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문화’ 국내 식품 시장 판도 바꾼다
‘채식 문화’ 국내 식품 시장 판도 바꾼다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2.03 02: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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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150만 명 콩고기·채식라면 등 즐겨…업계 관련 기술·제품 개발 박차

국내 채식인구가 150만명에 육박하며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대체식품 등이 향후 식품산업의 판도를 바꿀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에서도 올해 정책방향으로 대체식품 등 R&D 지원 및 활성화 방안을 중점 과제로 선정할 만큼 채식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업계는 올해 R&D 방향을 ‘비거니즘(Veganism)’ 트렌드에 맞춰 식품산업 전반에 걸쳐 채식문화를 전파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채식소비 급증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최근 150만 명으로, 10년 새 10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2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채식연합측은 전망하고 있다. 이중 완전 채식을 지향하는 비건도 50만 명에 이른다.

채식주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건강과 환경 측면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회적 가치를 생각한 윤리적 소비, 개인의 가치관과 신념, 웰빙, 웰니스 라이프 스타일 등 소비 트렌드에 따라 과거 단순 동물성 단백질을 기피하던 것에서 현재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채식을 찾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

특히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명확한데, 국제채식인연명(IVU)에 따르면 전 세계 채식 인구는 약 1억8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이 개발돼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마켓워치는 시장조사업체 CFRA 발표를 통해 2018년 190억 달러(약 22조420억 원)였던 대체육산업의 규모는 오는 2030년 1000억 달러(116조100억 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원 비욘드미트 판매 이어 CJ도 대체육 개발 나서
식물성 우유 매일유업 ‘아몬드 브리즈’ 매년 60% 상승

△‘채식·비건’ 문화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식품 시장에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식재료를 선택함에 있어 취향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어 식품·유통업계는 이들을 위한 제품 개발과 브랜드 선보이기에 한창이다. (사진=롯데마트, 마켓컬리)
△‘채식·비건’ 문화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식품 시장에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식재료를 선택함에 있어 취향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어 식품·유통업계는 이들을 위한 제품 개발과 브랜드 선보이기에 한창이다. (사진=롯데마트, 마켓컬리)

국내는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이지만 관련 제품이 지속 성장 중인 부분은 고무적이다.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콩고기 매출(2018년 기준)은 전년대비 17%, 베지 시즈닝(식물성 조미료)은 8%, 채식라면은 11%의 성장세를 보였다.

식품업계에서는 동원F&B가 미국 대체육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비욘드미트와 국내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해 선보였고, 롯데푸드는 순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개발한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 ‘엔네이처 제로미트까스’ 제품을 내놓았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비욘드미트의 햄버거 패티와 엔네이처의 제로미트 크리스피 너겟&까스, 캐나다의 비건 브랜드 스푼미의 샐러드 제품 등은 매출이 전년대비 123% 증가했다.

그런가하면 오뚜기는 채소라면 ‘채황’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채황은 영국 비건 협회인 ‘비건 소사이어티(The Vegan Society)’에서 비건 인증을 받아 비건 제품으로도 등록됐다. 버섯, 무, 양파, 마늘, 양배추, 청경채, 당근, 파, 고추, 생강 등 10가지 채소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다.

무엇보다 초창기 대체육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었다가 발을 뺀 CJ제일제당 역시 진천 식품통합생산기지를 중심으로 대체육 개발을 연내 과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 규모는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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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물성 식단을 위주로 하는 채식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채식, 비건을 비롯한 자연식물식 등 다양한 채식문화도 파생되고 있다. (사진=유튜브)
△최근 식물성 식단을 위주로 하는 채식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채식, 비건을 비롯한 자연식물식 등 다양한 채식문화도 파생되고 있다. (사진=유튜브)

식물성 대체 우유 시장도 성장 중이다. 매일유업이 아몬드 전문 기업 블루다이아몬드와 손잡고 2015년 선보인 ‘아몬드 브리즈’는 최근 3년 간 연평균 60% 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코카콜라도 아몬드로 만든 식물성 음료 ‘아데스’를 지난 2018년 8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했다. 정식품도 리얼 아몬드와 리얼 코코넛 등 식물성 음료를 연이어 출시했다.

샘표 요리에센스 ‘연두’도 전 세계적인 채식 열풍 속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연두는 현재 미국, 스페인, 호주, 프랑스, 중국 등 세계 30여 개국에 판매 중이며, 특히 세계 식품 트렌드의 중심지인 뉴욕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동물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식물성 대체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대체육 개발에 한창이어서 식품 대기업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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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용정 2020-02-07 16:20:14
국내 대체식품이 증가세긴 한데, 시장규모가 워낙 작아서, 증가%는 큰의미가 없는거 같네요. 판도를 바꿀 가능성은 없어요. 반대로 국내 식품산업에서 가장 큰 시장인 육류는 계속 증가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