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근감소 예방 식품, 글로벌 시장 공략 새로운 기회 기대
고령자 근감소 예방 식품, 글로벌 시장 공략 새로운 기회 기대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8.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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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 국민 ‘건강안보’ 중요…근육, 기억력 증진 등 관여
노인 절반, 단백질 섭취 미달…유청단백질 근육 합성 촉진
글로벌 단백질 식품 유제품 기반 74%-식물성 제품 24%
농진청 쌀단백 분말·식용곤충 등 대체 단백질 소재 개발
국내 의료용도 식품 성장…환자식서 성인 영양식으로
고령친화식품 해외 진출 유망…설비 강화·산업 지원 필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주최 ‘근육강화식품 및 업계 대응’ 심포지엄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근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국내 상황에 고령인구의 근육 약화로 인한 무기력, 더 나아가 근감소증(사코페니아, Sarcopenia)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건강한 노년을 위해 고령인의 식품영양 부분에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고령화와 건강한 노화(헬시 에이징, healthy aging)는 세계적인 이슈로 대두하고 있는 만큼 관련 국내 산업의 발전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상 라이프사이언스 뉴트리션 마케팅실 김수희 실장 (사진=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유튜브)
△대상 라이프사이언스 뉴트리션 마케팅실 김수희 실장 (사진=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유튜브)

25일 ‘건강 지향적 근육강화식품 연구현황 및 산업계 대응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5차 심포지엄에서 대상 라이프사이언스 뉴트리션 마케팅실 김수희 실장은 “85세 이상 노인 중 절반 이하만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실태의 주요 원인을 근육감소로 파악하고 있다. 고령자의 근감소증은 운동 부족보다 영양 부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노인 단독 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 또한 ‘식사’이며 떨어진 소화기능과 미각 후각 등의 감각 기능 저하로 인한 식욕감퇴, 치아 소실 및 연하 곤란 등으로 전체적인 식품섭취량과 종류에 제한이 생기면서 노인 영양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이를 위한 기능성 식품들로 환자용 균형영양식품과 더불어 건강기능식품의 형태로 단백질 보충을 할 수 있는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은 대개 65세 이상에서 20%, 80세 이상에서 50%가 근감소증을 보인다. 30세 이후 10년마다 3~8%의 근육량이 감소하고 60세 이상에는 30%, 80세 이상에는 50%의 영양을 미친다. 근육은 생명유지를 위한 작용뿐만 아니라 해마조직을 통한 기억력 증진 작용에도 관여한다. 근육이 줄면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등 대사증후군 및 만성질환이 악화되고, 치매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근감소증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근육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식단과 운동을 통해 근육 합성과 분해 간에 적정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실로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이 때문에 근감소 방지와 근육 건강을 위한 단백질 제품 시장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 김 실장의 설명.

특히 노년층에게는 더 높은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지만 식품의 저작과 연하 작용이 힘들어 영양 섭취가 어려운 이유로 관련 성인 영양 제품 시장은 지속 성장하는 중이다. 글로벌 고령 식품 시장은 2013년 93.6억 달러에서 작년 160억 달러로 신장해 연평균 7.34% 커지고 있다. 이에 경장영양식품의 글로벌 선진 기업인 네슬레는 특수용도 식품을 최근 ‘부스트’라는 브랜드를 출시, 애보트도 ‘인슈어’라는 브랜드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편 균형영양식 상품들을 선보였다고.

△(자료=대상 라이프사이언스 뉴트리션 마케팅실 김수희 실장)
△(자료=대상 라이프사이언스 뉴트리션 마케팅실 김수희 실장)

글로벌 단백질 시장에서는 유제품 기반 단백질이 74%를 차지하며 가장 지배적인 비중을 갖고 있으며, 식물성 단백질 제품은 약 24%로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의 대부분은 대두 단백질이지만 최근 완두콩 등 소재를 다양화하면서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실제 애보트사는 567개 제품을, 네슬레는 304개, 뉴트리시아는 207개, 프레지니우스카비(Fresenius Kabi)사는 101개 제품 등을 출시하며 활발한 제품 개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2000년대에 진입하면서 법·제도 변화 및 완전정맥영양법(TPN) 대비 경장영양법(EN)의 사용 확대로 특수 의료 용도 등 식품(Enteral nutrition) 시장은 성장하고 있으며, 식이로 케어가 필요한 고령 인구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단순 환자식에서 성인 영양식으로 기회 시장이 증가했다는 것이 김 실장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시장의 변화와 더불어 고령친화산업 발전 정책의 변화가 김 실장은 고령자 영양식품 시장의 성장의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일례로 일본은 골드플랜 정책을 통해 고령친화식품의 발전을 견인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골드플랜-신골드플랜-골드플랜21로 이어지는 노인 복지 로드맵을 잇따라 마련, 일찌감치 관련 시장의 팽창을 주도해 일본의 실버 마켓 규모는 2001년 39조 엔에서 오는 2025년에는 4배나 많은 155조 엔에 이를 전망이다.

