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트렌드] 코로나 시대 주류시장 NOLO 뜨고 디지털 마케팅 활발
[마켓트렌드] 코로나 시대 주류시장 NOLO 뜨고 디지털 마케팅 활발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0.12.15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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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3명 중 1명 과음 줄고 자주 마셔
저알코올·무알코올 각광…연간 30% 고성장
와인 온라인 거래 8배 급증…300여 플랫폼 활동
‘화상 음주’ 개최, 증강현실 라벨로 젊은 층 공략

“세계 주류 산업은 2024년에 되어야 회복이 가능하다”

지난 7월 열린 빈엑스포에서 국제 와인및스피릿 연구소(이하 IWSR)가 주최한 웨비나를 통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제 주류 시장이 2008년 금융 위기보다 더 심한 침체를 겪을 것이며 2024년이 되어야 회복될 것이라고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확대와 저도주 및 무알콜 시장이 희망이 되고 있으며 웰빙, 건강, 소셜미디어, Z세대 공략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유럽의 대표적인 술 소비국 중 하나인 프랑스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유럽국가 중 처음으로 누적 확진자 200만 명을 넘기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봉쇄 등 각종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조치는 음주 습관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트라 파리무역관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록다운 기간 동안 프랑스인의 음주 빈도수는 증가한 반면 과음은 감소했다. 또 전자상거래가 크게 늘어났으며 무알코올 위스키나 AR 라벨링 등이 주류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국제 주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도 록다운 기간 동안 음주 빈도수는 증가한 반면 음주량은 감소했으며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저알코올 및 무알코올 주류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가 국제 주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에서도 록다운 기간 동안 음주 빈도수는 증가한 반면 음주량은 감소했으며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저알코올 및 무알코올 주류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 횟수 증가-음주량 감소

지난 5월13일부터 6월20일까지 한 달 여간, Global Drug Survey(이하 GDS)는 세계 30여 개국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및 록다운 기간 동안 주류 및 약물 소비행태 조사’를 실시했다.

프랑스의 경우 1차 록다운 해지 직후 설문 응답자 6000여 명 중 46%는 록다운 기간 음주 빈도수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 35%는 음주량이 감소했다고 답해 전반적인 ‘과음’ 비율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시 말해, 전에 비해 조금씩 자주 술을 마시는 프랑스인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또한 프랑스 보건부가 5월 13일 발표한 ‘록다운이 프랑스인 주류 소비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 따르면 음주량이 증가했다고 답한 응답자의 대다수는 도시에 거주하는 16세 미만의 자녀를 둔 50세 미만의 부모들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음주 빈도수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1인 가구의 경우 록다운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과 불안감 해소, 2인 이상 가구의 경우 파트너와 가볍게 음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의 증가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 NOLO와 온라인, AR이 새로운 트렌드

이처럼 락다운 이후 주중에 술을 마시는 횟수는 늘어났지만, 한번에 섭취하는 음주량은 줄어들었다. 또 대다수 프랑스인이 가장 선호하는 주종은 여전히 와인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저알코올 및 무알코올 주류시장(No alcohol or Low alcohol drinks, 이하 NOLO)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이 시장에서 프랑스인들이 눈여겨 보고 있는 것은 ‘무알코올 스피릿’이다. 프랑스에서 2017년 새롭게 등장한 이 틈새시장은 매년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무알코올 증류주라는 새로운 품목과 더불어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디지털 마케팅 또한 새로운 주류시장 트렌드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인해 바와 레스토랑이 문을 닫자 주류 회사들은 온라인 바 또는 홈드링킹 등을 콘셉트로 한 ‘화상음주’ 디지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록다운으로 생활반경이 제한된 소비자들에게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지루한 일상을 극복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한 예로, 무알코올 맥주로 유명한 영국의 브루독은 프랑스 1차 록다운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화상 음주 모임 ‘온라인 바’를 개최하기도 했다.

