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마, 식품원료로 사용 가치 있다
[기고] 대마, 식품원료로 사용 가치 있다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20.05.11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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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명예교수 (전북대학교,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대마는 오래전부터 농촌이나 산간에서 삼(衫)이란 이름으로 밭에 심어 삼베를 짜는 재료로 요긴하게 사용하였다. 섬유가 길고 질겨서 옷감으로 적합하여 삼베옷으로 만들어 여름에 입었는데 더위를 피하는데 제격이었다. 장례에서도 상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굴건제복의 옷감이고 망자가 마지막 입고 가는 옷은 삼베옷이었다. 이 삼베옷이 가장 쉽게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대마는 중앙아시아 원산이며 우리나라는 기원전 1세기 낙동강 유역에서 재배 기록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당뇨, 신경통, 생리통 등에 약용으로 사용해왔다.

현재 대마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약류로 구분되어 재배, 이용이 제한되고 있으나 대마초 중 단지 종자, 뿌리, 성숙한 대마초의 줄기만 제외되어 마약법에 위촉되지 않는다. 그러나 식품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식품위생법으로 정한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목록에 등재되어야 한다. 식품공전 ‘별표 1(가 099400)’에 의하면 대마(Hemp)씨의 껍질을 완전히 제거한 마인(仁) 만이 등재되어있어 마약관리법에서 풀어 놓은 뿌리나 줄기는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대마는 스페인 말인 마리화나로 알려져 일반인은 마약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각인되어 있다. 양귀비, 코카인과 같은 식물은 마약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산업용으로 구분 된 대마는 중독성이 낮아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폭넓게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대마를 사용할 때 마약성분인 THC(Δ-9-tetrahydrocannabinol)와 CBD(cannabinol)의 함량을 규제하면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일반사용의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다. 미국, 영국 등 서구 여러 나라에서는 대마추출물을 넣어 만든 음료나 스포츠음료를 생산, 판매하고 있고 세계시장규모는 84억 불(2017)로 매년 25%씩 성장하리라 예상한다. 특히 비 알코올성 맥주 제조에 대마추출물을 사용, 알코올에 예민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또한, 사과, 파인애플, 배 같은 과실음료 한 통에 CBD 30mg 정도 함유한 제품이 상품화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소비자의 호응도가 높다.

통증 완화·숙면 보조 등 효과…동의보감서도 약용
중독성 낮아 미국 등 산업용으로 폭 넓게 허용
추출물 넣은 음료 84억 불 규모…매년 25% 성장

캐나다에서는 법적으로 2018년 대마사용을 허가하고 2019년 식용으로 확대하였으며 미국 버지니아주는 조례로 대마를 식품으로 허용하고 있다. 대마 추출물은 통증완화, 항균성, 항 염증성 특징이 있고, 신경보호와 숙면보조, 스트레스해소 등 긍정적인 효과가 알려져 있다. 이런 기능으로 대마를 이용한 제품이 폭넓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도 대마 씨(마인)를 포함, 마약으로 분류되지 않은 대마의 뿌리, 줄기 등을 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사용부위를 확대, 원료사용 시 경제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함유성분에 따라 산업용과 의약용을 구분하여 관리하고 의약용은 규제할 필요가 있으나 산업용은 자유롭게 재배, 이용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안동시는 이미 대마이용에 관한 조례도 만들었으며 특구로 지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 농민의 소득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중앙정부의 적극지원이 필요하다.

식품용도 외에도 대마의 섬유는 여러 용도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희소가치를 높이기 위한 섬유이용 예술품의 소재나 벽지, 한지 등 새로운 용도개발이 가능할 것이며 척박한 땅에서도 재배할 수 있어 밭작물의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대마추출물을 식품에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적 품종선발과 용도별 적용 가능한 제품을 개발, 상품화를 유도하고 이들 제품에 대한 선호도, 나아가서는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여 소비자의 호응도를 높이는 것은 과학계의 몫이다. 아울러 습관성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노력도 함께해야 한다. 식품산업 분야에서는 대마와 같은 신소재를 활용,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새롭게 보급하면서 세계적인 수요를 감안, 수출품목 화하는 것도 사업 확대를 위하여 필요하다.

우선 대마의 폭넓은 활용을 위하여 국가는 법적규제를 재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민은 원재료를 생산하고 기업은 원재료를 받아 가공 제품화함으로서 농민과 식품산업이 상생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계기를 마련하면 한다. 이 분야 육성을 위하여 식약처와 농림축산식품부의 공동협력과 함께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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