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대목 빵 공급망 뒤흔든 민노 화물연대
명절 대목 빵 공급망 뒤흔든 민노 화물연대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09.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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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가맹점 피해, SPC 손해배상 소송
연대 파업…장기화되나

파리바게뜨 배송기사 노조와 노조간 대립에 해당 지역 가맹점이 피해를 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른바 ‘노선싸움’이 발발된 것인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이 편한 배송 코스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대립하면서 민노화물연대가 3일 화물차를 동원해 물류센터를 가로막으며 시작됐다.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은 파리바게뜨 전체 배송 차량 중 30% 수준에 불과하지만 진입로를 막아 배송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제때 제품을 받지 못한 매장이 속출하면서 ‘빵 대란’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커리 업계 한 관계자는 “빠른 배송이 가능한 노선을 확보했을 경우 시간적 여유가 생긴 배송기사는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배송기사간 노선싸움을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자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에서 떠안고 있다. 보통 물류센터에서 자정에 배송차량이 출발해 아침 6시에는 매장에 제품이 공급되지만 평소보다 5~6시간 늦게 출발한 탓에 일부 매장은 저녁에나 제품을 받는 일도 빚어졌다.

이에 대해 SPC그룹 관계자는 “배송차량 출발이 지연돼 몇몇 매장에서 제품을 늦게 받기는 했지만 제품을 받지 못한 곳은 없다. 이러한 상황도 파업 첫날에만 발생했을 뿐 이튿날부터는 그룹차원에서 추가 차량을 대차해 대부분 각 매장에 정상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민노화물연대의 파업 시점이 추석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명절은 베이커리업계 가장 큰 대목이다. 이 시기 물량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할 경우 가맹점은 일년 중 가장 큰 대목 한 번의 기회를 날리게 되는 셈이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는 현재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협의회 측은 “평소 하루에 3번에 걸쳐 상온 제품과 부자재 등을 납품받고 있지만 상당수 가맹점이 현재 2번으로 줄었고 일부 가맹점은 이마저도 오후 7시 이후에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유통기한이 짧은 베이커리 특성을 고려하면 피해가 막심하다”고 하소연했다.

SPC그룹은 약 보름간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차량 대차 비용 등을 민노화물연대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배상 위기에 몰린 민노화물연대는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않을 경우 파업을 종료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그룹에서 거절한 상태다.

그러자 민노화물연대는 타지역 물류센터까지 연대 파업에 동참시킨 상태다.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SPC그룹 관계자는 “손해배상금액(4억 원)은 약 2주간 발생한 배차에 들어간 비용만 책정한 것으로 배달지연 등으로 가맹점에서 발생한 손해는 포함하지 않았다. 현재는 추석 대목이어서 배송차량 비용도 더 비싸졌고, 구하기도 힘들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손해배상금액은 더욱 커질 것이며, 추후에는 법 테두리 내에서 문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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