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육식 선호 문화가 가져온 결과
[기고] 육식 선호 문화가 가져온 결과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20.04.13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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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학교,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초기 인류는 자연에서 먹이를 얻는 수렵·채집식생활을 꽤 오래했다. 식물의 씨나 과실 등을 따서 먹었고 가끔 잡을 수 있는 작은 동물을 식재료로 사용했을 것이다. 이래서 인간은 대부분 주식은 곡류나 과실, 채소였고 일부 육류를 더하는 잡식성을 유지했다. 역사적으로 수렵·채집이라고 하나 일부 민족을 제외하고 수렵은 부족한 식량을 보충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결국 곡류가 주식의 자리를 차지해왔으며 곡류를 재배, 생산하기 위한 농업혁명이 인류 물질문명의 시발점이 되었다.

농업은 노동력을 위한 집단화를 촉진하였고 협력하여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서 논밭갈이 등 힘든 일을 시키기 위하여 동물의 힘이 필요하였고 이 목적으로 순화한 가축의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동물이 가축화되면서 비로소 육류가 우리 식생활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식생활변화가 일어났다. 곡물과 채소류를 생산하기 좋은 자연여건을 갖춘 동양에서는 이들 식재료를 이용하는 식생활이 정착되었고 비가 부족하고 초지형성이 가능하면서도 넓은 토지가 있어 목축에 적당한 서양의 경우, 육류중심식단이 정착하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껏 동서양의 주식은 곡류 즉 쌀밥과 빵, 여기에 육류가 추가가 되는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이런 먹는 것의 차이는 성격과 신체특성을 바꿔놓았다 우선 동양인과 서양인의 대장 길이에도 영향을 미쳐 곡류나 채소류 중심의 식품을 소화시키기 위해서 동양인의 대장이 서양인보다 길다. 식생활 변화는 내장의 변화뿐만 아니라 육류중심의 식습관은 우리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인에게 전에는 흔치않았던 대장암 발생비율이 높아지는가 하면 고혈압 등 만성병과 비만인구가 증가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가 일고 있다.

육류를 선호하는 이유는 맛과 향, 그 다음으로 영양 면을 강조하나 곡류나 채식에서도 선택에 따라 균형영양은 가능다. 결국 육류선호경향은 우리 기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환경 오염…비만·고혈압 등 만성병에 대장암 증가
대체육·세포배양 육류 대안…국내도 개발 서둘러야
 

불교에서는 육식을 철저히 금하고 있는데 맛에 취하여 일어나는 탐욕을 경계함이고 또 하나 이유는 윤회를 믿는 교리에서 경우에 따라 우리 조상이 동물로 환생하였거나 앞으로 나도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면 어찌 쉽게 생명을 빼앗아 육식을 즐길 수 있겠냐는 생각이다. 이런 종교의 이론을 뒤로 하더라도 우리 지구환경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는 주범이 가축사육이라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세계 식량창고인 미국국토의 49%와 생산된 곡류의 70%가 동물사육에 사용되고 있고 탄산가스나 메탄 등 온실가스도 미국 전체 방출 량의 10-12%를 차지한다는 통계이다.

동물복지와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과잉의 육류소비에 대한 세계적인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서 우리 과학계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 생명공학기술의 발달로 동물의 생명을 빼앗지 않고도 세포배양으로 육류와 비슷한 육질의 고기유사품을 만들 수 있고 식물의 단백질을 처리하여 육조직유사제품을 생산, 상품화여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 채식인구의 증가와 특정종교인들을 위한 유류대체 연구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 분야 연구는 동물에서 육류를 얻기보다 세포배양으로 공장에서 같은 산물을 생산하려는 노력에 집중될 것 같다.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이 이 분야에 집중연구하고 있는 경향을 볼 때 앞으로 경제적이면서도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제품이 상업적으로 생산될 날도 멀지않았다고 여겨진다.

우리나라와 같이 제한된 경작지와 가축사료용 곡류를 수입해서 사용해야하는 나라는 경제적인 측면과 환경문제에서 축산업에 결코 유리하지는 않다. 그러나 배양기술을 바탕으로 한 공장 형 육류생산이나 저렴한 식물자원을 재료로 이용한 조직단백이나 조합식품의 개발은 기술측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여겨진다. 식물의 세포배양기술은 이미 기반을 구축하여 산삼 등이 인기 상품이 되었고 다른 식물의 배양도 자연산을 대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구축된 기반기술을 활용하면 타 분야까지도 영역확대가 가능할 것이다. 조직 배양 등 인간관리형 자연유사제품생산은 구성성분을 조정할 수 있으며 단위면적당 생산량 증대와 함께 더욱 큰 장점은 지구환경보존 및 같이 살고 있는 동물의 생명을 빼앗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분야 과학기술의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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