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가루 김치’ 항비만 효과 가능성 주목
‘녹차가루 김치’ 항비만 효과 가능성 주목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4.22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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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과학대 박건영 교수 발표…동물 실험서 지방 무게 유의적 감소
부재료로 녹차 잎 1~2% 첨가 때 효과 증대
발효 중 유산균 넣으면 비만 억제 기능 강화
뚱보균 줄고 날씬균 ‘박테로이데테스’ 비율 증가
소금의 역효과 방지하는 ‘코리안 패러독스’

코로나 이후 김치의 해외 판매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김치의 ‘항비만’ 효과 가능성에 불이 지펴지고 있다.

차의과학대학교 박건영 교수는 최근 여러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비만을 억제하기 위한 김치를 개발해 동물 실험을 통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김치에 부재료로 녹차 잎 1~2%를 넣을 경우 항비만 효과가 더욱 증가됨을 발견했으며, 유산균을 발효 중에 넣으면 비만 억제 기능이 훨씬 높아졌다는 것이다. 

△(윗쪽 사진부터)16주 후 실험 쥐의 간, 부고환 지방 조직의 지방 세포 크기(H&E 염색)(자료=차의과학대학교 박건영 교수)
△(윗쪽 사진부터)16주 후 실험 쥐의 간, 부고환 지방 조직의 지방 세포 크기(H&E 염색)(자료=차의과학대학교 박건영 교수)

박 교수는 녹차가루 속 카테킨과 유산균을 첨가해 5℃에서 3주간 발효한 ‘녹차 유산균 김치’를 제조해 실험에 활용했다. 45% 고지방식이로 비만이 유도된 실험 쥐에 여러 종류의 김치를 첨가해 △아무것도 먹지 않은 그룹 △김치와 같은 농도의 소금을 섭취한 그룹 △녹차 유산균 김치를 먹은 그룹 세 그룹으로 분류해 항비만 실험을 진행한 결과 녹차 유산균 김치를 섭취한 쥐는 체중과 부고환 지방 조직의 무게가 유의적으로 감소했다고 박 교수는 주장했다.

박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고지방 식이에 김치를 함께 먹인 그룹들은 고지방 식이를 섭취한 그룹보다 체중이 크게 감소됐다. 1.5%의 소금으로 발효한 녹차 카테킨과 유산균을 첨가한 김치를 섭취한 마우스의 체중은 4주부터 16주까지 현저히 감소했다. 간의 지방 축적은 거의 정상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부고환 지방의 크기도 유의적으로 감소됐다.

혈청 지질 측정에서도 TC, TG, LDL은 녹차 유산균 김치를 섭취한 그룹에서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녹차 유산균 김치를 섭취한 그룹에서는 HDL 농도가 증가했다.

녹차 유산균 김치는 쥐의 간 및 지방 조직에서 지방 생성 및 염증 관련 유전자를 눈에 띄게 감소시켰으며 지방을 분해하는데 관련된 유전자와 단백질 발현도 증가시켰다. 부고환 지방조직에서 녹차 유산균 김치를 섭취한 그룹의 지방 생성 관련 유전자와 염증 관련 유전자와 그들의 단백질 발현이 고지방 식이를 섭취한 그룹과 김치와 같은 농도의 소금을 섭취한 그룹보다 유의적으로 낮았으며, HSL, CPT-1 같은 지방 분해 관련 유전자의 발현은 현저히 증가했다고 박 교수는 밝혔다.

아울러 NGS(장내 미생물 균총 분석)을 진행한 결과 쥐의 장에서 살을 찌우는 대표적인 뚱보균인 ‘피르미쿠테스(Firmicutes)’균의 비율이 녹차 유산균 김치를 섭취한 그룹에서 다른 그룹보다 낮았으며, 반면 ‘날씬균’에 해당하는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의 비율은 녹차 유산균 김치를 섭취한 그룹이 다른 그룹의 쥐들보다 높았다.

△실험그룹별 부고환 지방 조직의 지방 세포 크기 비교(자료=차의과학대학교 박건영 교수)
△실험그룹별 부고환 지방 조직의 지방 세포 크기 비교(자료=차의과학대학교 박건영 교수)

박 교수는 비만 억제 시 대장 내에서의 균총의 변화와 비슷해 이 김치는 대장 내의 미생물의 커뮤니티도 조절해 비만 억제와 대장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유산균 발효식품인 김치는 부재료의 첨가에 따라 그 기능성 차이가 확실하게 나타났으며 김치의 기능성과 맛을 증가시키는데 유산균이 중요하게 작용했고 녹차의 활성 성분인 카테킨의 첨가로 항비만 기능성이 더욱 증가했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박 교수는 “소금 자체(1.5%)는 비만 발생률을 높일 수 있지만 이 연구를 통해 김치 속에 같은 양의 소금(1.5%)이 들어있어도 김치 재료와 김치 발효 중 생성된 대사산물들은 소금의 역효과를 방지하는 ‘코리안 패러독스(Korean paradox)’가 있었다"라며 “일반적으로 집에서 담가 먹을 때 김치에 녹차 잎이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첨가한다면 맛이 증진되며 비만 억제에 더 효과가 있는 김치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카테킨과 유산균이 함유된 김치에 대한 연구는 경기도 지역 협력연구센터(GRRC)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주) 풍미식품에서 완제품으로 제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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