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과학자는 호기심 만족과 필요충족에 답해야
[기고] 과학자는 호기심 만족과 필요충족에 답해야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20.02.24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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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과학 인류 건강-산업 발전 역할 재정립을
신동화 명예교수 (전북대학교,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위성에 생명체의 시조인 미생물이 출현한 것은 화석 등을 관찰, 추정한 결과 지구 생성 후 약 2억년이 지난 38억 년 전이라 한다. 이후 우리 조상인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시기는 겨우 약 250만 년 전이다. 이들이 독립된 생명체로 있었던 오랜 기간 동안 자연에 있는 동식물에 의존, 수렵과 채집 생활 동안 다른 험하고 힘센 동물들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기적적으로 연명해 왔을 것이다. 지금의 인류로 진화되면서 세 번의 큰 혁명이 있었다. 약 7만 년 전 불의 사용으로 천적을 막고 먹이의 범위를 넓히면서 질을 개선, 육체는 물론, 특히 뇌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첫 번째 인지혁명이 일어났다. 이어진 지적 능력의 확대로 먹이를 불규칙적으로 얻는 불안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두 번째 농업혁명을 일으켰다. 이 때가 1만 2천 년 전이다. 농업혁명으로, 불안하고 부족했던 먹을거리를 구해야하는 압박에서 벗어나 생활이 안정되면서 집단생활과 조직이 만들어졌고 인간의 가장 특징인 상호협력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이 때를 계기로 다른 동물과 차이 나게 물질문명과 문화가 인류의 가장 특징적인 지적 영역에 들어오게 되었다. 생존에 필수인 먹고 사는 것에 매이지 않고 자유스러워 지면서 경험과 지식의 축적으로 세 번째 과학 혁명기를 맞았다. 이때가 지금으로부터 겨우 500년 전의 일이다.

과학혁명으로 넓은 우주를 알고 각종 에너지를 폭넓게 이용하면서 질병의 원인을 밝혀 건강 장수의 길을 트고 퇴치방법을 창안하였으며 생명의 근원을 탐색하는 생명공학기술을 정착 시켰다.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기술정보를 수집, 통합하여 다른 차원으로 끌고 갈 정보통신(IT)산업이 인류의 물질, 문명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컴퓨터를 앞세운 IT산업으로 인류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에 돌입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처음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필요를 충족하는 기술과 양면을 이루면서 계속 발전을 거듭해 왔다. 기초과학은 순수과학, 즉 인간 호기심의 만족이라는 목적에 충실하여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 직접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나, 기초, 순수과학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응용과학은 또 다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즉 인간의 필요를 충족함으로서 재화를 축적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쪽으로 빠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식품과학기술은 큰 범주에서 응용과학기술에 들며 화학, 수학, 물리학, 생화학 등 기초학문을 바탕으로 인간의 먹을거리를 어떻게 편리하고 유익하게 만들며 새로운 식재료의 범위를 넓혀 인간 식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과학계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먹을거리인 식품의 생산과 질적 개선, 안전성확보 뿐만 아니라 영양개선을 통해 인간 건강을 책임져야할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인간의 생존에 필수인 먹을거리를 대상으로 한 식품과학은 겨우 20세기 초반에야 한 과학영역으로 정착하였다. 독립분야로 정착한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으나 우리 생명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모든 인간의 깊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식품을 생산, 공급하는 식품산업과도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식품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과학자는 자신의 학문발전에 더하여 응용과학 분야의 특징인 내 학문의 결과가 사회에 이익창출을 할 수 있게 기여하고 또 한편으로는 소비자의 건강 증진과 생명유지에 책임을 져야할 막중한 의무감을 갖아야 한다. 특히 교육계는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 졸업 후 일할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담당할 일을 미리 예측하여 교육에 임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학문 발전 속도는 옛날의 궤도를 한참 벗어나 어제의 이론이 크게 바뀌고 새롭게 정립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눈에 보이는 현상에서 초미세 분자수준으로까지 넘어가 물질의 특성을 규명하는가 하면 생명공학 분야는 생명의 근원까지를 넘보고 있다.

식품이 인체 내에서 하는 역할도 현상적인 분야를 넘어 인체 내 분자수준에서 그 기능을 밝혀내고 있다. 또한 미생물의 생체 내 역할은 건강을 지키는 새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신의 큰 변화인 AI, IT, 생명공학, smart factory 등 여러 관련과학 분야의 흐름을 빠르게 흡수, 연계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내가 하고 있는 영역에서 관련 학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가늠하고 이 결과가 산업발전과 인간의 건강에 긍정적으로 기여해야한다는 사명감을 깊이 인식해야 할 때이다. 할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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