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 갖춘 수제맥주 ‘제2전성기’ 예고
가격 경쟁력 갖춘 수제맥주 ‘제2전성기’ 예고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2.11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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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맥주·탁주 종량세로 전환…‘크래프트·캔맥주’ 최대 30% 세금 인하 여지
다양한 제품 싼 가격에 공급 가능…판촉 경쟁 가열될 듯
‘4캔에 1만원’ 행사…가정 겨냥 할인점 넘어 편의점 공략
일반 제품 외 배럴통서 2차 발효한 프리미엄도 출시 채비

올해 종량세 개정에 따라 맥주 업계의 대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다양성과 대중성을 갖춘 수제맥주, 크래프트 맥주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올해부터 맥주와 탁주에 대한 주세 부과 기준이 가격 기준인 ‘종가세’에서 출고량 기준인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국내 제조맥주와 수입맥주의 불합리한 차별을 다소 해소될 것이라는 국내 업계의 기대가 크다. 소비량이 높은 순으로 보면 병맥주는 출고가에 변동이 거의 없지만 캔맥주는 세부담이 낮아져 가격 조정 여력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종량세 개정에 따라 맥주 업계의 대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다양성과 대중성을 갖춘 수제맥주, 크래프트 맥주들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주맥주, 핸드앤몰트, 구스아일랜드)
△종량세 시행에 따라 맥주 업계의 대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다양성과 대중성을 갖춘 수제맥주, 크래프트 맥주들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주맥주, 핸드앤몰트, 구스아일랜드)

이 환호성이 가장 큰 것은 수제맥주 업계다. 크래프트 맥주는 종량세 개편으로 세금 최대 30% 인하될 여지가 생겼다. 이에 가격경쟁력이 제고됨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출시돼 프리미엄부터 대중화까지 수제맥주 제2의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종량세 전환으로 국산 캔맥주에 붙는 주세는 1ℓ당 291원 감소하는 반면, 생맥주는 311원, 페트맥주는 27원, 병맥주는 16원 증가한다. 교육세와 부가세까지 감안하면 캔맥주는 1ℓ당 415원 감소하지만 생맥주는 445원, 페트맥주는 39원, 병맥주는 23원 각각 증가한다. 결국 일반 맥주와 고급 수제 맥주에 같은 세금이 적용되면서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수제 맥주가 싼 가격에 판매될 수 있다.

종량세 개정에 따라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출고가 각 평균 4.7%, 16.7%를 인하했으며 줄어든 일본맥주 시장점유율까지 차지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캔맥주를 중심으로 한 국내 맥주들의 프로모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바이미포미(Buy Me For me)’ 등 소비 트렌드에 따라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는 가치 소비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맥주에 도전, 실험적인 맥주 레시피와 판매 방식 등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크래프트 맥주 업체들은 원재료, 설비, 가격할인 이벤트, 유통채널 등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제2의 전성기’의 도래를 준비 중이다.

수제맥주 펍에서 생맥주 위주로 판매됐던 크래프트 맥주들은 작년 대형마트 판매율이 높아지며 가정채널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제주맥주의 경우 2019년 하반기 기준 전국 주요 대형마트 입점율 90% 이상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는 크래프트 맥주 판매가 대형마트를 넘어 편의점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편의점 GS25에서는 수제맥주 PB제품도 지속 개발, 판매 중이며, CU는 수제맥주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가격적인 부담도 크게 줄였다. 종량세 개정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크래프트 맥주의 가격 인하가 기대되는 만큼 ‘4캔에 만원’ 등 할인으로 구매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제맥주의 가격은 보통 3900~5200원이지만 가격 인하를 적용 받으면 15~40%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해진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7일부터 수제맥주 4캔에 만원 행사를 시작했다. GS25와 CU도 조만간 수제맥주 4캔에 만원 행사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설비와 양조법 고도화를 통한 프리미엄 크래프트 맥주의 등장도 예고되고 있다. 프리미엄 식품 열풍에 따라 수제맥주 업계에도 대중성과 함께 와인이나 위스키를 숙성시킨 배럴통에 맥주를 담아 2차로 발효시키는 양조법으로 프리미엄성을 동시에 갖춘 ‘배럴 에이지드 맥주’를 준비 중이라고.

수제맥주사 핸드앤몰트는 프랑스산 샤도네이 와인을 숙성시킨 배럴에서 2차 발효한 ‘루즈드브아’를 국내 최초로 출시, 구스아일랜드는 위스키 배럴에 임페리얼 흑맥주를 숙성시킨 ‘버번 카운티 스타우트’를 선보였다. 제주맥주는 하이랜드피크 위스키사와 협업해 오크배럴 통에 2차로 발효하는 양조법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질 좋고 다양한 맥주 음용에 대한 소비자 기대 심리가 매우 향상됐다”며 “주세법 전환으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크래프트 맥주의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수제맥주 판매는 작년 상반기까지 40%대의 신장률을 보였으나 일본맥주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하반기부터 7월 159.6%, 8월 200.4%, 9월 207.1%, 10월 284.9%, 11월 290.1%, 12월 306.8%로 전년 대비 매출이 크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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