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카페 발길…RTD커피·차 반사이익
멀어진 카페 발길…RTD커피·차 반사이익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10.06 0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간 4~6% 성장…대용량·라인업 확대 다양한 맛·향으로 손짓
커피 ‘거거익선’…300㎖서 1ℓ 용량 파우치까지
디카페인·고카페인·저칼로리 세분화 선택권 넓혀
물 대신 마시는 차음료 시장 3000억대로 확대
티 브루잉·로스팅 기법 제품 떫은 맛 줄여 깔끔

코로나19로 카페 및 커피 전문점의 이용 자제 분위기가 확대되자 소비자의 커피 사랑이 RTD(Ready to Drink) 음료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몸집을 키워 온 RTD커피 시장은 기존 용량 대비 더 많은 양을 담은 대용량 제품을 내놓고, 제품 라인업도 전문점 못지 않은 종류로 확대됐다. 이와 더불어 RTD 차 음료 시장도 다양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블렌딩 티를 중심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소비자의 카페 니즈를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출처: aTFIS 식품산업통계정보)
△(출처: aTFIS 식품산업통계정보)

aT 자료에 따르면 국내 RTD커피 시장 규모는 3억8000만 리터, RTD차는 2억2000만 리터로, 2024년까지 각각 연평균 6%, 4% 수준의 성장이 전망된다. 소매는 주로 1+1, 2+1과 같은 프로모션을 통해 편의점에서 유통되지만 온라인 묶음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RTD 커피 시장은 ‘거거익선’, 즉 클수록 좋다는 ‘가성비’ ‘가용비’에 집중한 제품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하루에도 여러 잔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가 늘면서 롯데칠성음료의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빙그레 ‘아카페라 사이즈업’ 등 300ml 이상 대용량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또 홈카페족을 겨냥해 1L 용량의 파우치 제품이 출시되는 등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

아울러 커피전문점에서나 선택할 수 있었던 소비자의 세분화된 니즈도 충족시키는 신제품들이 늘었다. ‘디카페인’ ‘고카페인’ ‘저칼로리’ 등 세분화된 기능들의 선택권이 늘어난 것.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작년 ‘스페셜티카페 콜드브루 디카페인 커피’ 2종을 선보였고, 매일유업은 ‘바리스타룰스 디카페인라떼’를 출시했다. 또 칼로리를 줄인 스타벅스 ‘스키니라떼’도 인기를 끌었으며, 매일유업은 락토프리 우유로 만들고 설탕을 줄인 ‘바리스타룰스 무유당(락토프리)로어슈거라떼’도 중국 수출용 제품으로 내놨다.

국내 RTD 차음료 시장도 지난 2017년 2844억 원, 2018년 2900억 원, 작년 2919억 원 규모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특히 회식 등 모임이 줄어들다보니 숙취해소를 위해 마셨던 헛개차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물 대신 마실 수 있는 보리차와 커피전문점 수준의 블렌딩 티 제품 등은 매출 상승세를 보이는 등 업계 트렌드 전반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실제로 작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헛개차는 642억원(-12.3%), 보리차는 611억원(+13%), 옥수수차는 561억원(-14%)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잇따라 차음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상태다. 점유율 상위권의 제품들이 보리 등 단일 재료를 사용해 물 대신 마실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에 자리 잡은 만큼 신규 진입 업체들은 이와 달리 블렌딩 티 공법을 활용, 카페에서만 마실 수 있었던 프리미엄 차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HK inno.N(HK이노엔, 구 CJ헬스케어)은 지난 4월 블렌딩 차 브랜드인 ‘르블렌’을 론칭했다. 신제품은 ‘르블렌 자몽 히비스커스’ ‘르블렌 피치 캐모마일’ 등 두 종류다. ‘르블렌’은 브루잉 기법을 적용해 과일과 허브가 조화를 이룬 프리미엄 차 브랜드로, 허브추출분말을 사용하는 타 제품들과는 달리 르블렌 제품들에는 최적의 온도로 재료를 그대로 우려내는 티 브루잉 기법을 적용했다.

웅진식품도 티음료 '티즐(TEAZLE)' 피치우롱티와 유자 그린티 2종을 선보였다. 다양한 찻잎과 과일을 블렌딩한 크래프트 티음료로 티마스터가 직접 엄선한 호지차·우롱차·아쌈홍차 등 고급 찻잎을 과일과 블렌딩해 저온 충진 공법으로 그 향과 풍미를 살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6월 카페인이 많이 든 커피를 대체할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티(Tea)’ 로스팅 보리와 그린티 2종을 출시했다. 로스팅 보리는 검정보리, 통보리, 겉보리 등을 각각 로스팅하고 섞어 구수하고 진한 맛을 강조했고, 로스팅 그린티는 녹차 특유의 떫은 맛과 카페인 부담을 줄이고 깔끔한 맛을 살렸다고.

비슷한 시기 원두커피 전문 기업인 쟈뎅은 자사 블렌딩 티백 제품 ‘아워티’의 인기에 힘입어 제품을 그대로 재현한 RTD음료를 리뉴얼, 출시했다. 500ml 페트 제품으로 이번 리뉴얼로 기존 제품보다 약 40% 가량 당과 칼로리를 낮춰 출시했다고. 최근에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온라인 전용 ‘아워티 레몬 그린티’ 티백 제품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 대신 집에서 마실 수 있는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세분화된 니즈를 충족하는 RTD음료 전성기를 맞고 있다”라며 “다양한 소비자 니즈 공략을 위한 신제품 출시가 이어져 다소 생소했던 이미지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친근하게 자리잡은 만큼 RTD커피나 차 제품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