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의 습격-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94)
우한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의 습격-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94)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0.02.03 0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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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음식으론 전염 안 돼 안심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위원회를 열고 1월 30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는 ‘우한(武漢)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WHO가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그리고 지난 1월 23일 등록된 '중국인 입국금지 요청'이라는 제목의 우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 글이 게시 나흘만인 1월 26일 오전 4시 13분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이 넘어섰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위기경보 7일 만에 '경계'단계로 격상됐다.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눠진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우한(武漢) 폐렴(肺炎)' 관련 청와대 청원 게시 글 전문은 다음과 같다.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북한마저도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데 춘절기간 동안이라도 한시적 입국 금지를 요청합니다. 이미 우리나라 상륙한 뒤에는 늦지 않겠습니까? 선제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북한, 필리핀도 이미 입국을 금지하고 있고 미국은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 철수령을 내렸다는데, 우리도 긴급조치를 빨리 취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는 사이 일본산 불매운동을 주도했던 시민들이 또 다시 움직이고 있다. 황사, 미세먼지, 사드 무역보복, 홍콩사태 등으로 우리 국민들의 가슴 속 깊이 각인된 중국에 대한 혐오, 즉 ‘차이나 포비아'가 이번 우한폐렴의 확산을 계기로 더욱 더 확산될까 우려된다.

WHO의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는 가장 심각한 전염병의 경우에만 사용하는 규정으로, 선포 시 해당 전염병 발생 국가에 교역,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각국에 전달되고 국제적 의료 대응체계가 꾸려진다. WHO의 비상사태 선포는 지난 10년 사이 5번 있었다. 2009년 멕시코 신종 인플루엔자(독감), 2014년의 소아마비·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8년부터 이어진 에볼라 유행 시에 비상사태 선포 결정을 내렸었다. 그러나 2003년의 사스 때 8천여 명의 감염자, 77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르스 사건 때 2,500명의 감염자, 35%의 사망자가 있었으나 비상사태 선포는 없었다.

이는 중국 우한(武漢) 화난(華南)해물도매시장에서 2019년 12월 12일 처음 감염이 시작됐고 12월 31일부터 외부에 알려지며 올 1월부터 본격적으로 '우한폐렴'이라는 이름으로 번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한은 중국 후베이(湖北)성의 중심도시로 인구는 1,100만 명이며, 유학생을 포함해 한국 교민도 천여 명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올 1월 9일 현지에서 최초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사망자 및 확진자가 늘기 시작했는데, 1월 31일 현재 중국 내 사망자가 213명이고, 확진자도 일만 명에 육박했다. 우리나라도 벌써 7명이 확진(1.31일 기준)됐고 의심환자는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우한폐렴의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인데,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와 함께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3대 바이러스 중 하나다. 야생 뱀과 박쥐가 숙주로 의심받고 있고, 동물 사이에서만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로 넘어오기도 한다. WHO는 이 우한폐렴이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고 발표했다.

WHO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성(R0 추정치 1.4~2.5)은 메르스(0.4~0.9)보다는 강하지만 사스(2~5)보다는 약하며, 치사율은 4%로 메르스(35%), 사스(10%)보다 낮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약 7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98%), 기침(76%),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차도가 좋아지나 일부 면역이 약한 만성질환자에게는 중증 폐렴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모든 바이러스성 질환이 그러하듯 이번 신종 우한폐렴 역시 예방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치료약도 따로 없다. 환자 상태에 따라 바이러스 공격을 버틸 수 있게 돕는 항바이러스제,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투여 등의 치료가 진행된다. 중국에서는 우한폐렴 환자들에게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에 쓰이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투여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 시민들의 예방법으로는 손 씻기를 잘 지키고,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의료기관을 찾아야 하며, 외출 시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을 지켜야 한다. 다행히도 음식으로는 전염되지 않으니 특별히 조심할 필요까지는 없다. 또한 치사율도 낮은 편이라 정상적인 면역체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쎈 독감이라 생각하면 되고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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