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1분기 실적 코로나19로 반사이익
식품업계 1분기 실적 코로나19로 반사이익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4.27 0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공식품 국내외 수요 급증 CJ 등 매출-영업이익 동반 상승
CJ 매출 5조7740억에 영업이익 42% 급증
대상 7486억에 영업익 380억으로 기대치 접근
동원 매출·영업익 소폭 늘어 7684억에 357억
농심 해외 매출 40%대 폭증…6391억-393억
오리온 국내외 과자 수요 증가…5329억-822억
오뚜기·SPC 안정적 실적 불구 이익은 감소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1분기 매출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간식‧라면‧즉석밥‧가정간편식 등 가공식품의 수요가 급증한 덕에 CJ제일제당(대표 강신호)과 대상(대표 임정배), 동원F&B(대표 김재옥), 농심(대표 신동원‧박준), 삼양식품(대표 정태운), 오리온(대표 이경재),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 등의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도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업소용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오뚜기(대표 함영준‧이강훈), 롯데칠성음료(대표 이영구)는 외식 기피현상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간식‧라면‧즉석밥‧가정간편식 등 가공식품의 수요가 급증한 덕에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1분기 매출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업소용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식품음료신문 DB)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간식‧라면‧즉석밥‧가정간편식 등 가공식품의 수요가 급증한 덕에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1분기 매출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업소용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식품음료신문 DB)

CJ제일제당은 1분기에 매출 5조7740억 원, 영업이익 2559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15.1%, 영업이익은 42.9%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사태로 B2B를 기반으로 하는 장류와 조미료 등의 매출은 부진했지만 B2B에서 B2C로 유연하게 전환해 최근 사재기 증가 등의 수혜를 받고 있는 햇반‧컵밥‧가정간편식 등 가공식품부문의 매출이 상승했다. 올 1분기 CJ제일제당의 가공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1조2700억 원)보다 30% 이상 늘어난 1조7000억~1조8000억 원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3월 CJ제일제당의 즉석밥‧국탕류‧냉동만두 등 가정간편식 매출은 전년 대비 24% 올랐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84% 급증했다. 밀키트 브랜드 ‘쿡킷’ 매출도 평소보다 20% 가량 늘었고, 햇반은 코로나19 이슈 확산 후 주문량이 급증해 평상시 대비 출고량이 2.5배 증가했다.

해외에서의 매출도 호조세다. 미국의 경우 비비고 왕교자 만두와 햇반의 매출이 평소 대비 2배 이상 증가, 슈완스 냉동 피자의 경우 일부 대형마트에서 품절사태를 빚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햇반과 가정간편식 등 수요 증가로 1분기 실적이 늘 것으로 보이며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진행한 강도 높은 상품 구조조정에 마진 개선효과도 기대된다.

CJ제일제당 측은 “햇반은 사재기성‧비축성 소비로 인해 올 1~2월 출고량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에는 평균 대비 5% 가량 증가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의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부합할 전망이라는 분석이다. 대상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액 7486억 원, 영업이익 380억 원으로 추정된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0.3% 감소하는 수치다.

코로나19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으로 적용돼 가공식품 부문 매출액은 전년 수준을 예상한다. 올해는 대상의 식품 부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분석이다. 저수익 가공제품 SKU 구조조정, 김치 판촉 완화로 연간 식품 부분 마진은 전년 대비 개선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베스트코 합병 이후 B2B 저수익 거래처 정리가 진행 중이며 이는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사업에서는 중국,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한 식품사업을 활발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상의 해외 사업은 크게 인도네시아, 베트남, 유럽, 중국, 미국 등에서 펼쳐지고 있다. 활발한 해외 사업 확대로 2016년 주요국 해외 매출 비중은 10%에서 작년 16%까지 증가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영업이익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들 사업이 차지하는 영업비중은 2016년 6%에서 2019년 21%로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중국 사업 매출은 2011년 이후 매년 20~40%씩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100억 원 수준에서 2014년 140억 원, 2015년 190억 원, 2016년 214억 원, 2017년 231억 원, 2018년 279억 원 규모로 늘었다. 작년에는 387억 원에 달했다. 작년 7월 착공에 들어간 롄윈강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올해 대상의 중국 사업 총 매출액은 400억 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 하반기 인도네시아 법인의 공장 증설을 마쳤고 연말에는 미국에 생산 공장도 설립한다. 대상의 김치 수출액은 2015년 2600만 달러에서 2019년 4200만 달러로 60% 이상 증가했다. 전체 국내 김치 수출액에 종가집 김치 비율은 40%에 달한다. 대상은 올해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김치 수출 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동원F&B의 1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동원F&B는 1분기 매출액 7684억 원, 영업이익 357억 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2.7%,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제품인 참치캔의 B2B 시장 점유율 확대와 죽과 탕 등 HMR 매출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SPC삼립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8.6% 늘어난 6232억 원, 영업이익은 5.2% 감소한 91억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한다. 베이커리 매출은 식빵 생산설비 확장에 따른 매출 증가, 카페스노우 및 미각 제빵소 등 신제품 판매 호조, 가격인상 효과 등으로 10%가량 성장하고 있다.

식품 부문의 경우 신선 및 편의식품 매출의 고성장세를 지속중이며 ASF로 혼란을 겪은 육가공 부문의 수익성도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밀가루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있지만 큰 폭의 실적 변동성이 나타날 상황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SPC삼립의 파리바게뜨·CJ푸드빌의 뚜레쥬르 같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는 주로 주거상권에 위치해 있어 가맹점간 편차는 있지만 국내에선 그나마 예년 수준 매출을 유지 중이다.

