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효과' K-푸드 세계화 가속 페달
영화 ‘기생충 효과' K-푸드 세계화 가속 페달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3.04 0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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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짜파구리’ 올해 해외 매출 1조 원 달성 낙관
CJ·풀무원·삼양식품도 미국 시장 적극 공략
농식품부 콘텐츠 통한 식문화 홍보 지원 나서

영화 ‘기생충’ 효과로 인한 ‘짜파구리’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국내를 넘어 해외서도 인기를 끌며 당초 올해 목표한 해외 매출 1조 원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아카데미상 시상식 직후인 지난달 10~11일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22.5%, 전주와 비교하면 16.7% 등에 달한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달 10일부터 22일까지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1% 증가했다. 특히 짜파게티는 라면 매출 1위인 신라면의 아성까지 넘보고 있는데, 작년 짜파게티와 신라면의 매출 비중이 35대 65였다면 현재는 49대 51까지 격차가 줄었다.

이에 농심도 기세를 몰아 ‘기생충’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특히 해외 마케팅에 집중했는데, 지난 수십여 년간 축적된 영업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절호의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다.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유튜브를 통해 11개 언어로 ‘짜파구리’ 조리법을 소개했고, 영국 모든 극장에서 ‘짜파구리’를 나눠주는 행사를 했다. 또 미국에선 ‘짜파구리’를 완제품으로 만들어 컵라면으로 내놓기도.

△영화 기생충 효과로 인한 짜파구리의 인기가 그간 해외시장 진출에 꾸준히 집중해온 식품업게에 새로운 희망을 불러오고 있다.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 때를 기회로 삼아 업계와 정부는 주요 전략 국가들의 식품 시장을 적극 공략, 다양한 홍보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인다.
△영화 기생충 효과로 인한 짜파구리의 인기가 그간 해외시장 진출에 꾸준히 집중해온 식품업게에 새로운 희망을 불러오고 있다.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 때를 기회로 삼아 업계와 정부는 주요 전략 국가들의 식품 시장을 적극 공략, 다양한 홍보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인다.

농심의 올해 주요 전략 국가는 미국, 중국, 동남아, 호주 등이다. 미국 최대 대형마트인 월마트 4600여 개점과 코스트코, 의회의사당 등에 입점이 완료된 농심은 새로운 유통 채널로 영역을 최대한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완공 예정인 캘리포니아 제2 공장 완료되면 유탕면과 건면 설비까지 갖추게 돼 현지 생산능력은 기존대비 2배 증가한 10억 봉지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미주 지역에서 현재 두 배가량인 6억달러(약 713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중국은 기존 상해 등 대도시 중심에서 내륙 도시로 침투를 꾀할 계획이고, 동남아시아·유럽 등은 한류문화를 접목한 한식문화 알리기에 주력한다. 또한 호주는 유튜브, SNS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앞세운 마케팅 강화에 나선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30년이 넘게 해외시장을 공략해 전 세계인들에게 ‘신라면’ 브랜드를 알려 왔다. 이러한 신라면 인지도를 최대한 이용해 ‘짜파구리’ 홍보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생충’ 효과가 ‘짜파구리’를 넘어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까지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이중에서도 세계 최대 식품시장인 미국 가공식품 내 아시안푸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약 5조 원). 오는 2025년까지 7.8%의 성장률이 기대된다. 그동안 중국, 일본, 태국 등 국가의 식품들이 주로 주목을 받았다면 앞으로는 한국 식품도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시장 내 한국 식품의 성장세가 과거 중국만큼 크지는 않지만 수년 전부터 미국시장의 매출이 국내 식품기업의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기생충’ 효과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향후 성장 여력은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CJ제일제당, 풀무원, 삼양식품 등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판매 호조를 보이며 지난 3년간 미국 매출이 매년 25% 이상 증가했다. 또 캘리포니아에 건설한 김 생산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도 호재로 작용한다.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김 매출은 400억 원 규모로, 해외 매출 중 비중이 가장 크다.

게다가 슈완스 인수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된다. 제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CJ제일제당은 에피타이저 시장(만두)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슈완스는 메인 디쉬 시장(피자)에서 견고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 납품처 증가에 따른 매출 증대도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지난 3년간 미국 매출이 40%가 늘었다. SNS에서 ‘불닭 챌린지’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량이 증가해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해외 매출은 이미 국내 매출을 뛰어 넘었다. 작년 말부터는 미국 코스트코에도 입점해 올해 유의미한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풀무원도 미국 법인 매출액이 지난 3년간 연평균 12% 이상 증가했다. ‘나소야’ 브랜드로 판매되는 김치와 두부가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현지 맞춤형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20.5% 증가한 25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농식품부 역시 미국 아마존과 협업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미국 영화관 내 한국식품 홍보 부스를 설치 등 다양한 이벤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미국 현지 유명 유튜버와 함께 영화 속에 나왔던 한국 식품 먹는 모습 및 방법을 인스타그램 및 유튜브에 배포하고 콘텐츠에 한국식품 구입이 가능한 온라인몰 링크 연동 등 구매를 유도한다.

아울러 홍보부스를 통해 현지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한국 식품을 소개하고 ‘한국 식품 먹는법’ ‘한국 식품 활용한 나만의 요리법’ 등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를 통해 미국 주류 시장 내 한국식품을 알리고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상진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한때 드라마 인기로 중국에서 ‘치맥’ 바람이 불어 우리나라 맥주 수출이 늘었던 것처럼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는 것은 또 다른 한류”라면서 “이 기회를 적극 이용해 한국식품의 다양한 홍보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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