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음료 판 커진다” 맥주업계 유망 품목 부상
“무알코올음료 판 커진다” 맥주업계 유망 품목 부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11.04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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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주 문화 속 임산부 등 누구나 마셔…‘음료’로서 온라인 구매 증가 한몫
세계 시장도 성장세…국내 7년 새 11배 신장
‘하이트제로0.00’ 두 자릿수 증가…시장 60% 점유
롯데칠성·오비맥주 이어 수입 맥주도 가세
0.00% 제품 중심 3~5년 내 2000억대 예상

알쓰(‘알코올 쓰레기’의 줄임말로 술이 약한 사람), 다이어터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무알코올음료가 주류업계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소비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홈술·혼술 증가와 건강을 중시해 저도주를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임신부를 포함해 누구나 먹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시장 성장 동력으로 분석된다. 또한 다른 주류와 달리 무알코올 맥주 제품은 무알코올 ‘음료’로 구분되기 때문에 인터넷 주문이 가능해 온라인, 모바일 쇼핑이 느는 가운데 더욱 성장세를 탔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무알코올음료가 주류업계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 중시 트렌드에 저도주를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인터넷 주문이 가능해 더욱 성장세를 타고 있다. (사진=각 사)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무알코올음료가 주류업계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 중시 트렌드에 저도주를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인터넷 주문이 가능해 더욱 성장세를 타고 있다. (사진=각 사)

실제로 이 시장의 성장성은 괄목할 만하다. 작년 국내 전체 맥주 소매시장 규모가 3조3000억 원 으로 국내 무알코올음료 시장규모는 이 시장의 1%에 미치지 못하는 153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2012년 13억원대 규모의 시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7년새 약 11배나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성장성을 인정받은 상태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세계적으로 무알코올 시장의 규모가 2017년 160억달러에서 2024년까지 연 평균 7.6% 증가 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앞서 무알코올 음료를 선보인 일본 시장은 2009년 기린맥주의 ‘기린프리’를 시작으로 산토리, 아사히 등 주요 맥주 기업이 잇따라 알코올 0.00% 제품을 선보이면서 5년 만에 70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했고, 현재는 약 80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무알코올 음료 시장에서 6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0.00’은 작년 767만 캔 판매됐는데, 이는 출시 첫해(700만 캔)와 비교하면 14.3% 증가했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는 누적 판매량 791만 캔을 돌파해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11월 출시 이후 올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5800만 캔에 달한다.

롯데칠성음료도 2017년 무알코올 음료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선보이며 무알코올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 역시 비발효 제조공법을 사용해 알코올 함량은 0.00%다. 저칼로리(30㎉) 제품으로 맥주 본연의 맛과 향에 가깝게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출시 첫해 6만 상자 판매된 데 이어 2018년 8만 상자, 2019년 8만5000상자 팔리며 판매량을 점차 늘렸다. 올해는 4월까지 4만 상자 판매됐는데, 작년 같은 기간(2만3000상자)과 비교하면판매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빠르다. 롯데칠성음료의 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이다.

오비맥주도 ‘카스 0.0’ 출시로 시장 출격 준비를 마쳤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무알코올음료 ‘카스제로’ 상표권을 등록, 이달 카스의 논알코올 맥주 ‘카스 0.0’를 내놨다. 발효과정 없이 맥아 엑기스에 홉과 향을 첨가하는 기존의 형태와 달리 카스 제로는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동일한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쳤다. 이후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스마트 분리공법’을 통해 알코올만 추출해 도수는 0.05% 미만으로 낮췄다.

칭따오 맥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비어케이도 알코올 도수 0.05% 맥주인 ‘칭따오 논알코올릭’ 출시해 330ml 병과 캔 총 2가지로 온라인몰에서 선판매한 후 대형마트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브루어리 공법 그대로의 절차를 따르되 맨 마지막 공정단계에서 알코올만 제거해 맥주 본연의 맛을 담아냈다. 여기에 기존 라거 맥주보다 2배 이상의 몰트를 더 첨가함으로써 맥주 고유의 깊은 풍미를 고스란히 살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알코올 도수를 낮춘 소주나 위스키 같은 저도주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3~5년 사이 국내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0.00% 무알코올 제품 중심으로 계속 확대되어 2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는 시장이 초기 단계로 대기업 제품 위주인데, 수입 및 수제맥주 업체들까지 가세하면 앞으로 더 많은 무알코올 맥주 품목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무알코올 맥주의 포지셔닝이 한정적이지만 탄산음료가 들어가는 시장에서 무알코올 맥주가 음료의 선택지로 추가된다면 충분히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가정용으로만 판매되다 보니 시장에서 규모가 얼마나 커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가정용을 넘어 패스트푸드점 등 식당에 입점하려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아서 음료수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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