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심각단계’ 격상에 따른 식품산업의 영향과 소비자의 인식- 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98)
코로나19 ‘심각단계’ 격상에 따른 식품산업의 영향과 소비자의 인식- 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198)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0.03.0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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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성 강한 예방이 우선…음식과 무관하나 날고기는 주의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1월 30일 긴급위원회를 열고 중국에서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그리고 우리 정부도 2월 23일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눠진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글로벌 식품교역의 지속적 증대, 교통의 발달로 지구 전체가 하나의 국가처럼 가까워졌다. 어느 한 나라에서 발생한 생물학적, 화학적 위험의 발생이 순식간에 지구 전체로 확산돼 더 이상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2011년 3월 11일 대규모 쓰나미의 여파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발하면서 인근 국가 바다의 방사능 오염 우려와 함께 전 세계적 수산물 시장이 타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2017년 살충제 계란 광풍 또한 벨기에와 독일 등 유럽에서 시작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된 경우였다. 최근 중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 돼지열병, 코로나 바이러스도 온 세상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1월 23일 등록된 '중국인 입국금지 요청'이라는 제목의 우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 글이 게시 나흘만인 1월 26일 오전 4시 13분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의 동의를 모았다고 한다. 청와대 청원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는 사이 코로나19는 우리나라를 휩쓸어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고 있다. 올 1월 9일 현지에서 최초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사망자 및 확진자가 늘기 시작했는데, 2월 26일 현재 중국 내 사망자가 2천 7백 명이 넘었고, 확진자도 8만 명에 육박했다. 우리나라도 2237명이 확진됐고 13명이 사망(2월 28일 기준)하면서 의심환자도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와 함께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3대 바이러스 중 하나다. 야생 뱀, 박쥐, 천산갑이 숙주로 의심받고 있고, 동물 사이에서만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로 넘어오기도 한다. WHO는 이 우한폐렴이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고 발표했다. WHO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전염성(R0 추정치 1.4~2.5)은 메르스(0.4~0.9)보다는 강하지만 사스(2~5)보다는 약하며, 치사율은 약 4%(2.24 현재 3.3%)로 메르스(35%), 사스(10%)보다 한참 낮다. 코로나19는 약 7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98%), 기침(76%),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차도가 좋아지나 일부 면역이 약한 만성질환자에게는 중증 폐렴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모든 바이러스성 질환이 그러하듯 이번 코로나19 역시 예방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치료약도 따로 없다. 환자 상태에 따라 바이러스 공격을 버틸 수 있게 돕는 항바이러스제,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투여 등의 치료가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과 같은 감염증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AIDS) 치료제와 인터페론 등을 대체제로 사용한다.

일반 시민들의 예방법으로는 손 씻기를 잘 지키고, 70% 전후의 알콜이나 살균소독제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으니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의료기관을 찾아야 하며, 외출 시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을 지켜야 한다.

다행히도 음식으로는 전염되지 않으니 특별히 먹는 것까지 조심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다량 보균하는 야생동물을 섭취한다면 감염이 될 수도 있으니 가능한 야생동물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날고기는 더더욱 섭취해서는 안 된다.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혹시라도 음식에 오염됐다 하더라도 조리 시 사멸되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지하수나 농업용수 등 오염된 물을 섭취한다면 위험할 수가 있으니 지하수를 먹지 않는 것이 좋고 가능한 끓인 물을 먹는 것이 예방책이다. 세균과는 달리 바이러스는 식품에서는 증식하지 못하니 냉장·냉동 보관한다고 해서 안전성이 확보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마늘이나 일부 건강기능식품이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광고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치료는 불가능하나 면역 증강효과 등으로 감염 예방에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런 경우도 복용량이나 개인차가 커 반드시 효과를 본다는 보장이 없다.

금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신종이라 사람의 면역체계가 신속히 작동하지 않아 강력한 감염을 유발하는 건 사실이나 다행히도 치사율이 3.3%로 낮은 편이라 정상적인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기존 독감보다 2배 정도 쎈 독감이라 생각하면 되고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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