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 본격 경쟁 구도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 본격 경쟁 구도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0.09.0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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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 1차 7개 업체 이어 2차로 9곳 추가 승인

최근 산업 전반에 걸쳐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맞춤형 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트렌드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는 것.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개인 식습관과 건강상태, DTC(Direct To Customer) 유전자 검사를 통해 부족한 기능성 원료를 선택적으로 섭취하는 ‘맞춤형 건기식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4월 발표한 ‘개인 맞춤형 건기식’ 규제샌드박스 1차 시범사업의 7개 업체에 이어 지난달 9개 업체가 시범사업 대상에 추가 승인됐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시범 업체 내 영양사 또는 약사에게 상담 후 맞춤 건기식을 소분(小分)포장해 직접 구매하거나 온라인 배송 및 정기구독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풀무원건강생활의 개인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 ‘퍼팩’은 소속 전문 영양사가 개인의 건강, 습관,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면담 후 고객에 필요한 건기식을 추천한다. (사진=풀무원)
△풀무원건강생활의 개인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 ‘퍼팩’은 소속 전문 영양사가 개인의 건강, 습관,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면담 후 고객에 필요한 건기식을 추천한다. (사진=풀무원)

식약처는 이를 통해 건기식 과다 섭취 및 오남용을 줄이고 초고령화 시대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건기식 트렌드 정착을 기대하고 있다. 또 향후 소분판매 허용 등 관련 법 개정 시, 본 시범 사업 결과를 데이터로 활용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도 첫발을 내딛은 개인 맞춤형 건기식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풀무원 '퍼팩' 브랜드로 적극적···내년까지 5곳 목표
암웨이 제품 · 노하우 활용···아모레퍼시픽 연내 개점
 

풀무원건강생활은 지난 7월 국내 첫 개인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 ‘퍼팩’(PERPACK)을 론칭하고 서울 방이동 올가홀푸드 매장에 숍인숍(Shop in Shop) 매장을 오픈했다.

맞춤형 건기식 개발을 위해 자사 기술원 핵심인력을 대거 투입하고 외부 약사 검증 절차를 도입하는 등 전문성 강화에 힘썼다. 또한 식습관, 건강상태, 알레르기 등 성인 39개, 청소년 20개로 구성된 설문 문항을 자체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매장에는 자사의 개인맞춤 식단 브랜드 ‘잇슬림’과 건기식 브랜드 ‘풀비타’를 함께 입점 시켜 전문가의 상담 후 기능성 식품 추천과 식단 안내에 이르는 토털 건강 솔루션을 구축했다.

퍼팩 관계자는 “전문가의 맞춤형 상담·제안 시스템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아 론칭 후 꾸준히 매출이 오르고 있다”며“특히 첫 1회 대면상담 구매 후 온라인에서 재구매 또는 정기배송이 가능해 전문성과 편의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실증특례에 기재된 5곳 중 올해 2곳을 먼저 오픈하고 내년까지 총 5곳을 모두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암웨이는 자사 ABC센터를 개인 맞춤형 건기식 판매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암웨이 · 강남ABC)
△한국암웨이는 자사 ABC센터를 개인 맞춤형 건기식 판매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암웨이 · 강남ABC)

