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음료 2030 대상 ‘구독경제’ 확산
생수·음료 2030 대상 ‘구독경제’ 확산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2.26 0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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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안정적 수입-소비자에겐 시간 절약·할인 혜택 제공
롯데칠성 ‘아이시스’ 정기 배송…탄산수로 품목 넓혀
오리온 ‘제주용암수’ 가세…코카콜라 ‘인사이더’ 발족
커피 원두·설록차 배송도…전통주 ‘담화박스’ 서비스

구독경제가 음료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커피, 차, 탄산음료, 전통주 등 다양한 음료·주류 제품에 2030세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구독경제 서비스가 적용되고 있는 것.

△커피, 차, 탄산음료, 전통주 등 다양한 음료·주류 제품에 2030세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구독경제 서비스가 적용되고 있다. (사진=오설록, 술담화)
△커피, 차, 탄산음료, 전통주 등 다양한 음료·주류 제품에 2030세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구독경제 서비스가 적용되고 있다. (사진=오설록, 술담화)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은 지난 2000년 250조원 가량에서 지난 2016년 470조원까지 커졌으며, 올해의 경우 59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독경제의 확대가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국내에도 구독 서비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음료업계는 무거운 용량의 액체류를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불편을 감소시키고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과 니즈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중심으로 구독 서비스를 도입 중이다.

국내 구독경제 원조격인 한국야쿠르트는 1971년부터 프레시매니저,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를 중심으로 야쿠르트 등 발효유를 정기배송했다. 최근 자사 밀키트제품과 계란, 김치, 샐러드 등 식품류들도 정기배송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생수업체들도 자사 전용앱을 통해 정기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내 1위 생수업체인 제주삼다수의 광동제약은 작년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송 희망 요일과 주기를 입력하면 주문한 일정대로 삼다수를 배송해준다. 매월 주문 건수는 평균 2만 7000건을 상회하고 있으며, 앱 다운로드 수도 작년 12워러 기준 13만 건을 넘겼다.

롯데칠성음료도 2013년 6월 직영 온라인몰인 칠성몰을 오픈하면서부터 대표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 생수 정기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작년 11월에는 칠성몰을 리뉴얼하며 탄산수 트레비까지 포함, 정기배송 범위를 확대했다. 칠성몰 이용자수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약 40% 증가세를 보였고, 작년 1~9월까지 정기배송 매출액은 전년대비 100% 가량 신장했다.

최근 제주용암수를 내놓은 오리온도 앱을 통해 제주용암수를 판매하는데 정기배송 신청 소비자들에게 체험팩을 증정하는 등 프로모션에 힘쓰고 있다.

카페·편의점·캡슐커피·차를 중심으로 카페 업계도 구독경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집에서 커피를 내려마시는 커피 애호가들이 늘면서 원두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카페 프릳츠’의 경우 한 달에 4번 커피 원두를 제공하는데, 구독자는 원하는 원두의 종류에 따라 원두 분쇄 정도까지 설정할 수 있다.

유통업계도 자사 카페를 중심으로 커피 구독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GS25가 운영하는 '카페25'도 커피 구독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서비스는 GS25 모바일 앱을 통해 멤버십 상품을 구매하고, 음료를 이용할 때마다 잔여 개수가 차감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종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월정액 형태로 이용할 수 있으며, 잔당 가격은 최대 51% 할인돼 소비자의 눈길을 끈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티 브랜드 ‘오설록’은 차 정기구독 서비스 ‘다다일상’을 작년 말 론칭했다, 다다일상은 ‘차의 일상화, 지금을 음미하는 습관’이라는 테마로, 차 문화에 입문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매월 오설록이 추천하는 차, 다구, 소품 등을 함께 큐레이션(Curation) 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다. 오설록 공식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매월 자동결제도 가능하다.

코카콜라는 지난 16일 코카콜라 인사이더 클럽을 출시, 선정된 1000명을 ‘인사이더(insider)’라 명하고 2020년 새로 출시되는 음료를 출시 전 먼저 접할 수 있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진행한다. 선정되는 첫 1000명은 2020년 초 출시될 예정인 20여 종의 새 음료를 시장 출시 전에 먼저 맛보게 된다. 인사이더들은 1월부터 6개월 동안 AHA 스파클링 워터부터 코크 에너지(Coke Energy)까지 코카콜라가 개발한 새 음료를 매달 받게 된다. 회사는 아직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패키지에는 신제품과 함께 깜짝 선물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카페·편의점·캡슐커피·차를 중심으로 카페 업계와 유통 업계도 구독경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진=GS25)
△카페·편의점·캡슐커피·차를 중심으로 카페 업계와 유통 업계도 구독경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진=GS25)

전통주 업계도 우리 전통술을 ‘몰라서 못 마시는’ 소비자들을 위한 정기배송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술담화는 월 3만9000원을 내면 매달 한 주조장을 선정해 그곳에서 생산하는 술 두 종류을 넣은 ‘담화박스’를 정기배송 받을 수 있다. 여기에서 특징적인 것은 전통주의 원료, 향, 주조장 등 관련 설명이 적힌 큐레이션 카드로 스토리텔링에 충실했다는 점. 또 어떤 안주와 함께 먹으면 좋을지 추천해주고 말린 밤 같은 간단한 안주도 함께 보낸다. 맛본 전통주를 사이트에서 재구매하면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업계는 연이은 구독경제 도입이 기업에게는 안정적 수입을 확보하는 긍정적 효과를 주며, 소비자도 할인 혜택과 시간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만큼 점점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자신만의 소비 방식을 중시하는 2030세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 속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경제가 도입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는 소비에서 효율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성향이 있어 구독경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라며 “향후에는 빅데이터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추천하고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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