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배달앱 독립 선언…수수료 그늘 벗는다
외식업계, 배달앱 독립 선언…수수료 그늘 벗는다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8.0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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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부담에 코로나로 커진 23조 시장 공략 포석
SPC ‘해피앱’ 전국 6300개 매장 배달 서비스
롯데지알에스 ‘롯데이츠’ 월주문 건수 4배 급증
BBQ 리뉴얼로 편의성 제고…교촌치킨도 준비

외식업계가 배달 홀로서기에 나섰다. 기존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 대신 자체 배달앱을 론칭한 것.

갈수록 배달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나 기존 배달앱에 지급하는 수수료 역시 갈수록 높아져 이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외식업계는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 이용 시 월 9만 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급해왔으나 최근 배민 측에서 수수료 5.8%에 부가세 10%까지 지급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외식업계 공분을 산 바 있다.

정치권, 소비자, 언론 등이 일제히 비판하며 배달앱의 수수료 횡포 소동은 일단락됐으나 배민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국내 3대 배달앱을 운영하고 있어 실제 국내 배달앱 시장의 99%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외식업계 입장에선 언제든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수수료 횡포에 맞서 자체 앱 개발로 배달앱 그늘을 벗어나려는 것이다.

게다가 갈수록 배달 비중이 증가하는 점도 외식업계의 이러한 결단을 촉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이용자는 2013년 87만 명에서 작년 2500만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 19 사태까지 더해져 이용자 수가 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017년 15조 원 규모에서 올해는 23조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외식업계가 기존 배달앱 대신 자체 배달앱을 론칭하며 배달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외식업계가 기존 배달앱 대신 자체 배달앱을 론칭하며 배달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SPC그룹은 통합 멤버십 서비스 ‘해피앱’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 말 기준 이용자수만 1000만명을 넘어섰다.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쉐이크쉑 등 전국 6300여개 매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BBQ는 자체주문 앱을 전면 리뉴얼했다. 위치기반 주소 자동입력 기능과 선물하기, 배달 진행상태 표기 등 사용자 주문 편의성을 대폭 높인 것이 특징이다.

BBQ는 지난 4월부터 자체 시스템 진단과 자사 청춘 마케터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BBQ 앱을 직관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앱으로 리뉴얼 방향을 잡고 개발을 진행해 왔다.

리뉴얼된 앱은 메인 화면에서 실시간 인기 메뉴를 노출하고 메뉴와 매장, 이벤트 등의 버튼을 배치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화면을 구성했다. 특히 위치기반으로 주변 BBQ 매장을 찾을 수 있고, 배달 시에도 위치기반으로 현 위치를 찾아 주소가 자동 입력되는 배달주소 자동입력기능을 채택했다.

BBQ 관계자는 “자체 앱을 통한 주문의 경우 배달앱이나 다른 주문 수단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수료로 가맹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소비자 역시 BBQ 자체앱을 통해 주문할 경우 ‘딹 멤버십’을 통해 치킨 메뉴 주문액의 5%를 적립받을 수 있어 가맹점과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채널”이라고 말했다.

교촌치킨도 작년 4월 론칭한 자체 앱이 차츰 성과를 보이고 있다. 멤버십 회원수는 1년여 만에 30만 명에 달하는 것. 코로나 19 확산 이후에는 주문앱을 통한 월 매출이 50억 원을 넘어섰다. 교촌치킨은 내달 중 주문앱의 편의성을 고려해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롯데지알에스는 자체 앱 ‘롯데이츠’를 통해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TGI프라이데이스 등의 배달이 가능하다.

롯데잇츠의 월평균 주문건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대비 4배 이상 늘어난 20만건에 달한다. 이중 롯데리아는 주말의 경우 배달주문 매출 비중이 48%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터피자 역시 최근 자체 배달앱을 전면 리뉴얼했다. 메인화면을 배달플랫폼 형식으로 재편해 빠른 주문이 가능토록 했고, 배송지 검색 기능 개선은 물론 결제모듈을 업데이트해 주문과 결제 시간을 단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업계에서 운영하던 자체 앱은 결제오류, 느린 실행, 오류 빈발 등의 문제점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왔으나 이에 대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기존 배달앱과의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다”며 “배달앱의 횡포가 언론을 통해 노출되면서 소비자들도 착한 소비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업계의 자체 앱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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