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 경제 식품 시장 리셋:소비트렌드
[기획] 코로나 경제 식품 시장 리셋:소비트렌드
  • 강민 기자
  • 승인 2020.03.25 0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축용 대용량 식품 인기…창고형 매장·편의점 이용 늘어
식품 업체 온라인 몰 주문 몰려…부모님 장봐주기도 성행
간편식·라면 등 수요 급증…생산 라인 24시간 가동 체제
홈술용 주류·안주 두 자릿수 증가…건강즙·보양식도 불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연기, 재택근무 장기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 되면서 식품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 ‘근거리’ ‘비축’으로 변해가고 있다.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홈밥, 홈술 등 경향이 강해졌고 집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HMR, 라면, 생수 등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월 첫째주부터 2월 마지막주까지 비축형 상온 제품인 즉석 국·탕·찌개 판매량은 전년보다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채널 별로는 각 식품회사별 자사 온라인 몰과 근거리 간편구매를 할 수 있는 편의점 등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창고형 할인 매장에서 대용량 제품을 구매현상도 두드러진다. 

또 다른 특이점은 보양식 관련 식재료 매출이 증가했고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인 부모를 대신해 자녀가 온라인에서 장을 봐주는 문화가 싹트고 있다.

식품회사가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구축해 놓은 자사 온라인 몰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오픈마켓 구매량 폭증이 배송지연이나 품절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구매 행태의 변화를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CJ 제일제당에 따르면 자사 온라인 몰인 ‘CJ더마켓’의 경우 HMR(햇반, 만두, 국물 요리)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일 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84% 신장했다. 'CJ더마켓' 앱 다운로드 수 역시 50% 이상 증가했다. 밀키트 브랜드 '쿡킷' 매출도 평소에 비해 20% 가량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상온 간편식 주문이 폭주함에 따라 햇반과 스팸 등을 생산하는 충북 진천공장이 주야 3교대 24시간 근무제로 운영 되고 있으며 최근 단기계약직 사원까지 모집하며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는 상황.

대상의 자사 온라인 몰인 정원e샵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주로 종가집 포장김치와 청정원 온라인브랜드 '집으로온(ON)'의 곤약 볶음밥, 핫도그, 치킨텐더 등 간편식 판매세가 두드러졌다.

집으로 ON 곤약볶음밥 묶음 상품 2월 매출은 곤약볶음밥 2월 매출이 전월 대비 153.3% 증가해 가장 높았으며, 참치김치 곤약볶음밥은 134%, 계란 곤약볶음밥 130.6%, 닭가슴살 곤약볶음밥 122.7%, 소고기 곤약볶음밥 97.8% 등 순으로 각각 매출이 증가했다. 또 대상 종가집이 론칭한 ‘종가반상’의 국탕류 HMR도 묶음 상품의 매출도 증가했다. 지난달 종가반상 사골 김치찌개 3개 묶음의 매출은 전월 대비 126.4% 증가, 전통 순댓국 3개 묶음은 전월 대비 121.1% 늘었다.

대상 관계자는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종류의 간편식 등을 묶음 상품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건강을 생각한 저칼로리 제품부터 외식을 대체하고 매일 즐겨도 부담 없는 한식 제품까지 다량 구입하고자 하는 수요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원F&B가 운영하는 ‘동원몰’의 주간 매출은 지난달 23일 기준 전년 대비 약 150% 가량 증가했다. 동원에 따르면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때 온라인 몰의 매출이 증가했지만 3월 들어서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아워홈의 자사몰인 '아워홈몰'의 매출도 급증했다. 2월 3주차 매출액은 전주 대비 50% 상승했으며, 2월 4주도 전주대비 30% 상승했다. 2월 자사몰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제품은 '아워홈 온더고' 및 냉동볶음밥류이며 이어 지리산수, 국탕찌개류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농심은 라면과 백산수 국내 출고량이 전년 대비 30% 가량 늘었다. 농심은 라면 수요가 높아지면서 안성·구미·부산·녹산 등 전국 5개 공장 생산체제를 기존 16시간에서 24시간 가동 체제로 전환했다. 농심에 따르면 스낵은 지난달 18일 대구 확진자 발생 이후 출고량이 10%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은 전염병 이슈 발생 후 지속적으로 출고량이 늘어왔고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집에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기호식품인 스낵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오뚜기의 온라인 몰인 ‘오뚜기 몰’ 지난달 매출은 전년대비 20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면, 즉석밥, 컵밥 등 간편식 상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오뚜기 관계자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전 유통채널에서 라면과 즉섭밥의 경우 지난달 매출을 작년과 비교했을 때 35%가 늘었다고.

오뚜기 관계자는 “B2B와 B2C가 비슷한 비율이어서 외식산업 침체로 인한 소스류 등의 B2B 매출 하락을 B2C에서 상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내수 발주량은 2배 가량 증가했다. 생산량을 충족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 올렸고 최근 근무시간 연장을 위해 고용노동부에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한 상태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1,2월 삼다수(점유율 1위, 1월기준 41.3%) 매출액이 전국적으로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온라인 매출과 영남지역 수요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 됐다”고 말했다.

근거리 간편소비를 할 수 있는 편의점의 주류와 냉동안주류 매출이 작년에 비해  늘었고 냉장식품과 즉석식품 매출도 증가했다. 회식과 저녁 약속이 줄면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 늘고 있는 영향이다.

GS25에 따르면 지난달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맥주는 13.5%, 소주는 20.2% 매출이 늘었다. 주류와 함께 냉장·냉동 안주류 매출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5%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맥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4%, 소주는 11.7% 증가했고 지난달 안주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 올랐다. CU는 지난달 과일·채소류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60% 신장했다. 같은 기간 즉석식품 역시 22.7% 늘었으며 김밥 18.1%, 육가공류 14.6% 매출이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올해 1,2월 203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창고형 할인점인 롯데 빅마켓  올해 1월과 2월 매출 신장률이 각각 4.1%, 6.4%이었다. 롯데 빅마켓의 지난해 연매출 신장률은 1.4%과 큰 차이를 보였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 기간 특히 라면과 생수, 컵밥 등 장기간 보관이 용이한 대용량 상품 위주로 매출이 증가했다. 홈플러스의 창고형 온라인 몰 더클럽은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매출은 직전 월보다 227% 증가했고 이용자 수도 243% 늘었다. 특히 신선식품 328%, 가공식품(간편식 포함) 196% 매출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집밥 수요 증가로 평소보다 많은 양의 식재료를 비축하려는 소비자들이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창고형 온‧오프라인몰로 몰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베이 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양식 판매가 여름보다 높았다. 최근 한달 간 G마켓과 옥션에서 보양식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2배 늘었으며 초복과 말복이 있었던 작년 7,8월에 비해서도 G마켓은 24%, 옥션도 99% 판매량이 늘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온라인몰 배송지를 일시적으로 변경해 주문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후 2월 24일부터 지난 1일까지 배송지 변경 주문 건수는 전주 대비 58%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시 배송지 변경 주문건수가 늘어난 이유로 당장 필요한 음식 등을 사러 나갈 노부모를 염려해 배송지를 바꿔 온라인 구매를 대신하는 자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