 부문은 소스류로 전년대비 52% 성장했고 크리머 40%, 요거트 39%, 계란류 38% 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미국 채식 트렌드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커피 크리머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가루녹차, 마떼가 첨가된 제품의 재구매율이 높다. 또 크림치즈, 파스타 면, 스크램블 간편식, 햄버거 패티 등 두부를 활용한 제품의 종류가 많이 늘어 소비자의 선택폭도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2019년이 채식 버거의 해였다면 2020년은 식물유래 닭고기인 채식 치킨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KFC, A&W가 현재 판매 중이다.

또 귀리우유, 귀리 요거트 등 귀리 유제품의 시장 진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맛이 좋아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2019년 3월부터 뉴욕,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에 소재한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귀리우유를 도입했으며, 2020년에 이를 더 확대해 약 1300개 매장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타코벨은 유럽지역에서 귀리로 만든 대체육 제품을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

녹두를 주요 원료로 한 채식 달걀 JUST Egg와 콩을 주 원료한 Follow Your Heart 등 채식 달걀이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의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인 Tim Hortons는 JUST Egg를 재료로 한 아침식사용 샌드위치를 판매 중이며, 미국 내에도 채식 달걀을 이용한 메뉴가 곧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누에콩으로 만든 채식 햄버거, 완두콩으로 만든 요거트, 녹두로 만든 달걀, 병아리콩으로 만든 스낵, 렌틸콩으로 만든 면류 등 다양한 종류의 콩과 첨단 과학이 결합한 채식제품이 개발 중이다. 또 비욘드 버거와 같이 이미 완두콩을 원료로 채식 버거를 생산하는 기업도 신제품 개발을 위해 다른 종류의 콩을 활용한 제품 개발을 한창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채식식품이 기존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크게 어필되면서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채식 치킨과 달걀, 귀리 유제품이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각 사)
△미국에서는 채식식품이 기존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크게 어필되면서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채식 치킨과 달걀, 귀리 유제품이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각 사)

제너럴 밀스 등 스타트업 투자 통해 채식 시장 참여
국내 기업 두부 등 활용 현지화된 맛·제품 개발 필요

◇끝없는 성장

시장조사기관인 Dynata에 의하면 2020년 미국인의 56%는 육류 소비를 줄이겠다는 새해 계획을 세웠다. 또 여러 환경단체들과 시민 연합들은 일주일에 하루 육류 소비를 하지 않는 운동인 Meatless Mondays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뉴욕시는 지역의 모든 공립학교에 Meatless Mondays를 도입해 학생들이 대체육에 어릴 때부터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채식식품은 채식주의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크게 어필해 미국에서 채식식품 시장은 올해도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경향에 따라 기업들의 새로운 채식 식품 개발 및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으로, 미국 주요 식품 기업인 제너럴밀스는 올해 1월 채식 참치와 피쉬버거 생산 스타트업인 굿캐치에 3200만 달러 투자를 발표했다. 이 투자를 통해 굿캐치는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으로 시장을 확장할 것이며 봄에는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조사를 진행한 코트라 달라스 무역관은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인들이 원하는 맛을 개발해 제품을 현지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밝혔다. 또 한국 기업이 익숙한 재료인 두부, 귀리, 김 등을 활용하고 현지 기업의 높은 시장 이해도와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기업 간 전략적 제휴는 미국 시장 진출과 확장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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