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2030 MZ세대 공략으로 부진 만회
소주, 2030 MZ세대 공략으로 부진 만회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5.13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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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추 추세·코로나 영향으로 1~2월 주류 소비 30% 감소
하이트진로, 슈피겐 등 친숙한 브랜드와 협업
롯데주류 ‘플렉스 마케팅’으로 젊은 층과 소통
‘화요’ 등 성장하는 프리미엄 시장에도 눈독

성장세 둔화의 장기화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출 및 외식 수요의 감소로 주류업체들의 매출 부진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소주 업계의 관심이 ‘2030 MZ 세대’ 소비자로 향하고 있다. 기존 주 타깃층인 중장년층에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미래 소비자인 젊은 소비자로 확대, 이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마케팅 전략에 한창인 것.

주류 도매업계에 따르면 1~2월 국내 맥주·소주 유통량은 주류 판매 비중의 60%를 차지하는 업소용 제품의 소비 하락으로 전년대비 평균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소주는 저도수 주류의 인기와 더불어 꾸준히 성장세가 둔화돼 왔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보이콧과 하이트진로의 신제품인 ‘진로이즈백’의 위세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주류는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보다 0.1도 낮춘 16.9도로 리뉴얼했지만 점유율 회복에는 실패해 작년 3분기 이후 소주 판매량 감소가 지속됐으며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작년 하반기 매출은 약 10~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남을 연고로 하는 향토 주류업체, ‘좋은데이’의 제조사인 무학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 ‘긴축 조직개편’ 방침을 발표했으며 인력을 축소하는 구조조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지역소주 브랜드 ‘제주소주’도 좁은 유통망과 낮은 브랜드 인지도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시장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소주업계는 2030, 밀레니엄 세대 소비층에 눈을 돌렸다. 하이트진로는 2030세대에 눈길을 끌 수 있는 ‘뉴트로’를 전면에 내세워 다양해진 소비자 입맛과 과거 향수를 찾는 유행을 반영했다. 옛 감성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젊은 층을 공략하는 동시에 기존 진로 소주에 향수를 지닌 세대까지 사로잡는 투 트랙 전략인 셈. 하이트진로는 진로이즈백의 출시와 더불어 슈피겐, 오베이(OBEY) 등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브랜드들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굿즈를 내놓기도 해 인기몰이를 했다.

이 덕분에 하이트진로의 올 1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 상승한 5406억 원,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선 327억 원으로 추산했으며, 테라와 진로 판매량은 2019년 4분기 대비 각각 2%, 29% 증가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진로이즈백’ 판매 호조 지속이 예상돼 올해 말 기준 소주 시장점유율 70%를 초과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도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 ‘처음처럼 플렉스’ 캠페인으로 반격에 나섰다. 알코올 도수를 ‘진로이즈백’보다 0.2도 더 낮춤과 동시에 래퍼 염따와 손잡고 한정판 제품 ‘처음처럼 플렉스’를 출시했다. ‘플렉스 문화’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다, 뽐내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는 단어로, 래퍼 염따는 이 단어를 유행시킨 장본인이다. 롯데주류는 출시 이후 플렉스 마케팅도 진행하며 소비자들과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도 제품을 즐기는 연령대가 중장년층에서 젊은 2030세대로 확대되는 가운데 관련 소비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직 시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성장세가 꾸준하고, 젊은 세대가 앞으로 핵심 소비층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고 다양한 도수와 마케팅을 앞세워 증류 소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것.

국내 프리미엄 소주시장은 광주요의 ‘화요’가 독주하는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대장부’도 뛰어들어 그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시장규모는 2013년 100억 원에서 작년 400억 원으로 3배 이상 커졌으며, 2022년에는 700억 원대로 성장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점유율 1위인 ‘화요’는 매년 연평균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며 작년까지 총 1200만병이 누적 판매됐다. 작년 매출은 213억 원으로 전체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는 전년보다 30% 늘린 280억 원으로 매출 목표를 잡았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화요25를 비롯, 저도수인 화요17, 그리고 비교적 고도수에 속하는 화요41, 53, X-프리미엄 등 도수를 다양화, 용량 역시 200ml부터 대용량인 750ml까지 내놓으며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맞춰 제품을 출시 중이다. 올해는 화요를 활용한 칵테일 레시피의 SNS 홍보와 레시피북 배포, 칵테일 대회 개최 등 젊은 층을 공략한 프로모션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1924’도 주 소비층인 4050세대에서 타깃을 2030까지 확대, 대학가와 젊은 상권에서 프로모션을 강화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일품진로 2018·2019년산’을 한정판으로 제작해 공급했는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으며 조기 완판됐다. 이에 ‘일품진로’ 제품 라인은 지난 5년간 연평균 8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앞으로도 젊은 층의 소비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상권별·연령별 맞춤형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라고 하이트진로 측은 밝혔다.

롯데칠성음료(주류)의 ‘대장부’는 부산 지역에서 한정 판매됐던 제품을 전국으로 판매 지역을 넓혀 2016년 11월에 대중적인 가격대로 낮춘 보급형 제품인 ‘대장부 21’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도수를 올린 ‘대장부 23’ 제품을 내놓아 역시 소비자 선택 폭 확대에 발맞춘 행보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소비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한 잔이라도 맛있는 술을 마시겠다는 ‘소확행’, 옛것을 트렌디하게 소화하는 ‘뉴트로’, 일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워라밸’ 등 최근 트렌드와 맞물려 이에 발맞춘 주류 제품 및 마케팅 전략이 약진하고 있다”라며 “시장 고급화 및 세분화가 소주 시장에서도 나타남에 따라 업계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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