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맥주 시장 ‘국산 프리미엄 맥주’도 뜬다
올 여름 맥주 시장 ‘국산 프리미엄 맥주’도 뜬다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6.04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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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규제 개선돼 설비 투자없이 위탁 생산 가능해져
다양한 맛 고품질 맥주 가격 경쟁력 제고
편의점 등 소매 유통 진출 수입산과 경쟁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프리미엄 맥주 열풍이 한국에도 찾아왔다. 올해 들어 한국 맥주 시장은 크게 변화하고 있고, 맥주 시장의 변화와 다양한 사회적 이슈로 인해 부상한 ‘편퇴족’ ‘나심비’ ‘나홀로집맥’ 등 소비 트렌드가 더해져 상황, 분위기 등 TPO에 맞춰 선택하는 술로 자리잡고 있다. 더욱이 지난 19일 기획재정부가 주류법 개정을 발표하면서 한국 시장에도 기존엔 찾아볼 수 없던 프리미엄 맥주들이 다수 등장, 맥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19일 기획재정부가 주류법 개정을 발표하면서 국산맥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프리미엄 맥주 열풍이 한국에도 찾아와 프리미엄 국산맥주의 개발 및 생산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주맥주, 구스아일랜드, 핸드앤몰트)
△지난 19일 기획재정부가 주류법 개정을 발표하면서 국산맥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전 세계에 불고 있는 프리미엄 맥주 열풍이 한국에도 찾아와 프리미엄 국산맥주의 개발 및 생산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주맥주, 구스아일랜드, 핸드앤몰트)

이번 ‘주류 규제 개선방안’에 따르면 양조장이 다른 제조업체의 시설을 이용해 술을 위탁제조(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이 허용되면서 시설투자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수제맥주 제조업체들이 해외 아웃소싱을 거치지 않고 국내에서 증산 물량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 주세법에서 맥주에 질소가스 첨가를 금지해온 것과 달리 이번 개정으로 이러한 공정이 허가돼 다양한 원료와 제조공정을 사용한 맥주들이 개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제맥주업계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무척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수제맥주업체 95% 이상이 편의점, 대형마트 등 소매점이 아닌 펍이나 음식점 등을 통한 매출에만 의지하고 있다. 소매 유통망을 통한 판매는 몇몇 대형업체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소매점 입점을 위한 최소 물량을 맞추려면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해 최소 5억 원 이상의 투자비용이 발생한다는 것. 이러한 설비를 갖추고 있거나 연내 도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업체는 5%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아울러 이번 주세법 개정으로 제품 품질력 및 다양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수입맥주와 본격 경쟁을 시작한 국산맥주 시장에 프리미엄 맥주 바람이 제대로 불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프리미엄 맥주는 지역 특산물, 희귀하거나 고품질인 부재료, 효모 등을 활용한 개성있는 맥주로, 전통적인 맥주 양조법에 국한되지 않고 타 주종을 활용, 후 숙성, 블렌딩 등 특별한 기법을 통해 맛과 향을 더욱 풍부하게 한 제품이다.

최근 주목받은 프리미엄 맥주는 제주맥주가 위스키 브랜드 하이랜드파크와 컬래버레이션으로 선보인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이다. 이는 하이랜드파크의 최상급 싱글몰트 위스키 12년산 오크통에 제주맥주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약 11개월 숙성시켜 탄생한 제품이다. 로스팅한 몰트를 사용해 짙은 빛깔을 내고, 몰트에서 우러나온 카카오 맛과 위스키 배럴의 아로마가 뒤섞여 깊고 섬세한 풍미를 자랑한다. 이 제품은 출시 후 온라인 사전 예약을 진행한 결과 3000개가 사흘 만에 소진됐다. 1병에 2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도 고품질 프리미엄 맥주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이 몰려든 결과다.

국산 수제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도 지난달 프리미엄 맥주인 ‘마왕 임페리얼 스타우트’의 세 번째 버전을 선보였다. 캐리비안 럼 배럴에서 약 11개월간 숙성시킨 프리미엄 맥주다. 기존 스타우트보다 높은 도수(9.5%)로 향과 맛을 더욱 강화했다. 건자두, 블랙 커런트, 럼 배럴 특유의 달달한 바닐라 아로마가 특징으로 에스프레소 카라멜, 다크 초콜릿 등의 풍미가 더해졌다. 직접 오븐에 구운 코코넛을 50kg 이상 넣어 특유의 달콤함과 고소함도 느낄 수 있다. 500㎖ 캔 하나당 9500원으로 다소 높은 가격에도 마니아층이 형성돼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국산 맥주 뿐 아니라 미국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인 구스아일랜드도 지난달 한정판 프리미엄 맥주를 선보였다. 2018년 주조한 ‘구스아일랜드 버번카운티 스타우트 2018년 빈티지’로, 맥주 제조 후 약 18개월을 배럴에서 숙성해 맥아의 구수함과 홉의 씁쓸함이 특징이다. 400병(500㎖) 한정으로 5만원대 가격에 GS25의 ‘와인25’서비스에서 프리미엄 주류와 함께 판매돼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안들은 그동안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항들이다. 이로써 국산 맥주시장의 향후 프리미엄 맥주 트렌드는 전 세계적 트렌드와 맥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며 “마니아층에서만 즐겼던 프리미엄 맥주가 점차 대중화되면서 국산맥주 시장이 질적으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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