식품 부문의 안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휴게소와 레스토랑 사업의 부진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가평 휴게소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방문객 감소 현상, 리스회계 기준 변경과 고정비 부담으로 1~2분기 분기별 40억 원 내외의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국내 주요 식품업체 올해 1분기 실적 전망
△국내 주요 식품업체 올해 1분기 실적 전망

농심 역시 올 1분기 매출 6391억 원, 영업이익 3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24%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2월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영화 속에 나왔던 짜파구리가 국내외에서 입소문을 타 호황을 맞은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재기 품목인 라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는 물론 중국과 미국 등에서 라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2월 중하순에는 주력 브랜드의 주문량을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했을 정도였다. 해외매출은 미국이 선도했다. 지난 2월 짜파게티의 해외 매출은 총 19억 원(15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나 증가했다. 미국에서만 약 9억 원(7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해외 매출 비중에서 47%를 차지했다.

3월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면서 라면이 사재기 물품에 포함됐다. 국내 일부 매장과 중국, 미국 등에서 물량이 동이 나기도 했다. 스낵부문도 국내와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이며, 1분기 국내 스낵 매출은 4%, 해외 매출은 3%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농심 측은 “코로나19가 본격 환산된 이래 국내 라면출고량은 30% 이상 늘었고, 올 3월 기준 해외매출은 40% 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증가하고 연결 영업이익은 210억 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1분기 삼양식품 수출액은 750억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의 수출액은 518억 원이었다. 적어도 45% 증가한 것. 해외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매출 증가율이 각각 50%, 100%의 증가율을 보였다. 1분기 내수 매출액 역시 작년 685억 원에서 올해 75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나 증가율이 약 10%에 달했다. 삼양식품의 성장률도 6~7%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외식 소비가 줄어들면서 라면 수요가 증가했다. 수출과 물류 차질을 우려한 해외 거래선에서 주문량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외부 활동을 재개하면서 2분기 매출 증가율이 1분기보다는 다소 낮아질 수 있지만,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의 올 1분기 매출은 5329억 원, 영업이익은 8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6%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정에서 간식 소비가 증가하면서 한국‧중국‧러시아 등에서 과자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간식 소비가 증가하면서 한국과 중국, 베트남의 과자 수요가 예상보다 좋았다. 지난달 한·중·베 주요 스낵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82% 늘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스낵 카테고리 비중이 작년 34%에서 39%로 늘었다. 독보적인 식감의 네 겹 스낵 ‘꼬북칩’, 감자칩에 한국의 맛을 입힌 ‘포카칩 땡초간장소스맛·구운마늘맛’ 등 차별화한 제품들이 성장을 견인했다.

해외법인들 역시 신제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의 경우 주요 경쟁사의 생산 시설이 우한에 집중돼 있어 소매 채널에서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올 2월 기준 중국에서 스낵·파이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신장했으며, 지난달에는 전체 매출에서 스낵 카테고리 비중이 작년 37%에서 50%로 크게 늘었다. 1분기 김 스낵 매출도 8% 이상 매출이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에서는 새롭게 개발한 양산빵 ‘쎄봉’이 아침식사로 인기를 모으며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러시아에서도 초코파이 매출 호조로 매출이 전년 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 측은 “초코파이 등 파이‧스낵류는 당사 실적을 선도하는 제품군인데, 올 2월에만 매출이 50% 이상 급증했다”며 “조리과정이 없고 포만감 커 비상식량 개념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오뚜기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1분기 라면 판매량은 7% 올랐지만 외식 경기 부진에 따른 B2B 양념소스류, 유지류 판매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오뚜기는 업소용 제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오뚜기의 연결 법인 편입 효과로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코로나로 인한 외식 B2B 공급 하락과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지급수수료 확대로 영업이익은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뚜기 측은 “전체적인 매출은 증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업계가 타격을 입은 가운데, 타사와는 다르게 라면 외에도 업소용 제품을 취급하기에 약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실적은 주류에 이어 음료 매출도 코로나19 타격으로 하향세를 그렸다. 롯데칠성음료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676억 원, 영업이익 12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1.27% 감소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과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주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급감한 가운데 음료 매출도 코로나19 확산 영향을 3월부터 받기 시작한 상황을 맞은 것.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면서 외식 경로 외에도 편의점 채널까지 매출 타격이 있었기 때문이며, 주류는 2분기까지 매출 급감이 지속할 것으로 보여 롯데칠성의 2분기 실적 가시성도 낮은 편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의 수익성 개선 작업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작년 이 회사 주류사업부는 58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59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클라우드, 피츠 등 맥주 사업 부진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시장 점유율은 5% 미만이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 4868억 원, 영업이익 265억 원을 기록, 매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08% 증가한 수치고 영업이익은 전년(영업손실 42억 원) 대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선보인 ‘테라’와 ‘진로’의 인기가 계속되며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 경기 침체로 주류 소비가 전체적으로 감소한 가운데서도 작년 출시한 테라와 진로의 매출 호조가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1분기 하이트진로 주류 판매량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트진로 1, 2월 맥주 판매 물량은 각각 전년 대비 95%, 30% 성장하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주도 1, 2월 각각 35%, 20% 물량이 증가했고 작년 가격 인상 효과가 향후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