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K-치킨’ 미국 코로나 뚫고 확장
한국식 ‘K-치킨’ 미국 코로나 뚫고 확장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0.06.0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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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선호 사회…‘거리 두기’로 포장·배당 주문 늘어 호황
한국치킨 고유 양념 5점 만점 획득…언론에 다양한 레시피 소개
‘본촌’ 94개 체인점 운영…페리카나 연내 4곳 추가
차별화로 중소 도시 등 틈새 시장 적극 공략 필요

미국 치킨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업계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식 치킨도 점점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고 최근 코트라 디트로이트무역관이 밝혔다.

무역관에 따르면, 육류 가운데 소비량이 가장 많은 닭고기는 소고기 등 붉은 고기에 비해 건강하다는 인식에 따라 소비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미국인들의 닭고기 소비량은 2010년을 기점으로 소고기 소비량을 넘어서기 시작했으며 이후 꾸준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치킨은 꼭 매장에서 먹지 않고 간편하게 포장·배달이 가능한 특성 때문에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영향으로 픽업이나 배달 주문이 늘면서 더욱 호황을 맞고 있다.

음식 배달 앱 우버잇츠가 지난 4월 지역별 주문 현황을 토대로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이 가장 많이 주문한 배달 음식 20위 중 에피타이저를 제외한 메인 디쉬 위주 순위는 1위가 치킨 티카 마살라, 2위가 닭날개, 3위가 치킨으로 1~3위가 모두 닭을 이용한 요리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도 다른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이 파산을 고려할 정도로 불황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닭날개 전문점 ‘윙스톱(Wingstop)’이다. 이 업체는 주가는 불과 6개월 전 70달러 선이었던 것이 5월 14일 기준 121.91달러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미국인들의 닭고기 사랑이 커지면서 한국식 치킨, 일명 ‘K-치킨’의 인지도 또한 널리 퍼지고 있다. 미국 전역에 94개 매장을 운영중인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 본촌은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페리카나치킨도 뉴욕 맨해튼을 중심으로 동부에 14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4개 체인점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미국 치킨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포장·배달 주문이 늘면서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진출한 K-치킨도 인지도를 넓혀 가고 있으며, 아직까지 틈새시장이 존재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진출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미국에 진출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본촌(왼쪽)과 페리카나치킨 메뉴. (사진=각 사)
△미국 치킨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포장·배달 주문이 늘면서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진출한 K-치킨도 인지도를 넓혀 가고 있으며, 아직까지 틈새시장이 존재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진출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미국에 진출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본촌(왼쪽)과 페리카나치킨 메뉴. (사진=각 사)

한국 치킨 특유의 '양념' 레시피도 인기다. 뉴욕타임즈 쿠킹지가 소개한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 레시피는 평점 5.0 만점에 5.0을 받았으며, 인터넷에는 다양한 한국 치킨 레시피가 소개돼있다.

한편, 요식업체 관계자들은 아직도 미국 내 틈새시장은 열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주로 대도시에만 매장이 있기 때문에 중소도시의 경우 아직 기회가 있으며, 독자적으로 자생하고 있는 개인 운영 치킨 매장도 경쟁력 면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8월 한인 2세 여성이 애틀랜타에서 오픈한 서울 치킨은 팝업스토어임에도 애틀랜타 매거진에 소개되며 ‘한국식 독특한 치킨 윙 소스’로 유명세를 탔다.

무역관도 코로나19으로 초래된 팬데믹 현상이 장기화되고 또 올 겨울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전망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틈새시장 공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무역관이 인터뷰한 페리카나치킨 미주 대표는 “이번 사태로 맨해튼에서도 수많은 식당들이 도산했지만 페리카나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며 "직원 감원도 없고 체인점 문의는 오히려 늘고 있어 올해 말까지 예정대로 4개 체인점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공 비결로 "뉴욕같은 대도시 체인점에서는 한국처럼 새벽 2시까지 배달하는 등 소스 다양화부터 배달 서비스 시간 연장까지 미국 치킨전문점들과 차별화를 둔 게 강점이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 진출을 원한다면 우선 미국 '문화'를 알아야 한다. 미국인은 닭다리보다 '윙'을 좋아하고, 통닭보다는 부위별로 먹기를 원하며 개별 포장을 선호하는 등 기본적인 것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미국 사업을 접고 돌아간 한국 치킨 체인점들도 있기에 충분한 사전 조사와 현금 유동성 보유 등은 필수 조건"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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