한국암웨이는 올 연말 사업 개시를 목표로 준비가 한창이다. 맞춤형 건기식 규제샌드박스 도입에 적극 노력해 온 만큼 이번 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암웨이는 서울(강남·강서), 부산, 대구 등 전국 16개 주요 도시에 위치한 ABC센터(Amway Brand & Business Center)중 5곳을 개인 맞춤형 건기식 판매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암웨이 관계자는 “브랜드 경험 및 고객 접점 최전선에서 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ABC센터를 통해 유입 고객을 흡수하고, 건강 상담과 성분 추천의 전문성을 강화해 최근 떠오르는 ‘미코노미(ME+Economy · 나를 위한 가치 있는 소비)’트렌드에 한발 더 다가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암웨이는 다양한 제품군과 오랜 노하우를 개인 맞춤형 건기식 사업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자사 이너뷰티 브랜드 ‘바이탈뷰티’에 맞춤형 건기식 서비스 '마이바이탈뷰티'를 추가할 예정이다. 방문 상담 공간도 기존 바이탈뷰티 매장을 활용해 연내 오픈을 목표로 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통해 고객 생활습관과 건강상태에 맞춘 제품 추천이 가능해졌고, 특히 기존에 불가능했던 완제품의 소분 후 재포장을 통해 ‘1일 1포’만으로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건기식을 적정량만 제공할 수 있어 고객 편의 향상과 건강증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스맥스엔비티는 실증특례사업을 위해 최근 헬스케어 스타트업 비타믹스의 ‘뉴트리미’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기 허가된 5개 매장 가운데 첫 매장으로 서울 반포동 뉴트리미 오프라인 매장을 낙점하고, 오는 10월 말 입점을 앞두고 있다.

코스맥스엔비티 관계자는 “ODM · OEM 등에 집중하고 있는 사업 구조 특성상 자체 브랜드 론칭 계획은 없다”면서도 “뉴트리미와 같은 맞춤형 역량을 갖춘 업체와 제휴를 통해 판매 트렌드 등 데이터를 쌓고 소분 기술과 비용 등 관련된 자체 역량을 강화해 샌드박스 시범 운영 기간 후 시장변화(맞춤형 건기식 자율화 등)를 대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에서 추가 승인된 기업들은 기존 제품군 강화로 시범사업에 나서는 모습이다.

GC녹십자웰빙은 자사 브랜드 닥터피엔티를 활용한다. 병·의원 내 건기식 코너 전용 브랜드 닥터피엔티(Dr.PNT)는 내원 소비자가 전문의의 진단과 검사에 따라 부족한 영양소를 파악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제품을 추천받아 선택하는 맞춤형 건기식 브랜다.

녹십자웰빙 관계자는 “자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개인맞춤 영양치료를 위해 유전자 검사를 도입했고, 대사질환 · 피부 항목 등 총 10개의 유전적 위험도와 생활 습관 등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 솔루션(식이, 영양, 건기식)을 제공하고 있다”며 “그간 꾸준한 판매와 제품군 확대가 진행된 만큼 이를 적극 활용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야쿠르트 자사 건기식 강화 · 전문영양사 배치
약사회선 소분 포장 · 온라인 판매에 들러리 우려

한국야쿠르트는 브이푸드, 엠프로 등 자사 건기식 제품군을 강화하는 한편 백화점, 대형마트 등 기존 판매채널에 전담 영양사를 배치, 개인 맞춤 상담과 판매를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대한약사회 등 전문가단체를 중심으로 이번 시범사업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이번 규제 특례가 서둘러 진행돼 부작용 우려를 낳고 있다”며 “특히 시범사업 내 소분 판매 허용이 단일 원료에 국한되지 않고 복수 원료까지 가능하게 된 점은 향후 오·남용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시범사업을 넘어 전면 허용 단계가 된다면 데이터베이스가 쌓인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고객 마케팅과 판매를 펼 수 있다”며 “건기식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판매망 확대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소분 건기식 사업이 궁극적으로 약국을 배제하고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규제샌드박스가 소분 포장의 온라인 판매, 구독서비스 등과 연계돼 일선 약국은 맞춤형 건기식을 대중에 안내하고 시장에 안착시키는 역할만 맡게 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경기도의 한 약사는 “최근 약국에 방문해 건강 상담과 관련 제품군을 추천 받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맞춤형 건기식 시범 사업은 첫 1회 방문 후 재구매 시 온라인 배송이 가능해 이런 구매 행태를 부추길 수 있고, 약국은 최초 상담·구매와 관련된 수수료만 가져가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규제샌드박스 특례 선정 업체 중 빅썸과 모노랩스 등은 제휴 약국을 오프라인 판매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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