△온라인 바와 홈드링킹 등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디지털 마케팅과 함께 증강현실(AR) 앱을주류 라벨에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마케팅이 주류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전통 깊은 와이너리 Château Laffitte Carcasset이 선보인 AR 라벨(사진)은 기존 소비층을 넘어 젊은 소비자층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온라인 바와 홈드링킹 등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디지털 마케팅과 함께 증강현실(AR) 앱을주류 라벨에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마케팅이 주류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전통 깊은 와이너리 Château Laffitte Carcasset이 선보인 AR 라벨(사진)은 기존 소비층을 넘어 젊은 소비자층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더불어 AR(증강현실) 앱을 주류 라벨에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마케팅이 주류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휴대폰 카메라로 와인 라벨을 비추면 휴대폰 화면에 움직이는 AR 캐릭터가 등장해 각 와인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AR 기술을 활용해 제품 자체의 경험뿐 아니라 게임을 하듯 스토리텔링을 생동감있게 접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 경험이 가능해진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영국의 Jonny Walker는 유명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와의 파트너십을 맺었고, 호주의 19 Crimes는 범죄자를 컨셉으로 독창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 초 프랑스 보드로의 와이너리 Château Laffitte Carcasset도 AR 스타트업 기업들과 합작해 AR 라벨을 입힌 신제품 '더코르세어(The Corsair)'를 출시했다. 이는 전통과 역사를 중요시하는 프랑스 와이너리에서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상징적인 행보라 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소비자층을 넘어 보다 젊은 소비자층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어, 향후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세계 주류기업들의 디지털 마케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뜻밖의 이커머스

코로나19와 함께 전 세계 이커머스가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주류시장 또한 변화를 맞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와인의 전자상거래화는 예상치 못한 큰 변화 중 하나이다.

프랑스의 이커머스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주류뿐 아니라 다양한 시장에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에게 와인은 지역 특산물에 가까운 개념으로, 다른 품목과는 달리 주로 집 부근의 와인전문매장이나 동네 마트를 통해 구입하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방식을 유지해 왔다.

2019년 현지 매체 Reussir의 보도에서도, 프랑스의 온라인 와인 판매 점유율은 전체의 10% 정도에 지나지 않았고 2022년까지 매년 평균 6% 성장을 전망했다. 하지만 그 후 1년 뒤, 지난 5월 7일 Reussir는 1차 록다운 기간 프랑스 내 온라인 와인 판매가 4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비교적 더디게 성장하고 있던 온라인 와인 시장이 무려 8배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해 오던 와인 유통구조가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급성장 대열에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된 것이다.

프랑스 내에서는 현재 300여 개가 넘는 온라인 주류 판매 플랫폼이 활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비자 신뢰를 받는 플랫폼으로는, 전세계 와인을 보유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LAVINIA’, 와이너리 직구 중심의 합리적인 가격과 빠른 배송이 장점인 ‘VENTEALAPROPRIETE’, 각종 세계 맥주를 보유한 100% 맥주 전문 온라인 플랫폼 ‘SAVEUR-BIERE’ 등 세 곳을 꼽을 수 있다.

또 스피릿 전문 온라인 플랫폼 Whiskies du monde에서는 우리나라 프리미엄 소주 브랜드 화요(Hwayo)를 유통하고 있다. 화요의 프리미엄 라인 X.Premium은 위스키로 분류돼 판매 중이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국가의 스피릿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한편, 증류주 중에서 소주를 포함하는 HS 품목의 경우 이탈리아, 멕시코, 벨기에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다. 우리나라는 수입 국가 중 2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 대비 9.56% 수입 규모가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프랑스에서 한국산 주류시장 규모는 비교적 작다.

따라서 무역관은 한국산 주류의 경우, 현 상황을 고려해 아시안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유통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추후 확대를 위해서는 1차적으로 프랑스 내 아시안 소비자층을 견고히 한 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Whiskies du monde와 같은 프랑스 로컬기업을 통해 보다 폭넓은 현지 고객층을 확보하는 전략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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