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시장 지각변동…빙그레, 빙과 1위 업체 등극
빙과시장 지각변동…빙그레, 빙과 1위 업체 등극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4.0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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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아이스크림 인수, 롯데제과·롯데푸드 3강 체제 재편
부라보콘 등 친숙한 브랜드 시너지 양사 점유율 40%로 단독 선두
해외 유통망 활용 글로벌 사업 확대
△빙그레가 지난달 31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며,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3강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사진=빙그레, 해태제과)
△빙그레가 지난달 31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며,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3강 체제로 개편될 전망이다. (사진=빙그레, 해태제과)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제과 등 4강 체제였던 아이스크림 시장이 실상 롯데와 빙그레 양강 구조로 재편된다. 해태제과는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매각하고, 제과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빙그레가 지난달 31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주이며 인수금액은 1400억 원으로 공시했다. 최종 인수 시기는 세부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결정될 예정이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롯데제과를 제치고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며 아이스크림 시장 1위로 올라서게 됐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작년 3분기까지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가 28.6%로 1위, 빙그레가 26.8%로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롯데푸드와 해태아이스크림이 16%와 14%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인수 후에도 표면적으로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처럼 해태아이스크림 법인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빅 4 체제가 유지될 것이지만 질적으로는 롯데와 빙그레가 5%정도 차이를 두고 양강을 형성하게 됐다. 

해태아이스크림㈜는 해태제과식품㈜이 올해 1월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한 법인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의 작년 말 기준 매출액은 1800억 원대로, 43년 동안 판매 중인 부라보콘 등 다수의 스테디셀러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빙과시장도 제과시장 등과 마찬가지로 장수 브랜드 파워가 절대적인 만큼 다수의 스테디셀러 브랜드를 보유하게 된 빙그레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해태제과식품은 해태아이스크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유치·전략적 제휴·지분매각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했으나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적극적인 인수 희망 러브콜이 이어져 경영권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태제과식품은 허니버터칩의 흥행으로 정점을 찍고난 뒤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면서 부채 비율은 작년 기준 196%로 늘었다. 이번 매각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을 부채상환과 과자공장 신규 설비 투자에 사용한다는 계획으로, 해태제과의 부채 비율은 지금보다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투자가 미뤄졌던 생산라인에도 본격 투자가 가능해져 생산의 효율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제과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해 시장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빙그레도 수년 전부터 적극적인 M&A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업력과 회사 규모 등에서 해태제과 빙과부문을 가장 적당한 대상으로 보고, 이미 지난 2005년 해태제과 빙과부문 인수를 시도한 바 있으며, 2008년에는 크라운제과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면서 해태 빙과부문을 인수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빙그레는 이번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양 사가 보유한 공장을 활용해 생산, 유통 효율성을 달성하는 한편 빙그레의 해외 유통망을 통해 해태아이스크림의 유명 브랜드를 수출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전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을 이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빙그레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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