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미래 먹거리 ‘스타트업’서 찾는다
유통업계 미래 먹거리 ‘스타트업’서 찾는다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7.29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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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유통 환경 급변 속 위기 의식…아이디어·기술력 활용 신사업 발굴
롯데, 리테일 테크·서비스 부문 모집…자금·사업 제휴
신세계그룹, 투자 회사 기술로 무인 매장 솔루션 개발
GS홈쇼핑 600여 곳 3600억 지원…자사 경쟁력 제고

유통업계가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열 올리고 있다. 급속한 기술 발전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유통환경이 빠르게 뒤바뀌고 있어 저성장 기조의 유통업계가 기존의 방식으론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다.

특히 신규 먹거리를 비롯한 신사업 아이템 발굴에 스타트업이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접목, 생존활로를 모색한다는 취지다.

△급속한 기술 발전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유통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기존 방식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유통업계가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미래 먹거리 찾기에 힘쓰고 있다.
△급속한 기술 발전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유통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기존 방식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유통업계가 스타트업 투자를 통한 미래 먹거리 찾기에 힘쓰고 있다.

최근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롯데그룹은 2016년 2월부터 신동빈 회장의 주도로 창업보육기관인 ‘롯데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신 회장은 법인 설립 자본금 150억 원 중 50억 원을 사재 출연했을 정도로 열정이 남달랐다.

초기 벤처회사를 선발해 2000~5000만원의 창업지원금과 자문을 제공하는 제도인 ‘엘캠프(L-Camp)’에 지원한 스타트업만 100여 곳에 달한다. 실제로 엘캠프 1~4기 스타트업 61개사의 기업가치는 약 3.4배 성장했고 절반 이상은 후속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사내벤처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어 실제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도 다수다.

올해는 지난 15일까지 ‘롯데마트 리테일 테크&서비스 스타트업 챌린지’ 통해 5개 기업을 모집했다. ‘롯데마트 리테일 테크&서비스 스타트업 챌린지’에서는 위치기반 기술, 빅데이터, VR/AR 등의 기술을 가진 ‘리테일 테크’ 부문과 공유경제·미디어커머스·구독경제 등의 기술을 가진 ‘리테일 서비스’ 부문 2가지로 나누어 모집한다.

창업 7년 이내 스타트업은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최종 선발은 올 연말에 이뤄진다. 최종 선발된 5개 기업에는 POC(Proof of Concept) 기회가 제공되며, 롯데엑셀러레이터 멘토링과 롯데마트 현업팀들과 협업이 진행된다. 또한 우수기업에게는 엑셀러레이터 투자 연계와 채널 사업 제휴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SI)과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는 공동출자 형태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개발된 기술을 자사 사업에 적용한다. CVC란 대기업이 벤처투자(지분인수)를 위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금융회사를 말한다.

신세계그룹은 작년 7월 이마트와 신세계아이앤씨가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 국내 스타트업 ‘인터마인즈’에 각각 5억, 10억 원을 투자해 AI를 활용한 동영상·이미지 기술로 무인매장 솔루션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 신세계 미래형 유통 매장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모바일 쇼핑에 한풀 꺾인 홈쇼핑 업계도 스타트업 지원에 매진 중이다. GS홈쇼핑은 스타트업과 블록체인 사업에 투자, 제3의 도약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GS홈쇼핑은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판매 전략을 세운다는 것. 이를 위해 우수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 오고 있다. 실제 GS홈쇼핑의 스타트업 투자액은 국내 홈쇼핑 업계 1위, 국내 기업 중 6위를 차지했다. GS홈쇼핑이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전 세계 벤처기업 수는 현재 600여 개로, 투자 총액만 3600억 원에 달한다.

GS홈쇼핑의 스타트업 투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호 성장을 비롯해 결과적으로 GS홈쇼핑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밀키트(반조리 간편식)업체 ‘프레시지’, 반려동물용품 배달 서비스업체 ‘펫프렌즈’, 다이어트 코칭 벤처기업 ‘다노’ 등이 GS홈쇼핑 투자로 성장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히며, GS샵 ‘반려동물 모바일 전용관’, 데이터방송 ‘GS MY SHOP’ 등 스타트업 입점 채널을 통한 자체 수익도 높이고 있다.

GS홈쇼핑은 자금 투자에만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CVC 역할도 수행해 미래사업본부 산하에 전문가들이 포진한 벤처투자팀·M&A실·CoE팀을 두고 스타트업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네트워킹 행사인 ‘GWG(Grow with GS)’도 2015년 9월부터 지속 개최하는 등 국내외 벤처 펀드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쇼케이스, 계열사와 스타트업 간 교류도 활발히 하고 있다.

GS리테일도 미래 동반 성장을 위한 식품 제조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27일부터 내달 16일까지 식품 제조 스타트업을 발굴 및 육성하는 '넥스트 푸디콘(푸드계의 유니콘을 찾아서)'의 모집을 시작했다. 

현대인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식사대신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스낵(Snack)’ △고령자·여성·유아 등 특정 타깃에 맞춘 ‘메디푸드(Medi Food)’ △환경문제를 해결할 대안 식재료를 발굴하는 ‘지속가능식품(Sustainable Food)’ 4가지 카테고리를 선정했으며 총 5개 스타트업을 선발한다.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은 GS리테일, GS홈쇼핑과 함께 상품기획부터 제조, 마케팅 전략방안을 공동 기획하게 되며, 올해 말 테스트 판매를 거쳐 내년 초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와 모바일쇼핑몰 GS프레시몰, GS홈쇼핑의 GS샵 등 양사 채널에서 본격적인 상품 론칭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도 작년 10월에는 국내 영리기업 최초로 ‘법인형 엔젤투자자’로 선정, 올해부터 스타트업 지원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5월에는 맛집메뉴를 엄선해 판매·배송하는 ‘아빠컴퍼니’에 대한 첫 지분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달 스마트홈 분야의 리빙테크기업 ‘이디연’과 스포츠 퀴즈 게임 회사 ‘데브헤드’를 투자처로 선정하고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그밖에도 지난 2018년부터 스타트업 컴퍼니빌더 더벤처스와 투자 계약 체결을 통해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사업을 시작, 서초동 본사 사옥에 공유 오피스 ‘뉴블록(New Block)’을 개설해 다양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청년창업공모전(청년창업리그)도 성공적으로 개최, 우수한 창업자들에게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사업 협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등 유통업계는 피할 수 없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면서 “신성장동력 발굴과 혁신의 성과에 따라 향후 성패가 결정될 것”이리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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