김 실장은 “고령친화식품은 중국, 동남아, 중동의 고령화 추세에 따른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고령친화식품 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질환을 대응하는 식품에 대한 산업 발전의 지원 및 제조설비 강화에 대한 권고가 필요하다. 질환에 대한 표시 규제 해지에 따른 GMP 제조 설비 강화를 권고하고 글로벌 수출을 위한 설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전북대병원 채수완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박찬순 연구실장, 한양대학교 박용순 교수. (사진=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유튜브)
△(왼쪽부터)전북대병원 채수완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박찬순 연구실장, 한양대학교 박용순 교수. (사진=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유튜브)

심포지엄에서 ‘인체 근육강화의 의학적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한 전북대병원 채수완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장은 “근육은 생명유지를 위한 작용뿐만 아니라 해마조직을 통한 기억력 증진 작용에도 관여한다. 하지만 충분한 에너지원이 없을 때 근감소가 촉진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화의 진행, 암 질환, 내분비계 이상, 만성 염증 질환, 영양 섭취 불량, 근육생성의 저항성 및 근 소모 증가 등 상태에서 근감소증은 더 가속화되고, 암, 골절, 낙상, 면역감소, 치매, 폐렴, 당뇨 등으로 인한 사망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 그는 근력 증가는 만성질환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근감소증을 최소화하고 근육의 형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영양중재는 근육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충분한 단백질 및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백질 보강에 따른 근육강화 효과’에 대해 발표한 한양대학교 박용순 교수는 “영양학적 측면에서 노화와 함께 원하지 않는 체중감소와 근육 기능 감소가 나타나는 ‘영양적 노쇠(nutritional frailty)’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작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단백질 섭취량이 권장량 미만인 노인이 50% 이상이었다”며 “영양적 노쇠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부적절한 영양 섭취, 특히 불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백질 섭취와 근육량은 양의 상관관계가 있으며 특히 류신 함량이 높은 유청단백질은 근육 합성을 촉진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박 교수가 진행한 노인의 단백질 적정 섭취량을 검증하는 연구에서 70~85세 한국인 노인 120명을 체중 1kg당 0.8g, 1.2g, 1.5g의 유청단백질을 12주 동안 제공하는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의 인체적용시험을 실시한 결과 체중 1kg당 1.5g의 단백질을 섭취한 군에서 근육량과 근육의 기능이 유의하게 증가하며 근감소증 노인의 근육량과 근력을 증가시키고 전반적인 건강 관련 요인을 향상시키는 데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과 관련 시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단백질원의 소재 다양화를 위해 효소를 이용한 쌀 단백 분리공정, 쌀단백 분말 소재화, 쌀단백 음료 개발, 식용곤충 등 대체 단백질 소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체 단백질 소재와 개발 현황’을 주제로 발표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박찬순 연구실장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곡류, 두류 등 품종을 활용해 식물단백질 소재화 기술과 소재화 적합 품종을 개발하고, 조직감과 풍미 개선을 위하여 특용작물 등을 활용하여 대체육 제품의 인공 첨가물, GMO 작물 등으로 인한 소비자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신동회 회장 (사진=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유튜브)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신동회 회장 (사진=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유튜브)

한편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신동회 회장은 “식량안보는 국가를 지키는 중요한 것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제는 국민의 ‘건강안보’ 또한 중요한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현재 평균 수명 80세를 기록하고 있어 실로 ‘백세건강시대’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세계에서 가장 최장수하는 국가로 꼽히리라 전망되고 있다. 식품 섭취를 통한 균형 영양, 운동, 의료기술 등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큰 계기가 됐다”며 “하지만 노화로 인한 근육 감소는 의료진들이 꼽는 고령인들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단백질은 근육의 중요한 근원으로 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소비자 수요에 따른 업계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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