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냉동피자’에 휘청하는 프랜차이즈 피자 반격 시작
덩치 커진 ‘냉동피자’에 휘청하는 프랜차이즈 피자 반격 시작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6.03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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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가심비에 맛·품질로 1인 가구 공략 4년 새 7.5배 성장
대기업 기술력으로 고급화…가족 고객도 늘려
피자헛 등 1인용 맞춤형 제품으로 반격 나서
‘고피자’ 등 스타트업 3분 완성·저가격 인기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1인 고객 잡기에 나섰다. 냉동피자의 역습으로 갈수록 시장규모가 줄어들자 그동안 패밀리 사이즈를 고집하던 업계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 원 시대를 끝으로 2018년 1조8000억 원, 2019년 1조5000억 원 등 내리막을 걷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피자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고객들도 매장보다는 배달을 선호하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맛과 품질을 앞세운 냉동피자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과거 냉동피자는 질기고 딱딱한 도우, 부실한 토핑 등 소비자 외면을 받았으나 오뚜기,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식품 대기업들이 진출하면서 학생, 1인가구 등을 중심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1인부터 4인까지 즐길 수 있는 양의 다양함과 프랜차이즈 피자와 비교해 4분의 1에 불과한 가격은 가심비에 자극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해 현재는 가족 단위 고객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6년 198억 원에 불과하던 것에서 2018년 952억 원, 2019년 1100억 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1500억 원 규모가 예상된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 식품업체들이 차별화한 설비와 기술력으로 냉동피자가 프리미엄화 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켜 외식 피자시장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냉동피자의 역습으로 외식 피자시장이 점차 줄어들자 관련 프랜차이즈업계는 가성비를 앞세운 피자 뷔페를 만들고, 1인용 피자를 내놓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냉동피자의 역습으로 외식 피자시장이 점차 줄어들자 관련 프랜차이즈업계는 가성비를 앞세운 피자 뷔페를 만들고, 1인용 피자를 내놓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프랜차이즈 피자 업계는 1인 고객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을 내놓으며 상황의 반전을 꾀하고 있다.

피자헛은 1인용 피자 판매 매장을 올 들어 18개까지 늘렸다. 가격도 3000~5000원 대에 판매중이다. 포테이토, 고르곤졸라 피자 등 주력 메뉴 여덟 가지를 1인용으로 내놨고, 서울 목동중앙점 등 일부 직영점에는 1인용 테이블도 갖췄다.

피자헛 관계자는 “목동중앙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1인 피자의 경우 SNS상 인기를 끌며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피자헛만의 차별화된 제품으로 1인 고객을 잡기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배달시장에서 밀리던 미스터피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화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전략의 중심에는 가성비·가심비를 앞세운 ‘피자뷔페’다. 약 1만 원의 가격으로 프리미엄 피자 3~6종과 샐러드바, 핫디쉬, 디저트, 커피를 동시에 즐기도록 한 것.

이와 함께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제휴를 맺고 배달용 1인 피자세트 ‘8인치 피자샌드’를 내놓았다.

정통 이탈리아 피자 브랜드 스타럭스도 1인용 피자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4월 강남 1호점을 내며 국내 첫 발을 뗀 스타럭스는 압구정, 신촌 등 벌써 3호점까지 세를 넓히고 있다. 특히 3호점인 신촌점에서는 1인 피자 외에도 조각 피자(6900원)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그런가하면 스타트업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1인용 피자 개척자로 꼽히는 고피자는 화덕을 이용해 즉석에서 3분이면 피자(4900원)를 완성해 인기를 끌었다.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창업 2년 만에 매장 20개를 내며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고피자는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해 ‘AI 기반의 피자’ 개발에 힘을 쏟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수원시 광교에서 테이크아웃 삼대장으로 불리는 1인용 피자는 세계 3대 요리스쿨 CIA를 졸업한 황동익 셰프가 창업한 피자 브랜드로, ‘육식용 피자’ ‘불새우용 피자’ ‘치즈 피자’ ‘슈프림 피자’ ‘페퍼로니피자’ ‘오븐 스파게티’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인용 피자는 전국 신도시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과 함께 간편 외식의 대명사였던 프랜차이즈 피자가 냉동피자 여파로 주춤하고 있지만 전략 메뉴를 통한 차별화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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