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포비아’에 케어푸드 관심 고조…올해 2조 원 넘을 듯
‘코로나 포비아’에 케어푸드 관심 고조…올해 2조 원 넘을 듯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2.10 0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자식서 유아식·다이어트 품목으로 다양화
미국 26조-일본 12조 원 규모…업계 성장성 주목
CJ 등 원천기술 개발·브랜드 론칭…B2C 진출도
대상웰라이프·정식품 등 실버푸드 제품군 확대

먹을거리를 통해 건강을 챙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에서도 ‘케어푸드’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며 올해 2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거 케어푸드는 환자 및 고령자를 위한 식단으로, 병원 등에서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어린이는 물론 2030대 젊은 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유아식, 다이어트 제품 등 품목이 다양화되며 시장 성장성에도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일명 우한폐렴) 포비아가 확산되자 케어푸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12년 5816억 원에서 2017년 1조1000억 원을 넘어섰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올해는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고령친화식품에 국한된 규모로, 일시적으로 신체기능이 떨어지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산모와 어린이 등을 위한 품목까지 포함될 경우 시장의 규모는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도 이러한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이미 케어푸드 시장이 형성돼 지속적인 발전을 하고 있어 아직까지 시장 초장기인 국내의 발전 가능성은 더욱 높다. 아시아에서는 이미 초고령화에 접어든 일본이 대표적이며 미국도 품목이 더욱 세분화되며 다양한 형태로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

일본 케어푸드 시장은 2017년 기준 약 12조 원을 넘었고, 미국은 식사대용식, 메디푸드, 드링크 등 형태로 자리 잡으며, 작년 약 26조 원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먹을거리를 통해 건강을 챙기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식품업계도 케어푸드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케어푸드 시장이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빠른 고령화 진행률과 정부 참여,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 등을 감안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먹을거리를 통해 건강을 챙기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식품업계도 케어푸드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케어푸드 시장이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빠른 고령화 진행률과 정부 참여,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 등을 감안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건강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메가 트렌드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소비자는 ‘어떻게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으며, 건강한 생활을 위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고령자 및 영유아뿐 아니라 식생활에 영양적 혹은 기능적 결핍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소비자를 위한 제품 쪽으로 케어푸드는 점점 발전하고 있는데, 단순히 씹고 삼키기 편한 제품을 넘어 맛이 좋으면서도 영양학적으로 도움을 주고 편의성까지 갖춘 제품 형태로 더욱 세분화되고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다양한 계층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보다는 병원, 요양원 등 B2B 경로를 중심 실버푸드 시장 형성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가장 활발한 곳은 B2B 경로에서 급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17년 10월 실버푸드 연화식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론칭해 일부 병원에서 제품 테스트를 거쳐 작년 8월 선물용 제품 8종을 출시했고, 아워홈은 2017년 효소를 활용해 육류, 떡 등 물성을 조절하는 데 성공하며 연화식 브랜드 ‘행복한 맛남 케어플러스’를 론칭, 올 상반기 중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역시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이지밸런스’를 론칭하고 연하식 5종을 내놓았다. 신세계푸드는 기 출시한 연하식 외 추가 제품을 개발해 요양원, 대형병원 등 B2B 시장을 공략한 후 향후 B2C 시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아워홈과 함께 농식품부 ‘고부가가치 식품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한 대상은 차의과대학, 건국대 등과 공동으로 고령자용 식재료 연화제 개발 및 사업화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대상은 △식재료별 다섭취 및 취식에 어려움이 있는 식재료 선정 △선정된 식재료에 맞는 효소제의 조사 및 선별 △ 선별된 효소제의 작용 특성에 맞춘 pH 조절제의 선정 △효소 활성 측정을 통해 선별된 효소제 식재료에 대한 연화작용 능력 평가 등을 거쳐 올해 중 제품화를 목표로 막바지 연구가 한창이다.

대상 관계자는 “저소득층 가정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연화 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상황을 염두하고 제품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CJ제일제당은 고령자뿐 아니라 누구나 먹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차세대 HMR로 케어푸드 시장을 연다는 포부 속 B2B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제품이 주로 저작 보완에 집중돼 있는 데 반해 나트륨과 영양 문제를 해결하면서 맛·품질까지 고려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케어푸드 선진국인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시장 조사는 물론 국내 요양병원·요양원 환자, 보호자, 운영자 등과 수차례 일대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고령자 및 환자 식사에 대한 소비자 불만과 상세한 요구사항, 제품화 포인트 등을 도출했고, 이를 적극 반영해 소비자가 원하는 저작 편의성, 맛 품질, 나트륨 저감, 영양 등 모든 요소를 충족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정교한 제품 구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케어푸드는 전 메뉴가 나트륨 저감 제품(동일 유사 식품대비 25% 이상)이며, 그동안 축적한 HMR 기술력과 노하우에 케어푸드만의 독자적 원물 가공기술을 더해 부드러운 식감도 구현했다. 특히 다년간 연구를 통해 고기와 채소 등 원재료 종류와 메뉴에 따라 부드러운 정도를 여러 단계로 조절하는 저작편의 기술과 고압 열처리공정 등 원천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안에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본격 론칭하고 B2B 신제품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환자 일반식 중심 B2B 시장에서의 운영을 거쳐 올해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본격 확대한다.

이 외에도 에쓰푸드는 고기 원물을 씹고 삼키기 쉽게 가공하는 부분에 참여하고 있고, 대상웰라이프(뉴케어, 마이밀), 정식품(그린비아) 등은 환자용 특수용도식품 브랜드 기반으로 각각 실버푸드 제품군(분말영양제품, 영양간식, 드링크류 등)을 확대하고 있으며, 매일유업이 2018년 론칭한 셀렉스는 작년 연간 매출은 200억 원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 등 케어푸드 선진국과 비교하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실버 타깃 중심이며, 이 역시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국내 빠른 고령화 진행률과 정부 참여,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 등을 감안하면 시장은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