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맥주 용기 재활용문제 ‘골치’
페트맥주 용기 재활용문제 ‘골치’
  • 문윤태 기자
  • 승인 2004.02.04 0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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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공정 까다롭고 설비투자 새로해야

기존 페트병과 다른 색깔로 선보인 페트 맥주 용기의 재활용 비용을 최고 다섯 배까지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맥주 시장에 붐을 일으키고 있는 페트 맥주의 색깔이 기존의 투명 또는 푸른 빛이 아닌 갈색이어서 별도의 재활용 설비와 선별 작업 등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행 kg당 178원의 페트 용기 재활용 비용으로는 페트 맥주 용기를 처리할 수 없어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투명한 페트 용기는 분쇄, 세척한 후 얇게 썰어 내수와 수출을 통해 다른 섬유제로 사용되고 판매 단가도 높은 편이지만 페트 맥주의 용기는 페트의 원료인 페트 칩 이외에도 특수 물질로 구성돼 있어 공정상 재활용이 까다롭고 재활용이 되더라도 이용할 데가 마땅치 않아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페트 용기 1톤에 대한 재활용 비용은 17만8000원(kg당 178원). 그러나 페트 맥주 용기의 경우 이를 수거하는 지자체나 수거 업체는 별도로 분리하지 않기 때문에 재활용 사업자가 수거된 용기를 따로 분리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운반비, 인건비 등 용기 처리 비용만 17만원 정도 들어가 결국 톤당 34만원에 재활용을 해야 하는 등 이중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연간 5000톤 정도를 재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 설비를 구축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약 5억∼8억원에 달하는 데다 이 설비를 갖춘다 해도 전국에서 발생하는 페트 맥주 용기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없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부대비용과 재활용 소재 판매 단가 등을 고려할 때 현행 178원의 재활용 비용을 최고 다섯배까지는 올려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관계 당국인 환경부도 곤란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용 업계의 다섯 배 인상 주장에는 공감하지만 비용 문제인 만큼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활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등 일부 외국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페트 용기는 모두 투명병을 사용토록 권고하고 있고 기업들은 이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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