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중국산 식품 원료 조달 차질
‘코로나’ 여파 중국산 식품 원료 조달 차질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2.17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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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물량 소진되는 3월부터 문제…대기업보다 중소 업체에 큰 타격
장류조합 사태 장기화 대비 해결 방안 모색
김치 의존도 높은 음식점 최악의 상황도 고려

“아직까지는 재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이달까지는 버티겠지만 다음 달부터는 주문이 들어와도 나갈 물량이 없어 걱정이다.”

경기도 성남 소재 포도당과 덱스트린 등 원료를 공급하는 중소 식품업체 한 대표의 하소연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원료 수급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현재는 재고 물량이 어느 정도 남아있어 수급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지만 물량 소진 시점인 3월부터는 사태가 심각해질 공산이 크다.

물론 대기업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가공식품에서 중국산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고, 대부분 식재료도 국산 대체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식품 대기업의 경우 해외 인프라가 있어 원료 공급이 가능하다. 중국산 원료에 대해서도 동남아시아 등 제 3국을 통해 대체될 수 있도록 전방위에서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수입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화물선 운항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는 했지만 현재는 정상적으로 뱃길이 가동되고 있어 원료 수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고추양념 대부분이 중국산인 국내 고추장 업체는 조만간 원료 수급 문제 위기에 봉착이 예상되나 이렇다 할 해결 방안이 없어 골치를 앓고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고추양념 대부분이 중국산인 국내 고추장 업체는 조만간 원료 수급 문제 위기에 봉착이 예상되나 이렇다 할 해결 방안이 없어 골치를 앓고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문제는 중소 식품업체다. 수입산 원료에 민감한 이들 업체는 특히 중국에서의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고추장을 제조·판매하는 장류업체다. 고추장 제조 시 주요 원료인 고추양념 대부분이 중국산이기 때문인데, 대기업의 경우 제3국을 통해 배합비 변경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수입 원료 판로 폭이 좁아 대체 원료를 국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중소업체는 원가 상승 문제 등으로 이렇다 할 해결 방안이 없는 상태다.

남윤기 장류조합 전무는 “수입업자들이 확보한 재고물량이 아직까지는 남아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오는 26일 정기총회에서 이 부분을 공론화시켜 회원사들과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정은 중국산 김치 의존도가 절대적인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현재 음식점에서 중국산 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에 달한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김치를)안정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식단에서 대체할 다른 밑반찬도 고려하고 있다. 물론 김치가 우리 식단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이러한 부분은 소비자들도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외식업중앙회는 회원사 실태 조사를 통해 원료 안정적 수급 등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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