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 열풍-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96)
시리얼 열풍-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96)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0.02.17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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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인의 대용식…달콤한 맛이 가성비 측면 합당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시리얼, 생식, 선식 등 간편한 ‘식사 대용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시장만 3조 원 이상 규모라고 한다. 최근 엄선 데이터랩 분석에 따르면 아침 대용식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제품이 ‘시리얼’이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설탕과 초콜릿이 포함된 달콤한 맛 제품이 상위권에 올랐다고 한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시리얼은 미국에서 처음 상품화되었는데, 통곡물을 반죽한 뒤 건조한 ‘그래놀라’, 곡물, 과일 견과류를 가공하지 않고 자연건조한 뒤 혼합한 ‘뮤즐리’, 다양한 곡물과 밀가루 반죽을 섞어 건조해 구운 형태인 ‘푸레이크’로 분류된다. 이 시리얼(cereal)은 어원이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농업의 여신 케레스(Ceres)로부터 유래됐는데, 일반적으로 “먹을 수 있는 곡물이나 씨앗이 달린 식물”을 말한다.

‘푸레이크(flake, 얇은 조각)’를 처음 만든 사람은 형 존 하비 켈로그와 함께 건강요양원을 운영했던 윌리엄 케이스 켈로그였다고 한다. 어느 날 빵 반죽을 만들기 위해 밀 겨에 물을 섞는 과정에서 반죽이 조각조각 잘게 부서졌고 이 플레이크가 바삭거림으로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후 윌은 옥수수를 사용해 밀이 갖지 못한 맛을 더 한 ‘콘푸레이크’를 만들면서 세계 최초의 시리얼 회사를 창업했는데, 이 회사가 오늘의 켈로그(Kelloggs)사다.

국내 시리얼 시장은 동서포스트와 농심켈로그가 92%(2018년 기준)를 장악하고 있다. 엄선데이터랩 이용 후기에서는 시리얼과의 연관어로 ‘아침(식사) 대용’, ‘식사 대용’, ‘아이’, ‘다이어트’ 등이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엄선데이터랩 순위로 시리얼 부문 1위를 차지한 제품은 푸레이크로 농심켈로그의 콘푸로스트였다고 한다. 이는 20대 여성, 6세 이상 자녀를 가진 소비자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다. 2위는 ‘오곡으로 만든 첵스초코’였는데, 역시 달콤한 맛의 초콜렛과 함께 오곡의 건강 컨셉이 담긴 제품이다. 선식제품은 다이어트용과 다양한 곡물에 단백질 등 영양성분을 가미한 식사 대용식이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1위인 이롬의 ‘황성주생식’ 제품은 50대 이상 여성, 아침식사 대용제품이 주 타깃 소비자층이었다.

과거 당(糖)이 많아 시리얼도 건강의 적으로 내몰려 정크푸드로 치부되던 때도 있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수년 전 시리얼 대장균군 검출사건이 발생해 시장 성장이 한풀 꺾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이 많아야 칼로리가 높아 식사대용이 되고 가성비도 높아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이익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요즘 너무 잘 먹고 잘사는 세상이라 그렇지 칼로리 낮은 음식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칼로리가 낮으면 더 많이 먹어야 식사가 되니 가성비 면에서는 오히려 손해다. 시리얼은 주로 아침식사 대용이라 칼로리가 당연히 높아야 하고 탄수화물 비중이 높으니 당 함량이 높아야 적게 먹어도 식사가 되니 칼로리 높고 달콤한 시리얼이 오히려 가성비 측면에서 착한 음식이다.

결국 미래 글로벌 식문화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간편식, 패스트푸드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건강 트렌드를 타고 소비자들이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곡물 특히 옥수수, 오트밀, 크랜베리, 현미, 아몬드 등 다양한 재료가 가미돼 더더욱 시리얼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게다가 유기농, Non-GMO(非 유전자변형) 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터치해 안심(安心)까지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미래 식품시장은 시리얼,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대체), 만두, 햄버거, 샌드위치와 같은 간편 패스트푸드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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